(사진=연합뉴스)
유통업계가 실적 악화로 올해 상반기 '적자' 기록을 보이고 있지만, 추석을 앞두고 파트너사(협력사)에 납품대금을 조기 지급하며 명절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파트너사들의 자금 운용에 도움을 주기 위해 납품대금 7400억원을 조기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납품대급 조기 지급에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케미칼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등 36개 계열사가 참여해 약 1만 3000개의 중소 파트너사가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은 9월 10일까지 모든 지급을 완료해 평소 대비 12일 앞당겨 대금을 지급한다.
롯데는 또 중소 파트너사 상생프로그램의 일환으로 915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이 동반성장펀드는 롯데 출연금의 이자를 활용해 파트너사의 대출 이자를 자동 감면해주는 프로그램이다.
{IMG:2}이마트와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1300여 파트너사에 1500억원 규모의 납품대금을 조기 지급할 방침이다.
조기지급 대금은 9월 15일 정산 분으로 이를 5일 앞당겨 9월 10일에 지급한다. 앞서 이마트는 2008년부터 중소 파트너사에 대한 납품대금을 100% 현금으로 결제하고 있다.
홈플러스도 2900여개 중소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800억원 이상의 대금을 조기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홈플러스는 이들 중소 파트너사 대금을 정상지급일보다 평균 20일 앞당겨 추석 연휴 전인 9월 10일 일괄 지급할 계획이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는 추석을 맞아 200여개의 파트너사에 상품거래 및 물류 정산대금 500억원을 9월 10일 지급할 예정이다. 통상보다 대금 정산을 일주일 앞당겼다.
이 같은 조치는 파트너사들이 명절을 앞두고 상여금과 임금, 원자재 대금 등 자금 소요가 많이 발생하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형 유통업체는 올해 상반기 실적이 '역대 최악'으로 평가되지만, 지난해보다 열흘 정도 빨라진 추석에 맞춰 '상생'의 정신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마트는 올해 2분기 299억원의 영업손실로 1993년 창립한 뒤 26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마트 역시 537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봤다. 홈플러스는 비상장사인 이유로 정확한 규모를 확인하기 어렵지만 이마트, 롯데마트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홈플러스 임일순 사장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협력회사와의 동반성장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금용비용을 투자해 상품 대금을 명절 전에 미리 지급하기로 했다"며 "중소 협력회사들이 자금 부담을 덜고 추석 영업을 준비하는데 작은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도 "명절을 앞두고 납품대금 조기지급은 연례행사 같은 개념"이라면서도 "유통업계가 올해 전반적으로 전례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어려울수록 명절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