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국회 본청에서 이만희, 김석기, 최교일, 장석춘 등 경북지역 한국당 의원들이 집단 삭발을 하고 있다(사진=자료사진)
조국 정국이 길어지면서 TK 여야 정당이 동상이몽식 총선 셈법을 내놓고 있다.
TK 자유한국당은 조국 장관을 불쏘시개 삼아 내년 총선에서 전 지역구 석권을 벼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임명을 강행하면서 대구, 경북의 민심이 정권에 완전히 등을 돌린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의 한 중진 의원은 "여당 의원들을 사적으로 만나면 친문은 입을 닫지만 비문은 조 장관에 대한 원성을 쏟아낸다. 한국당이 좀 더 세게 투쟁하라고 다그칠 정도다. 그만큼 민심이 좋지 않다는 방증 아니겠나"고 말했다.
한국당이 조 장관을 조기에 끌어내리기 위해 총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조국 정국의 장기화를 내심 기대하는 당내 의원들도 많다고 한다.
TK 한국당 한 관계자는 "조 장관이 당분간 버텨주면 우리에게 실보다 득이 많다"며 "집권 여당의 적전 분열을 노릴 수 있고 정권 심판론으로 선거 프레임을 짜기도 수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5일 민주당 대구시당이 국회에서 중앙당 지도부와 만나 예산정책혐의회를 하고 있다.(사진=민주당 대구시당 제공)
수세에 몰린 TK 민주당도 내년 선거에 크게 불리할 게 없다고 판단한다.
대구 민주당 한 지역위원장은 "조국 사태로 우군들이 이탈하지 않냐는 시선이 있는데 당원 수는 별다른 변동이 없다"며 "야당이 총력전으로 나오니 오히려 여권 지지층이 더 단단히 뭉치는 현상이 뚜렷하다"고 전했다.
2016년 총선 때와는 확연히 달라진 정치 지형도 TK 민주당의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김부겸(대구 수성갑)·홍의락(대구 북구을) 국회의원이라는 TK 교두보가 생겼고, 작년 지방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민주당 지방의원이 13명으로 48명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는 지적이다.
남칠우 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은 "5년 전 5~600명 수준에 그치던 권리당원이 지금은 1만 4000여 명에 이른다"며 "2016년과 2020년 총선 환경은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