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지니아주 대형쇼핑몰 화장지 사재기로 매대가 텅 비어있다. (사진=권민철 특파원)
코로나19로 신음중인 미국에서 화장지 사재기로 인해 엉뚱하게도 변기가 막히는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NBC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레딩시에서는 '변기엔 화장지만 버리세요'라는 안내문을 쉽게 볼 수 있다고 한다.
잦은 변기 막힘 사고로 골치를 앓고 있는 레딩시가 주민 계도용으로 내건 홍보 문구다.
지난주부터 주요 길목에서 목격되고 있는 안내 문구가 등장한 배경은 이렇다.
이 도시에서는 미국의 다른 지역처럼 코로나19 사태이후 화장지 사재기 열풍이 뜨거웠다고 한다. 문제는 화장지 사재기로 정작 화장지가 당장 필요한 사람들이 화장지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일이 발생한 것.
화장지 없이 볼일을 볼 수 없었던 주민들은 할 수 없이 화장지 대용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하수구 막힘 사고가 빈번해졌다고 한다.
하수구를 막는 주범은 티셔츠 쪼가리와 물티슈 등으로 밝혀졌다.
코로나 공포에 이어 악취 공포가 이 도시를 엄습하게 될 것 같자 레딩시 당국은 부랴부랴 체면을 무릅쓰고 유치원 교실에서나 할 교육을 대로변에서 하게 이르렀다.
민망한 사고 때문에 동네가 떠들썩하게 된 곳은 이 곳 뿐아니다.
워싱턴의 한 환경보호기관에서는 최근 "변기는 쓰레기통이 아닙니다"라는 홍보 문구를 트위터에 올리고 있다.
유명 배관청소업체는 고객들에게 '변기 사용법'을 새삼스럽게 안내중이다. 해당 메일에는 화장실용 휴지로 사용해서는 안 되는 물질들이 열거돼 있다.
플로리다 남부 마이애미-데이브 카운티에서는 매달 300톤의 물티슈를 하수구에서 제거중이다.
시카고의 은퇴한 배관공인 크레이그 캠페글리아는 "사람들이 왜 화장지 사재기를 하는지를 모르겠지만, 내가 분명히 아는 것은 변기에 버릴 것은 똥, 오줌, 화장지 딱 요렇게 3가지뿐이라는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