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정부세종청사 구내식당에서 신임 공무원들과 점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정부세종청사 구내식당에서 올해 부임한 '새내기 공무원'들을 만나 오찬을 함께 하며 격려했다.
이날 오찬은 지난해 12월 17일 서울 구로디지털단지 내에서 직장인들과 오찬을 한 데 이어 '대통령과의 점심'이라는 제목으로 이뤄진 두 번째 행사다.
문 대통령은 공직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는 공무원들에게 국민이 확실한 체감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올 한 해 대한민국이 복을 많이 받아야 대통령인 저나 공직자인 여러분들 모두 더 많은 복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새해에 저나 공직자들이 국민께 드려야할 가장 큰 선물은 확실한 변화를 보여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혁신과 포용, 평화, 공정에서 이미 많은 변화가 이뤄지고 있지만, 국민께서 체감하는 경제현실이 어렵기 때문에 아직도 그 변화를 실감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며 "올해는 더욱 분명한 성과를 내서 국민이 확실한 변화를 체감하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공직자들이 올해 특별히 노력을 기울여야 할 도리인 것 같다"고 당부했다.
이어 "일자리·고용 문제는 양이나 질에서 한 고비를 넘기는 분위기고, 분배도 개선되고 수출도 늘기 시작하고 주가도 오르는 등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경제는 다분히 심리다. 국민에게 희망이 되는 한 해에 젊은 공직자들이 주연이 돼 달라"고 덧붙였다.
국민을 위한 삶도 중요하지만 공직자 개인의 삶의 질도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공직자들이 자신을 전부 바쳐야 한다거나 희생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최대한 열심히 하되, 충분한 휴식과 자유시간을 갖고 일과 가정을 양립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민들에게 확실한 변화를 보여드리는 것 못지않게 공직사회 문화도 확실히 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어른들은 '젊은 사람들은 꿈이 아닌 안정감을 이유로 공직을 택해 안타깝다'고 하는데 제 생각은 그렇지 않다"며 "국민께 봉사하고 싶어서 공직을 택하는 것도 결국 자신을 위한 선택이다. 공무원들은 자신부터 행복할 권리가 있다. 공무원이 행복해야 국민이 행복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함께 오찬을 한 공무원들로부터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보건의료기술 개발 업무를 담당하는 복지부 배홍철 사무관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역시 규제인가"라고 질문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93년생인 행정안전부 조유진 주무관이 '90년대 생이 온다'라는 책을 언급하자 문 대통령은 "90년대생은 더 고민이 많을 것 같다. 특별히 '90년대생'을 묶어서 부르는 이유가 무엇일까"라고 반문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전자전기공학 전공자인 산업부 이승헌 사무관이 "산업 전체에 기여하고자 산업부에서 근무하게 됐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공직에 근무하는 데에 특별한 소명감 이런게 느껴지는냐"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환경부 이정현 연구관은 "공무원이 되기 전에는 행정 절차가 왜 이렇게 시간이 걸릴까 의아했는데, 안에 들어와 보니 꼼꼼히 살펴볼 것이 많더라"며 신중한 업무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개혁이라는 것이 정말 끝이 없다. 개혁의 역설이 있는데 개혁하면 (국민이) 더 많은 개혁을 요구하게 된다"며 "그동안 이뤄진 개혁에 대한 평가보다 남은 과제를 국민이 절실하게 생각하게 된다. 공직자는 여기에 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면서 적극적인 행정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또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를 떠올리며 "방역 담당 공무원에게 미안한 심정"이라며 "우리 정부 들어 조류독감이 거의 발생하지 않은 점 등은 가슴 뿌듯하게 느껴도 될 것 같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부부 공무원으로 일하는 이다은 해수부 수습사무관이 출산 휴가를 언급하자 "올해는 부부 동시 육아휴직을 허용할 계획"이라며 "모든 직장인이 당당하게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공직자들이 솔선수범해야 민간도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한정우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오늘 오찬은 공무원들이 적극행정을 과감하게 실천해달라는 바람에서 마련한 일정"이라며 "'밀레니얼 세대' 공무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위한 자리이자, 세종청사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의 사기를 진작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