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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 박근혜 前대통령, 왜 갑자기 옥중편지를 썼을까?

정치 일반

    [Why뉴스] 박근혜 前대통령, 왜 갑자기 옥중편지를 썼을까?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 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김현정의 뉴스쇼(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대기자

    권영철의 Why뉴스. 권영철 대기자, 어서 오십시오.

    ◆ 권영철>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오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편지. 이걸 좀 가지고 오셨네요.

    ◆ 권영철> 그렇습니다. 구속 3년 만에 처음 외부에 편지를 쓴 겁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지난 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편지 내용을 전달한 뒤 편지를 들어보이는 모습.(사진=윤창원 기자)

     

    ◇ 김현정> 그동안 유영하 변호사 통해서 메시지가 가끔 나오긴 했잖아요.

    ◆ 권영철> 본인과 신상에 관련된 얘기들이거나 그런 게 있기는 했는데 편지를 받기는 많이 받는데 외부에 쓴 적은 없거든요.

    ◇ 김현정> 이렇게 자필로 공식 메시지다라고 하면서 나온 건 처음 있는 일이다.

    ◆ 권영철> 일단 유영하 변호사가 어제 공개한 편지내용 일부 잠시 한번 들어보시죠.

    박근혜 옥중 편지- 유영하 변호사> "나라가 매우 어렵습니다. 서로 간에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메우기 힘든 간극도 있겠지만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기존의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 주실 것을 호소드립니다."

    ◇ 김현정> 구속 3년 만에 처음 나온 자필 편지 공식 메시지인데 사실은 지난주, 지지난주부터 이런 게 나올 거다, 나올 거다 예고는 있었죠?

    ◆ 권영철> 그렇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확인된 것은 지지난주 2월 21일 유영하 변호사가 접견을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의 편지 내용을 구술을 했고 유영하 변호사가 받아적어서 그 편지 내용을 친박신당을 창당한 홍문종 의원에게 보여줬다.

    ◇ 김현정> 그런 얘기들이 있었어요.

    ◆ 권영철> 그런 얘기들이 나돌았고요. 처음 구술된 편지의 메시지는 두 가지였다고 합니다.

    ◇ 김현정> 하나는?

    ◆ 권영철> 반문 전선을 위해서 보수가 통합하라는 것이고.

    ◇ 김현정> 반문.

    ◆ 권영철> 또 하나는 친박친당 창당 전이었는데 '친박신당'을 중심으로 뭉쳐라 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지난 4일 공개한 박 전 대통령의 자필 편지.(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친방신당 중심으로. 그러면 홍문종 의원 그쪽인 거죠. 그쪽 중심으로 뭉쳐라라는 메시지가 될 거라는 설이 나돌았어요.

    ◆ 권영철> 이 메시지를 홍문종 의원이 과장했다는 설도 있긴 한데 좌우간 이런 두 가지 메시지였다는 것이고 이 메시지와 관련된 보도가 지난주 2월 23일 일요일날 TV조선에서 보도가 됐었어요, 구체적으로. 그러니까 홍문종 의원이 친박신당을 창당한 다음 날 유영하 변호사와 면회를 가고 친필 메시지를 받아서 공개한다. 이렇게까지 공개가 됐어요. 그런데 이렇게 공개되고 나니까 홍문종 의원과 유영하 변호사 간에 사이가 틀어지고 갈등이 생겼다 그래요.

    ◇ 김현정> 이 보도 때문에 오히려 홍문종, 유영하 두 사람이 갈라졌다고요?

    ◆ 권영철> 그렇죠. 그런데 사실은 유영하 변호사가 친박신당에 입당을 해서 비례 후보로 나갈 거다 하는 관측들이 있었는데 이 보도가 나가고 나서 다시 지금 미래통합당으로 넘어간다. 이렇게 된 거죠.

    ◇ 김현정> 미래통합당으로 갔습니다, 유영하 변호사는. 그러더니 이 설이 무색하게 어제 오후 갑자기 유영하 변호사가 이거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자필 편지입니다.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 직접 쓴 편지입니다라면서 나왔어요.

    ◆ 권영철> 오전에 유영하 변호사가 면회를 가서 접견을 했고 오후에 이렇게 편지가 정식 절차를 거쳐서 유영하 변호사에게 온 것이고 그걸 바로 공개한 겁니다.

    ◇ 김현정> 그렇죠. 구치소에서 이렇게 원래 편지를 가지고 나올 수 있는 건가요?

    ◆ 권영철> 변호사가 소송이 진행 중인 미결수나 기결수를 만나는 것은 허용이 됩니다. 비공개로 교도관도 배석하지 않고요. 그런데 편지를 그냥 들고 나온 것은 규정 위반입니다. 이미 최순실 씨 편지를 정준길 변호사가 가지고 나와서 이게 지금 징계가 변협에서 논의가 되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거는 그렇게 되지는 않고 다만 이번 편지는 유영하 변호사가 받아서 나온 게 아니고 우편을 통해서 유영하 변호사에게 배달이 됐고.

    ◇ 김현정> 보내는 식으로.

    ◆ 권영철> 그걸 가지고 나온 겁니다.

    ◇ 김현정> 그렇게 하면 문제가 없는 거군요. 사전에 이 내용이 조율이 된 거냐, 아니냐. 이게 궁금한데요.

    ◆ 권영철> 편지가 공개되는 과정을 보면 조율됐다고 보는 게 합리적일 겁니다.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된 뒤 유일한 외부 통로는 유영하 변호사뿐이잖아요. 심지어 동생도 안 만나고 있잖아요.

    유 변호사는 "상당히 오랜 기간을 통해 다듬고 다듬어서 나온 것이다." 이렇게 얘기를 했고요. 정치권 일각에서는 "글씨는 박 전 대통령 글씨가 맞지만 글은 박 전 대통령이 썼다고 보기 어렵지 않겠나" 이런 얘기가 나왔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지난 4일 국회 정론관에서 박 전 대통령의 자필 편지를 공개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자필은 자필인데 이 내용은 충분히 상의 하에 유영하 변호사와 공감 하에 나온 거다.

    ◆ 권영철> 그리고 의미 있는 발언이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감옥에서 의로운 결정을 해 주셨다." 이런 얘기를 했잖아요. '결정'을 했다는 얘기가 뭐겠습니까? 그 말이 의미가 있지 않겠냐. 그렇게 보입니다.

    이미 2주 전에 유 변호사가 구속된 편지를 가지고 나와서 홍문종 의원에게 보여줬다는 것만 알려져 있는데 미래통합당과도 어떤 교감이 있었을 것이다라는 관측이 나오기는 합니다. 아직 다들 확인을 해 주지 않고 있긴 합니다마는 유영하 변호사가 아까 말씀드린 공천 문제를 보면 나오지 않겠냐.

    유 변호사가 어제 "미래통합당에 복당을 하든 미래한국당에 입당을 하든 박 전 대통령과 상의를 드리고 결정하겠다." 이렇게 얘기했죠. 그리고 김형오 위원장은 '유 변호사가 공천 신청을 받아줄 거냐?'고 기자들이 물으니까 "하게 되면 그때 보겠다. 우리는 중요 인사들이 우리 당에 들어오는 것에 언제나 문을 열어놓고 있다."면서 화답을 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여러분 그 편지 내용은 앞서서 설명드렸다시피 미래통합당에다 힘을 모아주자. 이런 내용이죠.

    ◆ 권영철>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 김현정>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뭉쳐라. 이거는 결국 미래통합당 얘기인 거니까. 그러면 박 전 대통령이 구속 3년 만에 갑자기 이 시점에서 왜 이런 옥중 서신을 썼을까 이거거든요. 왜.

    박근혜 전 대통령.(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권영철> 첫 번째는 미래통합당 창당을 추인하는 모양새를 갖추기 위한 게 아닌가. 이런 해석입니다.

    박 전 대통령이 옥중 서신에서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이합집산을 하는 것 같은 거대 야당의 모습에 실망도 했다. 하지만 보수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였다."라고 했죠. 보수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 그것이 미래통합당과 비례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 창당을 말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불가피한 선택. 그러니까 이른바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하는 태극기 부대들. 태극기 부대에게 하는 호소네요. 저쪽에 미래통합당에 좀 태극기 부대가 보기에 마음에 안 드는 사람들도 있죠. 하지만 불가피합니다. 뭉치시오. 저쪽에 힘 실어주시오. 이런 메시지다.

    ◆ 권영철> 심지어 이런 얘기도 있었잖아요.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주실 것을 호소드린다. 저도 하나가 된 여러분과 함께하겠다." 이 얘기는 바로 그 얘기를 하는 거죠. 미래통합당을 중심으로 뭉쳐달라.

    ◇ 김현정> 그리고 미래통합당에 들어 있는 탄핵에 찬성했던 의원들도 추인한다, 받아들인다는 메시지가 들어 있다.

    ◆ 권영철> 두 번째는 일종의 항복 문서라는 분석입니다.

    ◇ 김현정> 무슨 항복 문서요?

    ◆ 권영철> 박 전 대통령이 방금 김현정 앵커가 말씀하신 대로 박 전 대통령이나 태극기 부대는 지금까지 탄핵을 부정해 왔지 않습니까? 탄핵에 참여한 당시 새누리당 의원들. 김무성계, 유승민계 등등에 대해서 용서할 수 없다. 그렇게 해 왔잖아요. 그런데 이번 옥중 서신에는 탄핵 관련 언급이 전혀 없습니다.

    ◇ 김현정> 그러고 보니까 탄핵의 티읕자도 안 보이네요.

    ◆ 권영철> 그렇습니다. 티읕자도 안 보입니다. 그런 주장입니다. 유승민 의원이 주장해 오던 탄핵의 강을 건너는 데 동의한 것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양해는 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겁니다. 하나로 힘을 합쳐달라. 그게 그 의미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정치 평론가나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항복한 게 아닌가' 이렇게 평가를 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 항복이 국민에 대한 항복이어야 되는데 옥중 사과에는 국민에 대한 사과라든지 이런 표현은 한마디도 없네요.

    ◆ 권영철> 그렇습니다. 구속 3년 만에 외부 메시지를 내면서 반성 한마디 없다는 건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자세는 아니다라는 비판이 나오죠. 오히려 국민들을 갈라치기 하고 있죠. 태극기 든 사람 모여라. 이렇게 또 분열시키고 있잖아요.

    용인대 최창렬 교수는 "탄핵돼서 구속된 전직 대통령이 석고대죄를 해도 모자랄 텐데 정치적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최소한의 윤리조차 상실한 구태의 전형이 아닌가." 그렇게 얘기를 했고요.

    금태섭 의원이 탄핵 결의안 기초를 했었죠. "박 전 대통령의 편지를 읽고 최소한의 인간적 연민도 사라졌다." 이렇게까지 얘기를 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지금 생각해서 편지를 다시 떠올려보니까 탄핵이 좋다, 그르다 평가에 대한 부분은 아니지만 절차, 과정 얘기하면서 탄핵 언급이 있긴 있었네요. 탄핵과 구속으로 정치 여정은 멈췄지만 구치소에서도 나라 걱정... 티읕은 있었네요.

    ◆ 권영철> 정치 여정은 멈췄다 그랬는데 다시 옥중 정치를 하는 거니까 정치 여정을 멈춘 것도 아니죠.

    ◇ 김현정> 세 번째 의미는 뭐라고, 왜라고 보세요?

    ◆ 권영철> 조금 전에 김준일 기자가 얘기한 대로 미래통합당의 대구, 경북 지역 TK지역, PK지역 공천을 앞두고 있지 않습니까? 공관위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절묘한 타이밍을 맞춘 게 아닌가.

    ◇ 김현정> 저는 이 타이밍이 궁금했어요. 왜 지금 편지가 나올 거라고는 생각들을 했었는데 왜 지금인가.

    ◆ 권영철> 지금 미래통합당 공관위가 대구, 경북, 부산, 경남 지역 후보들에 대한 면접을 했거든요. 그런데 공천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컷오프 되는 후보들의 집단 이탈이 우려되기 때문이고요. 심지어 친박들이 줄줄이 날아갈 텐데 그 사람들이 나가서 친박신당이 결집해서 새로운 세력을 만들면.

    ◇ 김현정> 만들 수 있죠.

    ◆ 권영철> 야권 분열로 필패로 가는 국면이잖아요. 그런데 박 전 대통령의 이런 메시지가 나오면서 친박 진영이 이탈할 명분을 잃게 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 김현정> 싫어도 뭉쳐야 된다, 이제.

    ◆ 권영철> 박성민 정치 컨설턴트는 "야당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분열적인 메시지를 내면 어떻게 하나 전전긍긍했었는데 그런 점에서 보면 이번 편지가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면이 있다. TK지역 공천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공관위가 부담을 덜었다." 이렇게 평가를 했습니다.

    ◇ 김현정> 네 번째는 뭡니까?

    ◆ 권영철> 이제는 그만 석방해 달라는 외침 아니겠냐. 그런 분석입니다.

    ◇ 김현정> 석방에 대한 언급은 일체 편지에 전혀 없었던 것 같은데.

    ◆ 권영철> 그런 걸 언급을 하면 하수겠죠. 일체의 언급, 석방이나 사면 얘기는 없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어딜 보면서 그렇게 느끼셨어요?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권영철> 그렇지만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특별 사면을 재차 언급합니다. 김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의 3.1절 석방을 요구한 바 있다. 그야말로 인도적인 차원이다. 이 정권이 박 전 대통령을 만 3년 동안 감옥에 있도록 하는 것은 너무하다. 인권을 존중하는 입장에서 빨리 석방되기를 바란다." 인권을 강조했지만 이게 서로 화답하는 모양새 아니겠나. 박 전 대통령이 야당이 분열해서는 총선에 이기기 어려우니까 힘을 합쳐라. 힘을 합친 다음에 나도 그만 나가게 해달라. 이런 얘기 아니겠냐. 그런 분석인 거죠.

    ◇ 김현정> 그러면 이 편지가 과연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 권영철> 미래통합당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는 점에서는 상당히 유리하겠죠. 그동안 황교안 대표가 종로 나간다 안 나간다 하다가 출마를 정했으니까 그것도 불확실성이 준 거고요. 그렇게 점점 해소되는데 물론 지금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런 불확실성이 자꾸 커지고 있지 않습니까? 비례 위성 정당도 계속 나오고 하니까. 그런 점에서는 좀 불리하지만 일단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메시지가 새누리당계 야당에는 결집이지만 이쪽에는 또 지금 등을 돌리고 있던 무당층, 중도층이 다시 결집할 수도 있는...

    ◇ 김현정> 꼭 미래통합당에게만 유리한 것이 아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예요?

    ◆ 권영철> 그런 분석들이 있습니다.

    ◇ 김현정> 양당을 향해서 중도. 좀 어중간한 포지선으로 결정 못 하던 분들이 싹 갈라질 수 있다.

    ◆ 권영철> 총선은 끝나봐야 알겠지만 결국은 2012년, 2016년 총선을 돌아보면 누가 더 과감하게 개혁하고 누가 더 민심에 다가가려고 노력하느냐. 이게 결판짓는 건데 박 전 대통령의 편지가 상당히 큰 파장을 일으키기는 하겠지만 일단 정치는 선거는 1:1 싸움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 구도로 가는 게 아닌가. 그런 해석들이 나옵니다.

    ◇ 김현정> 어제 갑자기 나온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편지. 왜 지금인가, 왜 냈는가. 권영철 대기자가 분석해 주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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