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 e스포츠 (사진=unsplash/Florian Olivo 제공)
유튜브가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3대 e스포츠 리그 중계권을 깜짝 유치하며 게임 스트리밍 시장에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아마존 트위치(Twitch)와 마이크로소프트 믹서(Mixer) 면전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유튜브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콜오브듀티(Call of Duty), 오버워치(Overwatch), 하스스톤(Hashstone) 등 3개 e스포츠 리그 단체의 전 경기를 유튜브 플랫폼에서 독점 생중계한다고 발표했다. 게임 스트리밍 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는 트위치 입장에서는 불편한 기색이, 후발 주자인 페이스북에게는 틈새를 노릴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특히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3대 e스포츠 리그 단독 중계를 해왔던 트위치가 당장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구글은 콜오브듀티, 오버워치, 하스스톤을 보유한 액티비전 블리자드와 다년간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면서 구글 클라우드까지 호스팅 인프라에 선정되면서 두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
라이언 와이어트 유튜브 게이밍 책임자는 트위터를 통해 "독점 생중계를 통해 만나게 될 오버워치·콜오브듀티, 하스스톤 e스포츠 리그의 유튜브 합류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계약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는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액티비전 블리자드와의 전략적 제휴 논의는 2019년 시작됐다"고 밝혀 구글이 적지 않은 비용과 조건을 제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속편 타이틀이 공개된 오버워치 리그의 2019년 정규 시즌 라이브 스트리밍 시청자수는 분당 평균 31만 3000명에 달했다. 이중 미국 거주자는 5만 5000명으로 상당수가 해외 이용자들로 나타났다.
인기 FPS 콜오브듀티 리그는 전신인 콜오브듀티 월드리그(CWL)까지 포함하면 트위치에서 총 270만 시간 이상 시청한 저력있는 스트리밍 콘텐츠다. CWL 결승전은 동접 시청자수가 평균 6만 6000명으로 피크타임에는 18만 2000명에 달했다.
이 수치만 보더라도 유튜브가 가져올 이익은 적지 않아보인다. 더구나 구글의 유튜브 게이밍 론칭 이후 가장 인상적인 e스포츠 리그 독점 중계 유치로 이어질 광고 영향력 또한 상당한 파급력을 예고하고 있다.
유튜브는 이미 개별 크리에이터나 인기 게이머들과 독점 계약을 통해 게임은 물론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어 e스포츠 리그 중계까지 결합하면 게임 콘텐츠 소비자 역시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는 매월 20억명 이상의 로그인 활성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고 매일 500시간 이상의 콘텐츠가 업로드 되는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이다. 온라인 동영상 시청 경험에서도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만 e스포츠 리그 중계에 있어서만은 트위치에 뒤졌던 상황이어서 이번 e스포츠 빅리그 중계권을 유치 성공은 유튜브가 더 거대하고 지배적인 플랫폼으로 거듭나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업계 전문가들은 유튜브가 거대 e스포츠 리그 중계권을 확보하는 것이 기존 TV 방송사들이 광고 유치를 위해 취해왔던 방법과 별반 다르지 않다면서도 유일한 차이점으로 e스포츠 시장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데다 유튜브 플랫폼의 VOD 시청자뿐만 아니라 캐주얼하고 견고한 e스포츠 팬들을 확보하려는 시도라는 점을 꼽았다.
스트리밍 툴 제공 업체 스트림엘리먼트(StreamElements)의 분석에 따르면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 시청자수는 2018년 4분기 2억 9300만명에서 2019년 4분기 3억 3400만명으로 급증했다. 이용자가 VOD 외에도 라이브 스트리밍에 대한 선호가 늘고 있다는 반증으로 유튜브가 e스포츠 라이브 스트리밍에 자신감을 내비친 근거로 풀이된다.
스트림엘리먼트 최고경영자(CEO)인 도로 니르는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e스포츠 리그 시청자는 라이브 스트리밍 선호자와 간결하게 편집된 VOD 선호자로 양분되어 있다"며 "VOD 방식은 이미 유튜브에 익숙하고 상당히 많은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리그 중계를 선호하는 골수 e스포츠 팬을 위해 라이브 스트리밍을 확대하고 적절한 광고 시청으로 이어지며 더 많은 시청자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트위치에서 수년간 독점 생중계 된 e스포츠 리그가 다른 플랫폼으로 옮길경우 발생할 팬들의 거부감에 대해서는 "e스포츠 리그 특성상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유튜브가 범용적인 플랫폼이라는 점도 부작용을 낮출 요인으로 평가된다.
한편, 글로벌 게임 리서치 업체 슈퍼데이타(SUPERDATA)의 최신 보고서 '2019 디지털 게임 및 인터랙티브 미디어 리뷰'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디지털 게임 시장 매출은 1012억달러(약 120조원)에 달했다.
이중 모바일게임이 644억달러, PC게임 296억달러, 콘솔게임 154억달러로 나타났고, 게임 VOD, 라이브 스트리밍 등 게임 비디오 콘텐츠 매출은 65억달러(약 7조7천억원)에 달했다. 여기에는 광고수익과 게임 팬들의 후원금이 포함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