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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 전략인가, 협잡인가? 美 대통령의 막말 유감



뒤끝작렬

    [뒤끝작렬] 전략인가, 협잡인가? 美 대통령의 막말 유감

     

    후보시절, 동맹국의 방위비를 껌 값이라고 할 때부터 알아봤지만 세계 최강의 나라 미국 대통령이 가볍게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가 작게는 우리 군 당국, 크게는 대한민국 전체에 생채기를 남기고 있다.

    부동산 재벌로서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대통령이 된 도널드 트럼프는 협상과 상술에 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한반도 안보 이슈에 대해서도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곧 전쟁이라도 일어날 것처럼 북한과 말폭탄을 주고받다가 결국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북미회담을 한 대통령이라는 역사를 썼다.

    비핵화 협상이 교착인 상태에서도 북한은 잠재력이 있다거나 김 위원장은 훌륭한 지도자라는 등의 그의 현란한 수사에 북한도 쉽게 북미관계 정상화라는 기대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북한이 7월 이후 지금까지 7차례에 걸쳐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 등을 쏘긴 했지만 미국 본토에 직접적 위협이 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시험을 하지 않는 것 또한 명백한 사실이다.

    자화자찬에 능한 그의 말이 아니더라도 6.25 전쟁 이후 북한과 미국 정상이 존중과 애정(?)이 어린 편지를 주고받고 웃으며 서로 몸을 쓰다듬고 하는 모습 자체가 한반도 평화에 기여한 것도 부인할 수 없다.

    북미대화 또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선언에 따른 갈등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어찌됐든 트럼프로서는 지금까지 일어난 일만으로도 큰 치적이라며 대통령 선거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 것이다.

    걱정되는 것은 고도의 전략이나마나 협잡꾼이나 사기꾼을 연상케 하는 충동적이고도 안하무인식인 그의 막말이 그토록 우리가 금과옥조로 여기는 한미동맹을 곱씹게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9일 뉴욕 대선 자금 모금 행사에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올리는 게 어렵지 않았다"며 "브루클린의 임대아파트에서 114 달러를 받는 것보다 한국에서 10억 달러를 받는 게 더 쉬웠다"고 떠벌렸다.

    그는 2020년도 방위비 협상에 대해서도 "한국과 합의가 있었다. 한국은 미국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하는 데 동의했다"고도 했다.

    본격적인 방위비 협상이 시작도 되기 전에 인상을 압박하는 또 무조건 인상할 수 있다는 오만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때는 한미연합훈련을 깔아뭉갰다.

    그는 기자들에게 김정은 위원장에게 받은 친서를 언급하면서 "그는 한국이 워게임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화가 나 있었다"며 "진실을 알기 원한다면 나도 그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또 행정부 관리들이 연합훈련이 필요하다고 해 하도록 하고 있지만 '완전한 돈 낭비'라고 생각한다며 도상훈련인 지휘소 연습에 대해서도 "솔직히 그것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돈을 최우선으로 하는 그의 솔직한 생각일 수는 있겠지만 한미동맹에 기반한 국방과 안보를 강조해온 우리 당국자들에게는 허탈을 넘어 모멸감을 안기는 말이었다.

    북한의 눈치를 보느라 훈련을 제대로 안한다거나 축소했다는 말이 나올 때마다 가슴 졸였던 우리 군 당국자들 가운데 일부는 미국 대통령 얘기만 나와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소미아 종료 선언으로 한미 갈등이 확산된 가운데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철수 얘길 꺼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다가 우리나라에서 혹 미군 철수하라는 반발이 나올 수도 있다.

    세계 최강의 나라 대통령이지만 한국이 우습더라도 조금이라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고 당신의 국방장관이었던 매티스의 저서 '혼돈의 콜사인: 국가 지도력 배우기'를
    읽어보길 권한다.

    그는 책에서 "지도자는 동맹국들을 아우르는 전략적 통찰력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가능한 많은 국가의 이익을 아울러야 불완전한 세계를 더 잘 다룰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우방국과 분쟁만 일삼으면 미국은 갈수록 외로워질 것이며, 더 위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병대 4성 장군 출신인 매티스 전 장관은 "동맹이 있는 국가는 번영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국가는 쇠퇴하게 된다"면서 "미국은 홀로 우리 국민과 경제를 지킬 수 없다"고도 지적했다.

    몇년 전 점잖게 용산 국방부를 방문했던 매티스. 대통령과 철학이 다르다는 이유로 장관직을 내던진 그가 당신보다 훨씬 더 나아보인다.

    ※ 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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