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재명(경기도지사)
오늘 첫 인터뷰는 요즘 우리 사회 뜨거운 이슈들마다 중심에 서서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분이죠. 이재명 경기지사를 만나겠습니다. 우선 수수료 체계 개편 논란으로 뜨거운 ‘배달의 민족’ 얘기해 보고요. 긴급재난지원금, 가구당 100만원이냐 1인당 50만원이냐. 이게 뭐 허경영식 포퓰리즘이냐 아니냐? 여러 가지 논란들이 오가는데 여기에 대한 이재명 지사의 입장도 확인하고 싶네요. 연결해 보죠. 경기도 이재명 지사님 안녕하세요.
◆ 이재명> 네, 반갑습니다. 이재명입니다.
◇ 김현정> 지금 유흥업소 이야기가 나와서 이 얘기부터 잠깐 질문을 드리고 갈게요. 서울 강남 룸살롱 종사자들이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경기 평택에서도 와인바 주인. 이분은 미국인이더라고요. 이분이 미국 다녀온 뒤 확진이 됐고 접촉한 사람 24명 중 어제까지 1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우려하던 수도권 집단감염, 유흥업소 감염이 시작된 것으로 보십니까? 어떻게 보세요?
◆ 이재명> 제가 전에 쓰나미 얘기를 드리면서 사실 가장 걱정했던 영역들이죠. 우리가 일상적 경제 활동을 완전히 포기할 수는 없고, 그런데 대개 경제활동이라고 하는 것이 모여서 하는 것이란 말이에요.
◇ 김현정> 그렇죠.
◆ 이재명> 그중에서도 특히 집객, 손님을 모아서 하는 영업. 나이트클럽이라든지 또는 접객 영업, 서로 이렇게 대면하면서 하는. 특히 와인바 이런 데는 대화를 많이 하니까요. 또 유흥업소 이런 데는 밀접 접촉이 사실 많이 생기는 그런 곳이어서 그런 부분에서 언젠가는 좀 집단감염이 소규모로 많이 벌어지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인데요. 그 유형 중에 하나라서 좀 걱정되기는 합니다.
◇ 김현정> 특히 강남 룸살롱 종사자 같은 경우에는 직업을 그냥 프리랜서라고만 쓰고 본인이 출근했던 날 집에 있었다고 거짓말을 하는 바람에 파악이 좀 오래 걸렸다고 그래요. 이런 식으로 쉬쉬하고 넘어가면 이게 정말 제2의 신천지처럼 좀 집단감염으로 정말 이어질 소지가 더 커지는 거라 고강도 대책이 나와야 되는 건 아닌가요? 유흥업소들에 대해서?
◆ 이재명> 그래서 결단을 해야 될 때가 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좀 듭니다. 그런데 문제는 유흥업소든 접객업소들에 대해서 영업을 금지하게 되면 보상을 해 줘야 되는 문제가 발생해서.
◇ 김현정> ‘문 닫아라’ 이렇게 할 경우에요.
◆ 이재명>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문 열어놓고 마스크 끼고 하라고 하는 게 쉽지는 않겠죠.
◇ 김현정> ‘마스크 끼고 술 마셔라’ 이럴 수도 없는 노릇이고.
◆ 이재명> 마스크 벗었다가 썼다가 할 수도 없는 것이고요. 장난으로라도 할 수 없는 것이고. 보상 문제가 걸리니까 결국 판단해야 됩니다. ‘어느 쪽이 경제적 또는 사회적 편익이 더 높으냐?’ 저는 서서히 결단할 시점이 온다고 생각하는 거죠. 우리가 예를 들면 막 완화되고 있다라고 보면 보완하고 끝내겠지만, 악화되고 있는 초기라고 하면 사실은 폐쇄 결단 같은 것을 해야 되는 거죠.
저는 신천지를 제외했을 때 우리 그래프가 우상향이 분명하고 또 거기에 해외 영역이 워낙 나쁘기 때문에 우리가 봉쇄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우리만 이렇게 큰 파도 속에서 작은 섬으로 버티기가 어렵다고 봅니다. 결국은 이런 상황을 가정하고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서 적은 피해를 감수해야 되는 상황이 다가온다,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그럼 지사님 개인 의견이겠습니다만 마스크 끼고 술 마시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지금 이 수도권 집단감염의 초기 상황에서 조금 더 고강도 대책, 예를 들어 유흥접객업소 폐쇄 혹은 휴업까지도 해야 된다고 판단하시는 거예요?
◆ 이재명> 그런 상황이 점점 가까워진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도 각개 업소에 대해서 최대한 지킬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손소독을 한다든지 아니면 시설 소독을 한다든지 또는 종업원들은 마스크를 쓴다든지 이런 것들을 다 계속 계도하고 요구하기는 하지만 이건 법률상 의무로 강제할 것인지는 끊임없이 고민되는 상황인데요. 하여튼 결단을 해야 될 때가 서서히 다가오는 느낌은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경기도 이재명 지사,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어제 저희가 배달의 민족하고 인터뷰한 것 혹시 들으셨습니까?
◆ 이재명> 네, 제가 글을 봤습니다.
◇ 김현정> 그러셨죠?
◆ 이재명> 조금 황당했어요.
◇ 김현정> 개인 SNS에다가 저희 인터뷰전문 링크도 거셨던데요. 어제 배달의 민족 측 입장은 짧게 정리하면 이거였습니다. ‘오히려 지금 새로 도입한 수수료 체계로 이득 보는 점주들도 많다, 절반이다. 우리를 응원하는 점주도 많다. 따라서 새로운 요금제를 원상복구할 계획은 없다’는 거였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재명> 이게 그야말로 독점의 횡포죠. ‘안 하려면 하지 마라.’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지금 99.99%의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는데요.
◇ 김현정> 그 독일업체가?
◆ 이재명> 그렇습니다. 세 개를 다 합치면 99.9%가 나오는데요. 예를 들면 어느 산을 넘는데 오솔길도 있고 찻길도 있고 한데 터널 하나만 남기고 다 막아버린 상태입니다. 그러고 나서 ‘한 번 지나갈 때 50만원씩 내라.’ 그런데 다른 데를 갈 길이 없어요. 그래서 저희가 지금 하는 일이 유일한 독점 상태가 돼서 다른 데를 쓸 수 있는 게 아니라 여기를 안 쓰면 못 가는 상황이 된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오솔길이라도 한번 내보자. 산길이라도 뚫어보자 이러고 있는 거죠. 황당한 일이지만.
◇ 김현정> 그래서 경기도 자체 앱 얘기하신 거고.
◆ 이재명> 옆에 터널길이라도 아니면 산길이라도 한번 뚫자, 이런 얘기죠. 횡포를 못 부리게.
◇ 김현정> 독과점이기 때문에 이런 식이 가능했다라고 보시는 거군요.
◆ 이재명> 네, 선택의 여지가 없게 만듭니다. 그래서 원래 미국에서도 이런 독점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서 기업 분할 명령을 합니다. ‘쪼개라. 그래서 경쟁을 해라.’ 왜냐하면 독점이 대공황 때 핵심적 원인 중 하나였거든요. 다 담합하고 독점하고 하다 보니까 가격 마음대로 올리고, 근로자들 마음대로 해고하고 정부는 있으나마나 하는 상황이 되니까 결국은 경제적으로 심각한 상황을 맞았던 거죠.
◇ 김현정> 지금 말씀 듣고 보니까 저는 언뜻 떠오르는 게 사실 지금 독일 업체로 매각이 완전히 완료된 건 아니에요. 공정위에서 심사를 하고 있어요. 이게 독과점인지 아닌지. 독일 업체 DH가 1위 기업, 2위 기업, 3위 기업 그러니까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을 다 가지는 게 이게 과연 괜찮은 건지를 공정위가 심사를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보통 심사를 하는 과정에는 좀 업체가 몸을 사리기 마련 아닙니까?
◆ 이재명>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저는 이렇게 과감하게 수수료 방식 바꾸는 거 보면서 ‘어떻게 이렇게 몸을 안 사리지?’라고 생각하는데 지금 말씀을 듣고 보니 ‘독과점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가졌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렇게 좀 봐야 되는 걸까요?
◆ 이재명> 그러니까 독일기업이 인수한다고 하는 것은 법적으로 형식적으로 완전히 결합하는 것이고요. 실질적으로는 이미 담합하고 있는 상태라고 봐야죠. 왜냐하면 이미 거래가 이루어진 상태니까요. 실질적 의사결정은 한 곳이 하고 있다 이렇게 봐야 되는 것이고. 제가 보기에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통과될 거다’ 이렇게 확신을 하고 있는 상태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아, 그러니까 배민에서, 배달의 민족에서 확신하고 있다는 말씀이세요? 아니면 통과될 거라고 보시는 거예요?
◆ 이재명> 그쪽이 그렇게 믿는 것 같습니다. 아니면 이런 행동을 할 수가 없죠. 왜냐하면 독과점으로 인한 폐해, 그러니까 일방적 가격 결정, 과도한 수수료 같은 것들이 독과점 폐해이기 때문에 이럴 경우는 허용하지 않고 이게 사회적 편익이 크다 할 경우에는 허용을 하는데요. 그런데 지금 그야말로 횡포를 부리지 않습니까? 아주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정치권이 반대를 하고 하다못해 저 같은 경우에 군산 같은 앱이라도 만들어야겠다라고 비명을 지르는데도 ‘미안하다고 해 줄게. 그러나 그냥 계속할 거야’ 이런 태도를 보이잖아요.
◇ 김현정> 사과를 ‘미안하다고 해 줄게’라고 정도로 들으셨어요?
◆ 이재명> 저는 모욕을 느꼈어요. 내용이 하나도 바뀐 게 없잖아요. ‘4월에 올려서 더 얻은 이익 중 반은 돌려줄게’ 그럼 5월 달은 그냥 가겠다는 거잖아요. 앞으로는 모든 매출의 거의 10%, 그러니까 예를 들어 업체의 매출이 늘어나면 원래 상대적으로 요금이 줄어야 되잖아요. 그들이 하는 기여는 거의 똑같으니까요. 플랫폼이니까 한계 생산비가 거의 제로 아닙니까? 예를 들면 매출이 올해 1억인데 1000만원 냈다면, 다음에 5000만원, 5억 되면 500만원 내야 돼요.
◇ 김현정> 그렇죠, 시장이 커질수록.
◆ 이재명> 말이 안 되는 겁니다. 세상에 이런 법이 어디 있어요. 보통의 큰 기업들이 영업이익률이 8% 정도 됩니다. 여기는 가만히 앉아서 매출의 10%를 가져가요.
◇ 김현정> 매출의 5.8%라 그런 거 아니었어요?
◆ 이재명> 중계료가 또 있어요. 그거는 광고료. 이용료, 따로따로 있는 거죠.
◇ 김현정> 이것저것 다 합치면 10%?
◆ 이재명> 9. 몇 퍼센트 됩니다. 엄청난 거죠.
◇ 김현정> 그런데 어제 배달의 민족의 입장은 이렇습니다. ‘기존에는 광고판을 사는 방식으로 정액제로 수수료를 부과했다. 그러다 보니까 어떤 가게들은 광고판을 수십 개씩 사서, 이걸 깃발 꽂기라고 하는데 수십 개씩 깃발을 꽂아서 노출을 많이 시키는 폐해가 있더라. 과당 경쟁으로 가더라. 그래서 이제는 광고판 사는 걸 3개까지만 제한하고 대신 수수료를 이렇게 매출액 대비 5.8% 가져가는 방식으로 바꾼 거다. 이게 합리적이지 않느냐?’ 이런 말을 배달의 민족 측에서는 하는데요.
◆ 이재명> 전 국민을 바보로 아는 거죠. 이게 앞으로 인터넷, 온라인 거래가 폭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앞으로 디지털 경제가 계속 확대가 되어가게 되면 매출 비중이 지금 온라인 거래가 엄청나게 늘어나게 됩니다. 코로나19 때문에 더 심각하게 될 텐데 그러면 지금까지는 업체당 얼마를 받았는데 앞으로는 매출당 얼마를 비례해서 받게 되면 매출이 늘어나는 것만큼 무조건 절대 이익이 늘어나게 됩니다. 이런 사업은 없어요.
◇ 김현정> 그럼 그 광고판 많이 꽂는 그 폐해는...?
◆ 이재명> 그건 못하게 하면 되잖아요. (웃음)
◇ 김현정> 왜 두 개를 같이 가져가느냐, 그 말씀이신 거에요?
◆ 이재명> 그 쉬운 일을 놔두고 엄청나게 어려우면서 많은 사람들에 고통을 주고 자기들한테 엄청난 이익이 생기는 일을 한 거죠. 한마디로 말하면 핑계 댄 겁니다. 그것도 유치한 핑계를.
◇ 김현정> 광고판 폐해는 폐해고, 정률제는 정률제인데 왜 그걸 두 개를 결합시켜서 가느냐 지금 이 말씀이시네요.
◆ 이재명> 그렇습니다. 그게 무슨 관계가 있다고요.
◇ 김현정> 그렇다면 공정위가 이거 매각 최종 불허해야 된다고 까지 보시는 거예요?
◆ 이재명> 저는 당연히 그래야 된다고 봅니다. 특히 이번 사태를 보면 ‘요금 인상을 마음대로 하는구나? 아무리 국민들이 저항해도 소용이 없구나?’라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준 거죠. 지금 결합 준비 단계에서도 그런데, 99.99% 확실하게 의사결정권을 장악하고 법적으로 결합하면 더 이상 망설일 게 없겠죠.
◇ 김현정> 이 문제를 지적하시면서 대안으로 ‘경기도에 배달 앱을 만들겠다’ 이러셨어요. 그런데 일각에서는 배달의 민족에 대한 강한 제재 정도를 넘어서 관이 아예 앱을 만들어서 운영하는 방식은 조금 동의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민간기업에 문제가 생기면 그 민간기업을 강하게 제재하고 다른 민간기업을 키우는 방식으로 가야지, 관이 직접 나서서 만들고 운영하고 이게 과연 바람직한가?’ 이런 문제제기 어떻게 보십니까?
◆ 이재명> 제가 예를 하나 들면 우리나라 카드사들 있지 않습니까? 지금 카드 안 쓰는 사람이 없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이재명> 이걸 돈을 들여서 모든 카드사를 다 삽니다. 그래서 ‘앞으로 카드수수료는 15%다.’ 이렇게 하면 카드 안 쓸 겁니까? 어쩔 수 없이 써야하죠. 이런 상태를 막는 게 독점규제고요. 이게 합리적 공정경쟁이 가능한 정상적인 시장경제가 작동하게 하는 정부의 기본적 의무입니다.
그래서 법률로 이걸 제한하는 게 제일 좋고요. 일정한 수수료 이상 못 받게 한다든지 요금에 대한 심사를 한다든지 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언제 법이 만들어질지도 모르고 될지도 모르겠고요. 그다음에 공정거래위원회가 나서야 되는데요. 그건 사실 그들의 일이지 제 권한은 아니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렇죠.
◆ 이재명> 그러면 우리는 숨 쉴 공간이라도 만들자. 여기가 예를 들면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까요. 다른 업체를 선택할 수가 없지 않습니까? 아예.
◇ 김현정> 다른 민간업체를 키울 방법은 없나요?
◆ 이재명> 없어요. 이미 다 죽었어요.
◇ 김현정> 다 죽었어요?
◆ 이재명> 다 죽고 다 흡수당하고. 근데 남아 있는 나머지를 다 산 거죠. 이 플랫폼 산업이 원래 그런 속성이 있습니다. 비용은 많이 드는데 진입장벽은 쉽지만 돈으로 다 사 모을 수 있고 다른 데가 들어오는 것을 돈으로 막을 수가 있어요. 길이 하나밖에 없으니까 다른 길이라도 오솔길이라도 만들어야 된다. 오죽 답답하면 그렇게 하겠느냐.
◇ 김현정> 오죽 답답하면 이러겠느냐, 이거 뭐 좋아서 그러는 게 아니고 다른 기업이 다 죽었다는 이 말씀.
◆ 이재명> 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긴급재난지원금 얘기로 한번 넘어가보죠. 정부는 70% 가구에 대해서 4인 가족 기준 최대 100만원 지급하기로 결정을 했는데 민주당에서는 ‘아예 100% 가구에 대해서 다 주자’ 이런 안을 내놨고 통합당은 ‘1인당 50만원’ 그러면 4인 가족이면 200만원인데 또 이런 제안을 내놨고 그것도 ‘긴급재정명령을 통해서 국회 거치지 말고 대통령이 바로 쏘는 방식, 바로 결정하는 방식으로 가자’ 이런 얘기가 지금 민주당도 하고 통합당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재명> 먼 길을 한참 헤매다가 원래 갈 편한 쉬운 길로 온 겁니다. 당연히 차별하면 안 되고요. 경제 정책이기 때문에 불공정하게 하면 국민들이 화내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원래 갈 길이고요. 이거 또 한 가지 떠오른 문제가 있습니다. ‘가구별로 줄 거냐? 개인별로 줄 거냐?’ 하는 건데요. 제가 한번 여쭤보겠습니다. 혼자 살면 40만원, 부모님 모시고 애들 둘 키우고 있는 부부는 17만원. 뭐 죄 지었습니까? 여러 사람이 같이 대가족으로 사는 것이? 이것도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또 돌아가지 말고요. 1인당으로 차라리 똑같이 주고.
경기 침체에 늘어난 '쉬는 가게'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가구 당 말고 1인 당이 맞다고 보시는 거예요?
◆ 이재명> 왜 ‘가구 당’으로 자꾸 합니까? 커 보이게 하려고 하는 지도 혹시 모르겠는데. 그런 것 조삼모사거든요. 국민들이 화냅니다. 인당으로 하고요. 5명이면 곱하기 5 하고 지역화폐로 주고요. 그다음에 금액이 너무 적습니다. 제가 ‘많이 인심 쓰자’ 이런 뜻이 아니고요.
◇ 김현정> 그럼 얼마나 줘야 된다고 생각하세요? 1인당?
◆ 이재명> 저는 100만원 정도가 적정하고요. 그 이상 해야 될 상황도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1인당 100만원이요?
◆ 이재명> 지금 세계적 경제석학들이나 경제 예측가들의 말은 인간이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위기가 온 답니다. 대공황을 넘어설 수도 있습니다.
◇ 김현정> 대공황을 넘어설 수도 있다? 세계 대공황.
◆ 이재명> 심각하게. 기본적으로 IMF는 넘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이미.
◇ 김현정> IMF 정도가 아니라 IMF보다 더 심각하다.
◆ 이재명> 상황을 넘어섰습니다. 넘어서고 지금 초기에 손을 쓰면 그나마 비용이 적은데 다 망가진 다음에 손을 쓰면 백약이 무효인 상태가 옵니다. 초기에 빨리 크게 막아야 됩니다.
◇ 김현정> 지사님, 그런데 1인당 100만원 아니라 1000만원 준다고 하면 좋죠. 좋은데요. 문제는 재정건전성 아니겠습니까? 그걸 감당할 돈이 되는가. 게다가 이게 장기전이 될 게 자명해 보이는 상황이면 오히려 국가가 돈을 좀 아껴서 장기전에 대비하는 플랜 짜고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더 급선무 아니냐? 이런 이야기도 나오거든요.
◆ 이재명> 제가 간단하게 예를 들면 경제는 몸의 순환과 똑같은데 다리가 부러졌어요. 다리가 막 부러졌는데 돈이 없어요. 지금 돈 빌려야 돼요. 돈 빌려서 수술을 해서 정상적으로 살아서 그거 갚을 겁니까? 아니면 옛날처럼 된장 바르고 그냥 버티다가 죽거나 장애인 될 겁니까? 돈을 쓰는 것도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1인당 100만원 해도 50조원인데요. 51조원. 이거 일단 국채로 시행한 다음에 올해, 내년, 내후년 3년 정도 이렇게 예산 조정하면 증세 안 하고 현재 있는 예산으로 1년에 17조씩 마련하면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17조 마련 못 합니까?
◇ 김현정> 충분히 가능하다.
◆ 이재명> 3%입니다. 예산의 3%.
◇ 김현정> 다리 부러진 사람들, 더 취약한 계층. 그게 30%면 30%, 50%면 50%에게만 주는 건 어떻겠느냐? 이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재명> 그게 효율적으로 보이지만 일단 지금은 너무 어렵기 때문에 갈등이 격화됩니다. 다 예측되는 일이죠. ‘한 사람, 너희만 어려운 게 아니라 나는 뭐 안 어렵냐?’ 두 번째로는 누가 이 재원을 만듭니까? 돈 많이 벌고 재산 많은 사람이 세금 많이 내서 만드는데 그들을 빼면 화가 나지 않습니까?
◇ 김현정> 화가 나고 갈등이 생기면 그거에 드는 돈이 더 많다?
◆ 이재명> 앞으로는 이런 정책을 추가하기가 어렵습니다. 그게 제일 문제죠.
◇ 김현정> 역시 경제전문가인 유승민 전 대표는 이런 말씀하셨어요. ‘지금 모든 정당들이 허경영을 닮아가고 있는 것 같다. 악성 포퓰리즘이다’ 뭐라고 답하시겠습니까?
◆ 이재명> 제가 유승민 의원 좋아하는데요. 합리적이시고 해서요. 그런데 가끔씩 구식 축음기 소리가 날 때가 있어요. 흘러간 옛 노래. 예를 들면 미국이 트럼프나 공화당이 악성 포퓰리즘을 합니까? 거기 국민 1인당 1000불씩, 2000불씩 준대잖아요. 지금 이번에 긴급경제조치로 4조 달러 그러니까 5000조 원하려고 하잖아요. 바보라서 그런 거 아닙니다. 너무 큰 위기고 심각하고 이 계곡이 너무 깊어질 것이기 때문에 그 충격을 막기 위한 응급조치를 하고 있는 중이에요. ‘왜 수술비가 그렇게 많이 드느냐?’ 이런 거하고 똑같잖아요. 사람이 살고 봐야지.
◇ 김현정> 알겠습니다. 수술을 크게 해야 되는 상황에서 왜 수술비가 이렇게 많이 드느냐라고 지금 따지는 것과 같다라는 설명까지 들으면서 오늘은 여기서 인사를 드리죠. 이재명 지사님, 고맙습니다.
◆ 이재명>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경기도 이재명 지사였습니다. 김현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