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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대 김홍빈 "4월 개학, 솔직히 지금은 안된다"

사회 일반

    서울의대 김홍빈 "4월 개학, 솔직히 지금은 안된다"

    치료제, 백신만 기대하기엔 상황이 급박
    치료제는 수 개월내, 백신개발은 1년 후
    4월 개학? 학교발 2차 감염이 더 치명적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홍빈 (분당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밤사이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5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더 정확히는 52만 394명. 사망자도 2만 명을 넘어섰죠. WHO 사무총장은 ‘죽을 각오로 싸워야 한다. 실제로 수백만 명이 사망할 수도 있다.’ 이런 말까지 했는데요. 이렇게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상황이 되자 우리나라의 최대 고민은 해외 확진자 차단이 됐습니다.

    하루 동안 우리나라의 추가 확진자는 104명 나왔는데 그중에 57명이 해외에서 입국한 사람이고요. 그중에 31명은 아예 외국인입니다. 이 입국자들 중 절반은 공항에서 다행히 발견이 됐는데 나머지 절반은 공항 검사대를 통과한 뒤에 발병했습니다. 바로 이게 걱정인데요. 개학도 열흘 앞으로 다가온 상황.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무엇인지 이분과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분당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김홍빈 교수 만나보죠. 김홍빈 교수님, 안녕하세요?

    ◆ 김홍빈> 안녕하세요.

    ◇ 김현정> 2월 말 미국이나 유럽에서 확진자가 별로 안 나왔던 그때, 저희와 인터뷰하시면서 ‘결국 전 세계적인 판데믹 상황이 올 거다. 그리고 한 80% 정도의 감염자는 감기처럼 앓고 지나간다.’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놀라고 그랬었는데 이제 한 달 지나고 나서 보니까 그 말씀하셨던 것들이 다 맞아떨어졌네요.

    ◆ 김홍빈> 저만 그렇게 예상한 게 아니라 대부분의 분들이 전 세계에서 유행할 거라고 예상을 하고 있었죠. ‘그 시기가 언제일 거냐?’가 좀 차이가 있는 거죠.

    26일 오후 응급의료센터에서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그런데 전날까지도 확진자가 46만 명이었는데 어떻게 속도가 이렇게 빠르죠?

    ◆ 김홍빈> 전 인류가 이 바이러스를 처음 경험한 것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다 면역력이 없고요. 그래서 그 나라와 그 사회가 얼마나 준비가 됐느냐 또는 그 나라에서 얼마나 지금 사람들 사이에 잘 전파할 수 있는 환경이 있느냐에 따라서 나라마다 속도나 발견되는 숫자에 차이가 있는 것뿐이지, 많은 숫자가 감염될 거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WHO 사무총장은 이런 말을 했더라고요. ‘수백만 명이 죽을 수도 있다.’ 그러면 이게 언제까지 간다는 얘기인 거죠?

    ◆ 김홍빈> WHO 입장에서는 최악의 경우를 말씀하신 것 같은데요.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조금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모든 인류가 처음으로 경험하는 바이러스라서 일정 수준 이상의 사람들이 면역력을 획득하기 전까지는 이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고리를 끊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바라기는 빨리 끝나면 좋겠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금년 말, 내년 초?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한 기간이 걸릴 거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이다. 그전에 치료제가 나올 가능성은 없다고 보세요?

    ◆ 김홍빈> 물론 기대하기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빨리 나오고 또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빨리 개발되면 좋겠지만 그것만 기대하고 있기에는 사실 지금의 상황이 더 급박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원래 좀 냉정하고 냉철하게 말씀하시는 분이니까 제가 여쭙습니다. 그러면 1년 안에 안 나올 거로 보세요?

    ◆ 김홍빈> 백신은 1년 내에 어려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치료제는요?

    ◆ 김홍빈> 치료제는 현재 여러 임상 실험이 진행 중에 있고 그 치료제라는 게 기존에 사용됐던, 다른 목적으로 사용됐던 치료제도 있고 이제 새로 개발돼서 사용하는 치료제도 있기 때문에 그 치료제들이 임상 시험에서 효과가 있고 부작용이 적다고 입증이 된다면 그런 약들은 기존에 있던 약들을 사용하는 거라서 치료에 사용해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국립보건원과 서울대병원이 9일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그러면 한 1년 잡으면 될까요? 너무 막연해서, 불안해서 드리는 질문입니다.

    ◆ 김홍빈> 저희도 지금 NIH, 미국 국립보건원이 주도하는 임상 시험에 참여하고 있고요, 에볼라 치료제로 만약 이 치료제가 효과가 있거나 최근에 프랑스에서 나온 말라리아 치료제가 효과가 있다거나 하는 자료들이 무작위 대조군 임상 시험에서 효과가 있다고 입증된다면 충분히 몇 개월 내에도 써볼 수 있을 거라고 기대는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백신이라는 것은 1년을 훨씬 넘길 것 같지만 치료제는 그래도 수개월 내에 좀 가능성이 있다는 말씀이군요. 그래서 나오는 말이 ‘결국 치료제 나올 때까지 버텨야 한다, 버티는 게 최선이다.’ 그런 말이 그래서 나오는 거죠?

    ◆ 김홍빈> 그런 부분도 있고요. 두 번째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갑자기 많은 환자들이 생기면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이 면역력을 획득해서 도움은 될 수 있겠지만 저희가 의료 기관의 병상 숫자나 중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시설이나 자원, 의료인들을 따져봤을 때 갑자기 많은 숫자가 생기면 아무리 1%, 10%, 20%라 하더라도 엄청난 숫자의 환자들이 생기기 때문에 그 환자들을 감당할 수 있는 병상이나 치료 자원이나 의료진이 부족하거든요.

    그러니까 저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 내에서 환자들이 생겨야 그 환자들도 치료할 수 있고 감염되지 않은 다른 환자들도 치료의 기회가 줄어드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가능한 한 적은 숫자의 환자들이 생겨야 감당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그렇게 적은 숫자의 환자들이 생기게 하려면 지금처럼 이런 전략들을 상당 기간 끌고 가는 수밖에는 없습니다.

    ◇ 김현정> 교수님, 조금 덧붙여서요. 버티기와 감당하기를 지금 계속 강조하고 계시는데 그러면 오명돈 교수가 얼마 전에 ‘전 인구의 60%가 걸려서 면역이 만들어져야 끝날 거다.’ 이런 말씀을 하셨거든요. 결국은 60%가 걸려야 끝나는 문제인데 그때까지 버티고 감당하고 그 속도를 좀 늦춰서 의료 기관이 감당하게끔 해야 한다. 이렇게 해석하면 됩니까?

    ◆ 김홍빈> 네. 그래야 국민들의 피해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결국 의료 기관이 감당할 수 있는 속도로 환자가 늘어나야 한다. 그러면 결국은 60%가 걸리기는 걸릴 거라고 보시는 거예요?

    ◆ 김홍빈> 네, 숫자가 학자들에 따라서 좀 다를 수 있는데요. 국민의 상당수가 면역을 획득해야 이 전파의 고리가 끊어질 수 있기 때문에요.

    ◇ 김현정> 다만 이게 견딜 수 있을 만큼 서서히 늘어나야 치료도 충분히 받고 나으실 수 있다. 이 말인 거군요.

    ◆ 김홍빈> 네. 우리도 이미 한 달 전에 경험했지 않습니까? 갑자기 환자가 폭증하면 그쪽 지역에서 생긴 문제지만 그게 우리나라 전체에서 생긴다고 하면 우리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혼란에 빠지는 거죠.

    ◇ 김현정> 그런데 여기서 이제 딜레마가 옵니다. 개학을 열흘 후면 해야 하는데 이게 상당 기간 끌고 가야 한다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그러면 언제까지 개학을 미룰 건가?’ ‘개학하고 버텨야 되는 거 아니냐?’라는 주장이 나오고 또 한 측에서 보면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유지가 돼야 되는데 개학했다가 확진자 수가 확 늘어나면 어떡하냐?’ 양쪽의 주장이 엇갈리는데 어떻게 보세요?

    ◆ 김홍빈> ‘학생들과 또 어린애들이 걸리면 대다수가 경미하게 지나간다. 중증의 환자가 별로 없다. 이런 면에서 큰 문제가 없지 않겠느냐?’라고 생각하시겠지만 학생들에게서, 어린애들에게서 감염자가 나오면 가정에 돌아가서 집에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 또는 가족들, 그 중에서는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연세가 많은 분들한테는 치명적인 결과가 올 수도 있고요.

    또 학생들이 여러 곳에서 감염이 돼서 늘어나면 그 가족들 중에는 병원에 근무하거나 요양 병원에 근무하거나 다른 곳에서 취약하거나 고위험군을 상대로 하는 직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있잖아요. 그러면 거기서 또 다른 문제들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게 단순히 학생들에서 감염된다 안 된다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가능하면 개학을 미루는 게 감염을 차단하는 면에서는 확실하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사회에 미치는 여러 가지 파장들 때문에 어느 정도 준비가 돼서 ‘이 정도는 우리가 감당할 수 있다’라는 시기에 학교를 개학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저희는 생각하는데요. 적어도 지역 사회에서 감염되는 숫자가 줄어야 됩니다.

    두 번째는 학교를 개학하면 학교 내에서 유행이 생기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들이 다 마련돼야 되고요. 학교에서 환자가 생겼을 때 그 학교를 어떻게 조치를 할 거냐라는 계획이 세워져 있어야 되고 세 번째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개학 이후에 환자들이 늘어났을 때 그걸 감당할 수 있는 의료 체계가 준비가 되어 있어야 됩니다. 그 세 가지가 어느 정도 준비가 되면 개학을 할 수 있을 텐데요.

    텅 빈 교실에서 온라인 강의 연습하는 교사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그러면 지금 준비가 됐다고 보십니까? 지금 열흘 뒤면 개학을 해야 하는데.

    ◆ 김홍빈> 현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언제가 되겠느냐? 그러면 이건 상황을 봐야 되는 거고요.

    ◆ 김홍빈> 그걸 위해서는 방금 말씀드린, 제가 세 가지 말씀드린 걸 신속하게 준비하고 거기에 대한 대비가 되어 있어야 되겠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분당 서울대병원 김홍빈 교수와 말씀을 나누고 있습니다. 지금 ‘최대한 버텨야 된다. 의료 기관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상황이 유지가 되는 게 아주 중요하다’라고 몇 번 강조하셨는데 지금 버티기를 위협하는 최대 문제는 해외 유입 맞죠? 교수님?

    ◆ 김홍빈>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가장 최신판 기준으로 여러분, 우리나라 하루 확진자 수가 104명인데요. 그중에 57명이 해외에서 입국한 사람들이고 그중에서도 31명은 아예 외국인입니다. 유럽에서 오는 사람들은 외국인, 내국인 할 것 없이 전부 검사를 하고 있고 전부 시설 격리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오는 사람들은 오늘부터 검사를 하는데 싹 다 검사는 아니고요. 유증상자하고 단기 체류 외국인은 검사를 해요. 그런데 나머지는 일단은 공항 통과시킨 후에 자가 격리 2주. 이렇게 방침을 정했습니다. 이 정도면 될까요?

    ◆ 김홍빈> 당연히 조금 전에 말씀하신 것처럼 들어오는 물을 줄여야 댐이 안 무너지겠죠. 그건 누구나 다 공감하는 거고. 다만 우리 국민들이 외국에 있다가 지금 외국의 상황이 너무 안 좋아지니까 귀국을 하는데 이분들이 귀국하더라도 누군가는 잠복기에 들어올 테고 누군가는 증상이 생겨서 들어올 테니까 적어도 내가 아무 증상이 없다고 하더라도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 내 가족 그리고 내 주위의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2주간 자가 격리하고 그동안 우리 국민들이 지켜온 수칙들을 철저하게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전수 조사가 꼭 지금 필요한 건지. 이를테면 증상이 있는 분들은 당연히 들어와서 검사를 하고 그 검사의 결과에 따라서 양성이면 적절한 조치를 받으면 되는데요. 아무 증상이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검사를 하는 게 제가 지금 정확히 하루에 몇 명이 들어오는지 모르겠지만 상당한 자원을 거기에 투입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분들이 음성이 나왔다는 게 잘못하면 나는 괜찮다라고 오해를 할 수 있게 할 수도 있고요. 두 번째는 오늘 내가 귀국해서 음성이라는 게 앞으로 2주가 괜찮다는 의미는 아니거든요.

    ◇ 김현정> 아니죠. 잠복기일 수 있는 거죠.

    ◆ 김홍빈> 네, 그래서 일단은 유증상자 위주로 검사에 우선순위를 두는 게 맞고요. 미국과 유럽이나 이런 나라별로의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입국하는 나라에 따라서 조치가 달라질 필요가 있느냐. 거기에 대해서는 좀 부정적입니다.

    ◇ 김현정> 지금 유럽에 대해서 가장 강하게, 그다음엔 미국 이런 식인데 이것보다도 오히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유럽에 대한 강도를 조금 낮추고. 대신 전 세계로 폭을 넓히고 이런 방법이 더 낫겠다 보시는 거예요?

    ◆ 김홍빈>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생길 수 있는 상황이죠,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그래서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조금 더 철저하게 검사하고 거기에 맞춰서 조치를 취해야 될 테고 제가 하루에 정확히 몇 명이 들어오는지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들어온다면 증상이 없는데도 검사를 다 할 수 있는 여력이 있고 그런 자원이 충분하면 해야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엄청난 자원들을 그쪽에 투입하는 건데 그게 바람직할 거냐? 그건 좀 검토를 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김홍빈> 네.

    ◇ 김현정> 분당 서울대병원 김홍빈 교수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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