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한 여성이 기초단체를 찾아 6년가량 자녀들을 위해 한푼 두푼 모은 저금통과 헌혈증 수백장을 코로나19 현장에 써달라며 익명으로 기부하고 간 사실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사진은 익명의 기부자가 놓고 간 저금통.(사진=부산 사상구청 제공)
부산에서 한 여성이 기초단체를 찾아 6년가량 자녀들을 위해 한푼 두푼 모은 저금통과 헌혈증 수백장을 코로나19 현장에 써달라며 익명으로 기부하고 간 사실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1일 부산 사상구청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구청 사무실로 한 모녀가 동전과 지폐가 든 식수통 4개를 들고 찾아왔다.
이들 모녀는 식수통을 사무실 탁자 위에 조용히 내려놓았다. 옆에는 쪽지와 헌혈증도 함께 놓여 있었다.
쪽지는 "저는 대덕여자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로 시작했다.
이어 "예전부터 치킨집을 운영하시며 어머니가 조금씩 모아둔 헌혈증과 돈입니다"며 "헌혈증과 돈이 필요한 곳에 쓰였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 다같이 이겨내기를 바랍니다"라고 적혀있었다.
이들 모녀가 모은 헌혈증은 모두 306개. 식수통에 든 동전과 지폐는 모두 367만5천 원이었다.
'이름이라도 알려달라'는 공무원의 요청에도 이들 모녀는 끝까지 자신들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특히 이들이 들고 온 식수통 4개 겉면에는 '든든한 아들 것', '공주 것', '우리 며느리 첫 방문. 한 푼 모아 여행보내기' 등 여러 사연이 날짜와 함께 기록돼 있었다.
기록된 날짜가 2014년인 것으로 보아 이때부터 익명 기부자의 저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이들 모녀가 놓고 간 헌혈증 306개는 소아 백혈병 어린이를 위해 모아둔 것으로 보인다고 구는 전했다..
사상구는 이들 모녀가 기탁한 성금과 헌혈증을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주민들과 백혈병 어린이들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