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사진=연합뉴스)
청와대 김의겸 전 대변인은 1일 "청와대 대변인 시절 매입해 물의를 일으킨 흑석동의 집을 판다"며 "매각 뒤 남은 차액에 대해서는 전액 기부하고 내역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늦어도 내년 1월31일까지는 계약을 마치겠다"며 "조용히 팔아보려 했으나 여의치 않고 오해를 낳을 수 있어 공개로 매각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앞서 지난해 7월 김 전 대변인은 서울 흑석동 상가 건물을 25억7000만원에 매입했으며 이 사실이 올해 3월 알려지면서 투기 논란이 일자 청와대 대변인에서 물러났다.
김 전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부동산 안정이 필수적인데, 야당과 보수언론은 정부 정책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려 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제가 먹기 좋은 먹잇감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분양가 상한제 지정 때 흑석동이 빠진 걸 두고 제 '영향력' 때문이라고까지 표현한 게 대표적이다. 앞으로도 그런 공격이 되풀이될 것 같다. 정책에 제가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매각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시 무주택자로 돌아가지만 초조해하지 않겠다. 문재인 정부를 믿고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대변인직 사퇴 이후 마음 고생도 일부 밝혔다.
김 전 대변인은 "결혼 후 2년에 한번 꼴로 이사를 다녔고, 이사가 잦다보니 아내가 시집오며 가져 온 장롱은 너덜너덜해져 있다"며 "평생을 전세살이 했던 제가 어쩌다 투기꾼이 되었나 한심하고 씁쓸하기 그지없다"고 떠올렸다.
또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 집을 판다고 주워 담을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저를 너무 욕심꾸러기로만 보지는 말아주셨으면 하는 게 제 바람"이라고 전했다.
이어 "사족을 붙이겠다. 제가 비판을 많이 받았지만 가장 아픈 대목이 '아내 탓'을 했다는 것"이라며 "제가 잘못 판단했다. 물러나는 마당이니 그 정도 한탄은 해도 되리라 생각했는데 졸렬했다"고 전했다.
아내가 자신도 모르게 가계약을 하면서 이를 되돌릴 수 없다고 판단해 흑석동 집을 매입했던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한 게 '못난 남편'으로 비판받을 줄을 몰랐고 그 그분을 견딜 수 없었다고 하소연한 셈이다.
김 전 대변인은 "(저를) 거짓말쟁이로까지 몰아붙이지는 말아달라. 제가 대출 서류에 서명했다는 이유만으로 어느 의원은 '김 전 대변인이 거짓 해명으로 국민을 속였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아내가 가계약을 하고 집주인에게 돈을 부치던 시각 저는 문재인 대통령을 따라 모스크바로 가는 비행기 안이었다. 통화도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뒤 상황은 구차한 변명으로 들릴 수 있기에 생략하겠다. 그저 '첫 단추를 잘못 끼웠구나'라고 이해만 해주셔도 고맙겠다"고 전했다.
김 전 대변인은 가계약 당시 송금 기록과 모스크바 출장 당시 자신이 나온 사진을 페이스북에 함께 올리기도 했다.
김 전 대변인의 흑석동 집 매각과 차액 기부 결심이 전해지자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은 "박수를 보낸다"며 김 전 대변인을 치켜세웠다.
박 의원은 페이스북에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저도 제가 아는 기자 김의겸답지 않게 흑석동 집 문제가 보도될 때 그래선 안 된다고 비난했다"며 "그는 변명하면서도 정리, 이익의 차액은 기부하겠다 했다"라고 적었다.
이어 "누가 김의겸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가"라며 "악속을 지키는, 잘못을 고치는 김의겸 전 기자, 전 대변인께 박수를 보낸다. 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