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검은 지난 4월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과 관련한 영상 확보를 위해 18일 오전 국회 의정관 내 국회방송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국회방송 모습. (사진=황진환 기자)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빚어진 충돌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18일 국회방송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전날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패스트트랙 수사에 대해 "결과로 말씀드리겠다"고 한 지 하루 만이다.
서울남부지검 공공수사부(조광환 부장검사)는 18일 오전 10시30분쯤부터 검사와 수사관 등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정관 내 국회방송 사무실에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2004년 개국한 국회방송은 국회에서 의정활동을 전파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기관이다.
검찰은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 자료를 추가로 확보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정확히 어떤 자료인지 자세하게 밝히긴 어렵다"면서도 "국회법 위반 사항에 대한 수사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앞서 패스트트랙 수사를 진행하면서 총 1.4테라바이트(TB) 분량의 폐쇄회로(CC)TV와 방송사 촬영화면 등을 분석했고, 이를 모두 검찰에 넘겼다.
당시 국회방송에서 자체 카메라로 다수의 영상들을 따로 찍어 보관하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고화질의 영상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압수수색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 바로 다음날 진행됐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국감에서 제기된 여당 의원들의 패스트트랙 관련 질문에 대해 "걱정 마시고 어떤 사건이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수사하고 드러난 대로 밝히겠다"며 "수사 결과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이한형 기자)
"결과로 말하겠다"는 검찰 수장의 발언 직후에 압수수색에 들어간 것은 패스트트랙 건과 관련해 검찰의 강력한 수사 의지를 내비치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지난 4월 국회에서 발생한 패스트트랙 고소·고발 사건으로 검찰 수사에 연루된 국회의원은 △자유한국당 60명 △더불어민주당 40명 △바른미래당 6명 △정의당 3명 △무소속 1명(문희상 국회의장) 등 모두 110명이다.
서울남부지검은 출석을 거부하고 있는 한국당 의원들에게 이달 초부터 순차적으로 소환 통보서를 보냈다. 사건을 맡은 공공수사부 뿐 아니라 특수부 격인 형사6부와 형사1부 검사와 수사관들까지 추가로 수사팀에 합류시켰고, 국회의원이 아닌 당직자 들을 먼저 소환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당 의원들은 여전히 검찰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서면조사 등 다른 방식으로 검찰 수사에 협조하는 방식은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전날 열린 국감에서 "국회 사정을 총지휘하고 책임지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수사 관련) 의견서를 제출하기 위해 현재 작성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