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간 '빅 매치업' 대진표도 하나 둘 완성되고 있다.
여야 대선 1위 주자 간 맞대결이 펼쳐지는 종로를 비롯해 거물급 인사들 간의 대결이 총선과 향후 정국에 어떤 영향력을 미칠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 미리보는 대선 종로…대권가도? 험로?
(사진=자료사진)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의 출전으로 더불어민주당 민주당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과의 대결이 성사된 서울 종로는 단순한 지역구 의석 한 석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격전지가 됐다.
두 후보가 각각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줄곧 여야 1위를 지키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먼저 종로 출마의사를 밝힌 이 위원장이 다소 앞서고 있지만 황 대표와의 지지율 격차가 차츰 줄어들고 있는 추세여서 누구도 낙승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여당의 경우 늘 총선을 정권 심판 프레임 속에서 치러왔다는 점에서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의 여파 또한 이 위원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결국 막판으로 가면 갈수록 지지율은 비슷해 질 것이기 때문에 지금의 지지율은 크게 의미가 없다"며 "이 위원장의 경우 직전 국무총리였기 때문에 개인적인 호감도 보다 문재인정부에 대한 평가, 그리고 최근 벌어지고 있는 당 안팎의 일을 정부여당이 어떻게 잘 관리하느냐가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결에서 승리하는 후보와 정당이 향후 대권 행보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점도 종로 대결의 관전 포인트다.
21대 국회에 입성해서 원내 지지 세력을 대거 확보할 수 있다는 점과, 현 시점 지지율 기준으로 내후년 대선에서 맞불을 확률이 높은 상대방과의 대결에서 한 번 승리했다는 점은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 위원장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했던 시설을 찾은 적이 있어 검사를 받았지만 음성으로 판명되면서 한 숨을 돌렸다.
◇ 문재인의 입 고민정 vs 전직 서울시장 오세훈
(사진=윤창원 기자/연합뉴스)
다양한 소문이 무성하던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의 출마지가 추미애 법무장관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을로 정해지면서 성사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의 매치업도 이목을 끄는 곳이다.
문 대통령의 '입' 역할을 했던 고 전 대변인과 야권 대선 잠룡 중 한 명인 오 전 시장이 맞붙게 되면서 문 대통령에 대한 정권심판론과 보수 야권에 대한 야당심판론이 정면으로 격돌하게 됐다.
광진을은 추 장관이 5선을 한 지역이고, 문 대통령의 지지율 또한 40%대 중반을 유지하고 있어 대체적으로 현 여권에 유리한 지역구로 분류되고 있다.
그러나 고 전 대변인이 정치 신인이자 지역구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는다는 점과, 오 전 시장이 야권의 주목받는 차기 대권 주자 중 한 명이라는 점 때문에 접전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오 전 시장이 현실 정치 경력이 풍부하고 일찌감치 지난해 1월부터 광진을 당협위원장을 맡아 지역기반을 다졌다는 점도 오 전 시장 측의 강점이다.
고 전 대변인이 이긴다면 단순한 문 대통령 측근에서 벗어나 40대 여성 정치인의 이미지를 다질 수 있다. 오 전 시장이 이긴다면 최근의 부침을 이겨내고 대선 후보로서의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게 된다.
◇아직은 반쪽이지만 주목되는 곳들
아직 대진표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거물급 인사들이 이미 포진돼 있는 지역구들도 관심의 대상이다.
경남 양산을은 2012년 대선에 참여했던 민주당 김두관 의원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간의 매치업 성사 여부가 관건이다.
조국 사태 이후 뒤숭숭해진 부산·경남(PK) 지역 민심을 달래기 위해 김포 현역 의원인 김 의원을 차출한 만큼 민주당이 거는 기대 또한 크다.
여기에 지난 대선에서 한국당 후보로 출마했던 홍 전 대표가 "컷오프시 무소속 출마"를 언급하는 등 양산을 출마 의사를 강하게 나타내고 있어 또 하나의 대선 주자급 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지역구인 서울 구로을은 '문재인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전 대통령비서실 국정기획상황실장과 미래통합당 김용태 의원 간의 승부가 예상되는 지역이다.
문 대통령의 신임이 매우 두터운 인물인 윤 전 실장이 험지 대신 박 장관의 지역구로 출마하자 통합당 측에서는 김 의원을 이른바 '자객공천'으로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 전 실장은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왕이면 (김 의원보다) 좀 더 센 사람이 왔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고 통합당을 도발했다.
민주당이 지역위원장이던 강희용 등 예비후보들 간 경선 대신 전략공천을 선택한 서울 동작을은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지역구여서 맞상대가 누가 될지에 여야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전 물망에 올랐던 고민정 전 대변인과, 이탄희 전 판사가 다른 지역으로 배치되면서 이용우 전 한국카카오은행 대표와 이수진 전 판사가 대항마로 거론되고 있다.
이 전 대표가 공천을 받으면 중진 정치인 대 경제 전문가, 이 전 판사가 출마할 경우 여성 판사 선후배 간의 대결로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