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제공
4일(토) 오후 11시 10분 방송되는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가요계 병폐로 지목되는 음원 사재기 의혹을 다룬다.
지난 2018년 4월 트와이스, 위너, 엑소-첸백시 등 3대 연예기획사 아이돌이 잇따라 신곡을 내놨다. 두터운 팬덤을 지닌 스타들 복귀가 이어지면서 누가 1위를 차지할지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그런데 그달 12일 새벽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가수 닐로의 '지나오다'가 이들 그룹을 누르고 1위에 올랐다.
대중은 의혹의 눈길을 보내기 시작했다. 이렇다 할 방송 노출도 팬덤도 없던 닐로의 노래가 김연자의 '아모르파티'를 제치고 50대 음원차트까지 석권하자, 누군가 의도적으로 닐로의 음원을 사재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닐로 소속사 요청으로 주무부서인 문체부가 자체 조사를 벌였지만 이렇다 할 음원 사재기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는 결론이 나왔다. 사태는 그렇게 일단락되는 듯했다.
'바이브처럼 송하예처럼 임재현처럼 전상근처럼 장덕철처럼 황인욱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 - 가수 박경 SNS 게시글
지난해 11월 24일 가수 박경이 자신의 SNS를 통해 선후배 가수들을 언급하면서 음원차트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음원 사재기 의혹이 다시 불거지는 순간이었다. 이는 결국 박경 측과 해당 가수들 소속사 사이 법적 공방으로 이어졌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만난 기획사 관계자들은 "떳떳하다"고 입을 모았단다. 소속 가수가 음원차트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SNS 바이럴 마케팅 효과라는 주장이었다. 홍보대행업체를 끼고 SNS를 주로 이용하는 10대, 20대를 겨냥해 기획부터 홍보까지 마케팅을 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멜론차트 1위부터 100위까지 전부 페이스북 마케팅을 해요. 대한민국의 음악 99%는 (그렇게) 한다고 봐요." - 가수 송하예 소속사 관계자
관련 제보를 받은 제작진은 직접 음원 사재기 제안을 받았다는 가수들을 만날 수 있었다.
"포털사이트에 윤미래랑 타이거 JK가 30대 1위인 거예요. (제안한 쪽에서) 문제가 크다 그랬어요. 30대는 소비 가치 없는 쓰레기집단이기 때문에 버려라…." - 타이거JK
"우리랑 같이 하면 절대 걸릴 일이 없다. 1위를 만들어 드리겠다고 얘기했고…." - 말보
"수익을 7대 3으로 나눠서 7은 그쪽에서 가지고, 그 기간은 1년 동안 유지가 된다고…." - 술탄 오브 더 디스코-
제작진은 "이를 바탕으로 취재를 이어가던 중 수소문 끝에 직접 음원 차트 조작에 관여했다는 브로커를 만날 수 있었다"며 "긴 고민 끝에 카메라 앞에 섰다는 그는 자신이 이제껏 작업한 가수들 명단을 비롯해 아이디와 IP거래 내역 등 눈으로 보고도 믿기 어려운 증거들을 꺼내놓았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주 방송으로 베일에 가려져 있던 음원차트 조작 의혹 실체를 파헤쳐, 우리 사회의 공정이 조작되는 실상을 낱낱이 고발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