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사모펀드 의혹 등에 관한 혐의로 청구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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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입시 비리 및 사모펀드 의혹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정겸심 동양대 교수가 새로 구성된 재판부에 "전자발찌 등 모든 보석 조건을 다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며 불구속 재판을 요구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부장판사)는 11일 오후 2시 정 교수에 대한 속행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은 기존 재판장이었던 송인권 부장판사가 법관 정기인사로 교체된 뒤 처음 열리는 재판이다. 이후 정 교수 사건은 세 명의 부장판사로 구성된 '대등재판부'가 맡고 있다.
재판부는 변론갱신 절차를 진행한 뒤 정 교수가 지난 1월 청구한 보석에 대해 심문을 진행했다.
정교수는 지난 재판부에게와 마찬가지로 방어권 차원에서 보석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했다.
정 교수는 "현재 몸이 조금 안 좋다. 코로나 19 때문에 공판이 연기되고 재판부가 바뀌는 사이 참고인 조서들을 일부 봤다"며 "참고인의 대부분인 대학교수란 사람들까지도 10년도 더 된 2007년, 2008년, 2009년 대학 입시비리 의혹에 핵심적인 3년에 대한 기억이 다 틀리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다른 사건(사모펀드 의혹 등)은 상당히 가까운 시간의 증거들이라 어느정도 입증이 쉽지만 13년 전 것(입시비리 의혹)은 기억을 떠올려야 한다"며 "저에게 배려를 해주신다면 방어권 차원에서 과거 자료를 자유롭게 보고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판부가 보석을 허락해준다면 다른 우려에 대해선 전자발찌 등 모든 조건을 다 받아들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의 법률대리인인 김칠준 변호사도 "검찰은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를 이야기하지만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보석은) 정말 필요하다"며 "지난 15년 동안 사생활 내용 및 내부 CCTV 등을 검찰이 모두 갖고 있다. 이것을 어떻게 숨길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보석허가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피고인은 수사과정은 물론 재판과정에서도 내내 범행 부인하며 진실을 은폐했다"며 "구속 당시와 비교했을 때 구속 사정에 아무 변화가 없고 피고인은 법이 규정한 필요적 보석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또한, "피고인이 구속된 핵심 사유는 관련 인적, 물적 증거 인멸을 시도했기 때문"이라며 "전임 재판부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위해 임의제출한 PC 등을 줬으며 따라서 검찰이 가진 디지털 증거와 동일한 증거를 보유하고 있다"고 구속재판을 주장했다.
이어 검찰은 재판부가 검찰에 정 교수의 전자발찌 조건 하 보석 관련 의견을 묻자 "보석 청구에 대한 기각 입장이라 현재 이에 대한 의사를 밝히긴 어렵다"며 "향후 필요한 사항 있으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양측의 진술을 종합해 가급적 신속하게 보석 허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부는 검찰이 신청한 공소장 변경 및 정 교수의 남편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과의 병합 등에 대해서도 양측의 의견을 들었다.
검찰은 "이 사건과 조 전 장관의 사건은 전체가 하나의 덩어리 속에 있고 순차적으로 기소된 것에 불과하다"며 "증거관계도 공통되고 공범 사이 사건처리의 형평성을 도모할 필요가 있으므로 병합해 달라"고 밝혔다.
이에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조 전 장관을 피고인으로 공모했다고 기소한 부분은 근거가 대단히 약하다. 증거기록 전체를 봐도 직접적인 증거가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데 왜 공모로 기소를 했을까 생각이 들 정도"라며 둘 사이의 공모관계 자체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생각할 것은 과연 부부를 한 법정에 세워서 조사하는 모습이 맞는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며 "검사들이 이 사건에서 객관의 의무에 따라 검찰권을 행사하는지 의문이다. 피고인들을 위해, 효율성을 위해 한다고 말하지만 망신주기의 일환 아니겠냐"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 내용도 조 전 장관 사건을 맡은 재판부와 협의해 다음기일 전까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이후 재판부터는 정 교수의 입시비리 혐의 관련 본격적인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오는 18일엔 정 교수의 딸 조민씨의 허위 인턴증명서 의혹 관련 KIST의 센터장 정모씨가 25일엔 압수수색의 위법성 여부 관련 정 교수의 동양대 조교도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한다.
특히 이달 30일에는 '표창장 위조의혹'의 핵심 증인인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이 재판에 나선다. 검찰과 정 교수 측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인 표창장의 진위 여부를 두고 최 전 총장을 상대로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