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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촛불 맨 앞의 '노란물결'…세월호 유가족 "전면 재수사 촉구"

사회 일반

    서초촛불 맨 앞의 '노란물결'…세월호 유가족 "전면 재수사 촉구"

    • 2019-10-13 05:00

    무대 앞 '노란외투'…무릎 위엔 '세월호참사전면재수사' 팻말
    유가족들 "2000일 지나도 제대로 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없어"
    시민들도 "재수사 해야" 적극 화답…12일 하루 동안 2만명 넘게 서명
    내달 2일 광화문광장에서 국민고발인 대회 예정

    1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인근에서 열린 '제9차 사법적폐 청산 위한 검찰개혁 촛불 문화제' 맨 앞 자리에 세월호 유가족들이 앉아 있다.(사진=김재완 기자)

     

    12일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린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인근에 차려진 중앙무대 맨 앞에는 세월호 유가족 40여 명이 앉아서 집회를 지켜봤다.

    여느 때처럼 세월호를 상징하는 노란 외투를 입고 집회를 지켜보던 가족들은 사회자의 진행에 맞춰 촛불을 흔들고 큰 소리로 구호를 외치다가도 이내 짐짓 굳은 표정을 지었다.

    앞자리에 앉은 유가족들 무릎 위에는 '세월호참사전면재수사'가 한 글자씩 적힌 팻말이 놓였다. 5년 6개월 전부터 이날까지 이들의 유일한 바람은 줄곧 '진상규명' 그리고 '책임자 처벌'이었다.

    집회 도중 잠시 무대에 오른 유가족들을 대표해 故 오영석 군 어머니 권미화씨는 "참사 2000일이 지나 왜 아이들 304명이 희생됐는지, 왜 구조조차 하지 않았는지, 왜 구조를 방해했는지 그리고 왜 그렇게 진상규명 방해했는지 지금도 듣지 못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세월호 사건을 전면 재수사하도록 정말 많은 힘을 주시기를 바란다"고 외치자 서초동을 가득 채운 시민들은 큰 박수소리로 응원했다.

    유가족 일부는 이날 오후부터 서초역 7번 출구 등에서 부스를 마련해 세월호 참사 책임자 처벌 및 전면 재수사를 촉구하며 국민고발인 참여 서명을 받기도 했다.

    12일 오후 서울 서초역 인근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세월호 참사 책임자 처벌 및 전면재수사를 촉구하는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사진=김재완 기자)

     

    이곳에서 만난 故 지상준 군 어머니 강지은(51)씨는 "세월호 참사 전면 재수사를 위해 국민 고발인 서명을 받고 있다"며 "진상규명을 위한 수사를 검찰에서 제대로 해줘야 하고 이를 위해서 검찰개혁이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이날은 공교롭게 강씨의 아들 지군의 생일이기도 했다. 미역국조차 생일날 못 끓여줘 가슴이 아프지만 아이들에게 닥친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게 강씨의 말이다.

    강씨는 "정부가 제대로 해줄 줄 알았지만 5년 넘도록 제대로 된 수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다"며 "책임자 대부분 집행유예나 무죄로 풀려나는 상황이 되풀이돼 다시 한번 재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故 권순범 군 어머니 최지영(55)씨도 "정말 처벌받아야 할 (세월호 책임자들이) 버젓이 있는 것을 보면 너무 화가 난다"며 "왜 아이들을 제대로 구하지 않았는지, 해무가 그렇게 많이 껴있는데 왜 배가 출항했는지, 구할 시간이 있었는데 구하지 않았는지 등이 아직도 명확히 밝혀진 게 없기 때문에 이자리에 나온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촛불집회를 통해 검찰 개혁을 해서 간절한 마음으로 하나하나 다시 수사를 통해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져야 우리 아이들이 하늘에서 편히 쉴 것이다"고 힙겹게 웃어보였다.

    촛불집회에 참석했던 시민들도 서명운동에 동참하며 유가족들에게 화답했다. 서명 인증을 위해 가족 단위나 친구들끼리 사진을 찍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초등학생 아이들과 부스를 찾은 임현웅(39)씨는 "지난 개천절 때 가족끼리 목포항에 갔는데 난파된 세월호를 보면서 정치를 떠나서 '이건 아니다', 이건 우리의 책임이고 어른들의 책임이다'고 다시 느꼈다"며 참여 이유를 밝혔다.

    이어 "세월호는 당연히 재수사를 해야 한다"며 "검찰 개혁도 이를 위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부인과 함께 온 채두병(34)씨는 "참사는 일어났지만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고 결국 아무것도 알려지진 않았다"며 "진실이 밝혀지는 데 수사에 한계가 있었던 것 같고 이젠 우리가 정확한 답을 요구할 때가 돼 서명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서명운동을 주최한 4·16연대에 따르면 이날 하루 동안 약 2만명 넘게 세월호 참사 전면 재수사 서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4·16연대 안순호 상임대표는 "우리가 4·16의 의미로 4만 1600명 서명을 목표로 했는데 오늘만 2만명 넘게 현장에서 서명해주셨고, 온라인에서도 계속 동참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오는 11월 2일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등 세월호 참사 122명을 대상으로 처벌을 촉구하는 '국민 고소고발인 대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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