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1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의 권력기관 개혁 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국내에서 확산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잠복기를 고려했을 때 앞으로 1~2주가 고비라고 예측하고 있어, 2월이 문 대통령에게는 '위기의 한 달'이 될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 당시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대응 미흡으로 최저 수준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국정동력을 떨어뜨리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 사태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국정 전반은 물론 4월에 있을 총선까지 영향 미칠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은 "국민안전에는 타협이 있을 수 없다"며 "모든 상황에 대비해야 하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 취해야한다"고 전염병에 대한 총력전을 강조해왔다.
또 청와대는 대통령의 일정을 감염증에 대응에 맞춰 변경할 예정이라고 밝혀, 2월 한 달 문 대통령으로서도 감염증에 대비해 바쁜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가 총력 대응 체제로 전환했음에도 확진자는 늘고 있고, 곳곳에서 미흡한 대처들이 드러나고 있어 '불안불안'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국내 환자가 지난달 31일 기준, 확진자가 11명으로 늘어나고 이중 2명은 3차 감염자로 추정되면서 국내 확산 위기는 점점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중국 우한지역에 교민 수송을 위한 전세기를 띄웠지만, 그 과정에서 중국 정부와의 협의 부족이 드러나는 등 준비가 미흡한 모습을 보였다.
또 귀국한 교민들이 머물게 될 임시생활 시설 결정을 두고도 확정되지 않은 정보가 흘러나와 혼란을 주기도 했다.
정부는 애초 천안 우정연수원을 검토하다가, 최종적으로 아산 경찰연수원과 진천 공무원연수원으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천안 주민들의 반대로 수용지가 바뀌었다는 오해가 생겼고, 아산과 진천 지역민들의 반발을 더욱 키웠다.
(사진=연합뉴스)
정치권에서는 이런 미숙한 대처가 총선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벌써부터 감염병에 영향으로 국정지지도가 하락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한 결과, 2020년 1월 다섯째 주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4%p 내린 41%로 집계됐다. 민주당 지지도도 34%로 문 정부 집권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혼란상황 뿐 아니라 해외 발원지로부터의 전염병이란 점에서 대처의 한계도 있어 악재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입국 금지'조치까지는 할 수 없지만, 전염병 차단의 가장 큰 위험요소인 중국인 유학생 관리를 위해 중국인 유학생 특별관리 데스크 포스(TF)를 구성하는 등 대비하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 한국으로 들어오는 중국인 유학생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검토하는 등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방역 대책과 함께 무엇보다 장기적으로 전염병이 경제적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정부는 올 상반기 내내 경제 지표 관리에도 신경을 쓸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의 여파로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하면서 한국의 경제 성장률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나마 올 수출증가가 예상되며 경제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측했지만, 신종 코로나란 복병을 만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에 따라 전염병 상황에서도 예정대로 경제 일정을 소화하며, 경제 영향 최소화에 신경을 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코로나바이러스 방역과 함께)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비해 경제를 어떻게 튼튼하게 이끌고 갈 것인지에 대한 대책이 (또 다른) 한축"이라며 "경제 관련 일정은 예정대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정부여당으로서는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경제 성과까지 챙겨야 하는 '난제'를 풀어야하는 2월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