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사진 = 이한형기자)
우리나라 인구 50%가 사용하는 배달앱이 음식배달 사업을 넘어 편의점과 마트 제품 배달에 나서면서 '유통채널'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일부 배달앱은 신선식품 배달 사업도 운영하고 있어 이커머스(E Commerce)·대형마트와의 불꽃튀는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가 운영하는 '요기요'는 지난 5월 편의점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어 7월에는 편의점 카테고리를 새로 만들었다.
음식을 배달해 먹는 것과 똑같이 앱을 통해 △CU △GS25 △미니스톱 등 편의점의 제품도 배달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최근에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롯데마트 치즈앤도우 △킴스클럽 △초록마을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특히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가 요기요와 손잡은 것이 눈에 띈다. 이들 대형마트는 콜드체인(cold chain) 시스템을 마련한 배송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당장 요기요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범위가 대형마트 자체 배달과 겹치지 않는다.
홈플러스가 운영하는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일반 슈퍼와 같이 매장별로 자체적인 배달서비스를 운영한다. 엄격한 의미에서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춘 홈플러스의 공식적인 배달서비스는 아니다. 따라서 요기요와의 서비스 간섭이 없는 셈이다.
또 롯데마트의 경우는 점포 안에 있는 피자 매장인 '치즈앤도우'로 요기요의 배달서비스가 한정된다.
하지만 향후에도 배달앱과 대형마트 간의 서비스 영역이 서로 침범하지 않고 '공생' 관계로 남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의민족'은 직접 물류창고를 세우고 대형마트에서 파는 것과 같은 상품을 배달하기 시작했다.
배달의민족은 지난달 기존 배민마켓으로 운영되던 이 같은 서비스를 'B마트'로 이름을 바꾸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배달의민족은 '냉장고 안 식재료를 최대 3일치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1인 또는 소규모 가구를 겨냥한 간편식을 주력으로 하는 동시에 3000여종의 생필품을 1시간 안에 배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 안에 서울 전역에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현재 서울에 13개의 도심형 물류창고가 있다"며 "앞으로 더 늘려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과 일부 이커머스의 전문 영역으로 평가되던 '신선식품'도 배달 상품으로 취급하고 있다.
핵심은 이처럼 배달 영토를 넓히는 배달앱이 치열한 우리나라 유통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부다.
현재 우리나라 유통업계는 △당일배송 △로켓배송 △새벽배송 등 주문부터 배달까지 걸리는 시간이 빨라지고 있다. 배달앱을 이용하면 이 시간조차 1시간으로 줄게 된다.
더구나 배달앱 사용인구는 지난해 기준으로 2500만명. 우리나라 인구의 50%가 사용하는 플랫폼이라는 장점을 활용하면 업계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음식배달에 특화된 배달앱과 신선식품에서 경쟁력을 갖춘 대형마트가 협업할 수 있다"면서도 "앞으로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다각도로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