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국회의원 출신인 홍정욱 전 헤럴드 회장의 딸이 마약을 밀반입하다가 적발됐으나 구속은 면했다. 사진은 홍정욱 전 회장 (사진=이한형 기자/노컷뉴스 자료사진)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국회의원 출신인 홍정욱 전 헤럴드 회장의 딸이 해외에서 마약을 밀반입하다 공항에서 적발됐지만 구속은 피했다.
이진석 인천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0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의 혐의를 받는 홍 전 의원의 딸 홍모 씨(18)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끝난 뒤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 부장판사는 "피의자의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없다"며 "초범으로 소년인 점 등도 고려했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홍 씨는 지난 27일 오후 5시 40분쯤 인천국제공항에서 마약을 밀반입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를 타고 국내 입국하려다 세관당국에 적발됐다.
인천공항세관은 입국객들을 대상으로 수화물 엑스레이(X-ray) 검색을 하던 중 홍 씨의 여행용 가방 등에서 마약을 발견해 적발한 뒤 신병을 검찰에 인계했다.
검찰은 홍 씨를 체포한 뒤 전날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인천공항세관 측으로부터 피의자를 인계받아 수사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수사 중이어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홍 씨는 현재 대학생 신분이지만 2000년에 태어나 만 18세로 미성년자다. 1남 2녀 중 장녀로 올해 미국 하버드대에 입학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전 의원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제18대 국회의원(서울 노원병)을 지냈으며, 19대 총선 때 불출마를 선언하고 기업인으로서 활동했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로도 거론됐지만 출마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혔으며, 올해 5월에는 자신이 회장을 맡은 미디어그룹 헤럴드를 매각했다.
한편 유력인사 자녀의 마약류 범죄 적발이 알려진 건 올해만 4번째다.
SK·현대가(家) 3세인 최영근(31) 씨와 정현선(28) 씨는 변종 대마를 상습 흡입한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6일 1심에서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받았다.
이어 CJ그룹 이재현(59) 회장의 장남 선호(29) 씨는 해외에서 구입한 변종 대마를 몰래 들여오고 투약한 혐의로 이달 20일 구속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