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23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 조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이상록 기자)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있는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반격에 나섰다.
송 경제부시장은 23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불법 도·감청이 의심된다"며 "업무수첩은 개인적인 생각을 적은 메모장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송 부시장은 "지난 20일 변호사 입회하에 검찰 조사를 받던 중 검사가 녹취록을 들려줬는데 저와 송철호 울산시장과의 개인적인 전화통화 내용었다"며 "검찰의 불법 도·감청이 의심되는 만큼 대검찰청과 법무부는 사실관계 확인과 절차의 합법성을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최근 언론에서 업무수첩을 스모킹건이라고 하는데 이 수첩은 어느 스님과의 대화 등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적은 일기 형식의 메모장"이라며 "머릿속의 생각을 적었던 것이기 때문에 사실이 아니거나 오류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송철호 시장의 공공병원 공약과 관련해 송 부시장, 송 시장, 이진석 청와대 비서관 등이 2018년 3월 31일 청와대 인근에서 회동을 가졌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송 부시장은 "검찰 조사 초기에 기억이 나지 않아 4자 회동을 한 것으로 진술했지만 결론적으로 이는 사실이 아니다"며 "당시 행적을 확인한 결과 지인들과 골프를 친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조사가 시작된 이후 언론사의 대대적인 전화 요청에 휴대전화를 꺼놓았고, 검찰 출석 요청일인 12월 6일 비서의 개인 휴대전화를 갖고 간 뒤를 이를 검찰에 제출했는데 이 사실이 곧바로 '송병기 차명폰'으로 언론에 보도됐다"며 "이 상황 또한 대검찰청과 법무부에 합법적인지 조사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송철호 당시 변호사의 경쟁상대였던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공약인 산재모병원을 청와대와 공모해 무산시켰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송 부시장은 "2017년 10월 11일 청와대 인근 식당에서 강길부 국회의원의 요청으로 산재모병원과 관련해 모임을 갖게 됐다"며 "강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에 산재모병원을 유치하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왔는데 낮은 경제성 때문에 기재부의 예비타당성 심사를 통과 못할 것으로 예측되자 송철호 당시 변호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송 변호사 주변에서는 산재모병원 예비타당성조사 통과에 도움을 줄 경우 경쟁상대인 김기현 시장을 돕게 되는 것이라고 만류했다"며 "하지만 송 변호사는 울산에 도움이 되는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면서 산재모병원 유치를 도왔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 심한 취재가 이뤄지다보니 정상적인 업무가 어려울 뿐 아니라 집안을 사찰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며 "공무원으로서 시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 부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