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전 세계 선거가 취소·연기되는 가운데 코로나19 속 치러진 한국의 4·15 총선이 뜨겁게 주목받고 있다. 뉴욕타임스, 이코노미스트 등 미국과 영국 유력지들은 코로나19 방역에 충실하면서도 질서정연했던 한국의 투표 방식을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10일 서울의 한 사전투표소에서 목격한 유권자들의 모습에 대해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1m 간격으로 줄을 서 있었다. 체온을 측정하고, 소독제로 손을 문지르고, 관리자들이 제공한 일회용 비닐장갑을 착용했다. 그 후 사람들은 전염병 시대의 첫 선거를 앞두고 부스에 들어와 투표했다"라고 묘사했다.
감염 위험을 초래했던 위스콘신 주의 경선과 비교하면서 "한국의 총선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국민들에게 대규모 집회를 금지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촉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4400만명의 유권자들이 투표소의 안전성을 확신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코로나19 방역과 동시에 투표가 가능했던 이유는 위기에 꼼꼼하게 대비한 시스템 덕분이라고 봤다.
뉴욕타임스는 "공무원, 공익근무요원 등이 1만4천여개 투표소를 소독하고, 유권자들의 1m 거리두기를 관리하려고 투입됐다"며 "온도를 쟀을 때 37.5도보다 높은 유권자는 별도로 격리돼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투표소는 소독된다. 사전투표는 전염병 시대의 선거를 위해 고안한 특별한 방안의 드레스 리허설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들의 선거권 보장을 위해 한국 정부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조명했다.
뉴욕타임스는 3100명의 코로나19 환자들과 7만명의 격리자들에 대한 한국 정부의 투표 대안책을 소개하면서 "선거관리위원회와 보건 당국은 이들에 대한 선거권을 보호하려 노력했다. 유권자들에게 투표를 독려하는 것은 코로나19와의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정상성을 회복하겠다는 결의를 반영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무엇보다 긍정 평가가 높은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 이번 선거에 결정적 키포인트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몇 주 동안 문재인 정부는 전염병을 신속하게 효과적으로 억제했다는 찬사를 받았고 그 결과 지지율이 급상승했다"면서 정치 여론조사 전문업체 대표의 말을 인용해 "이번 선거는 정부가 코로나19를 잘 다뤘는지가 주제다. 코로나19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모든 불만을 옆으로 치웠다. 국민들은 다른 국가들에서 코로나19가 급증하는 것을 보고 정부가 잘했다고 믿는다"라고 민심을 짚었다.
(사진=이코노미스트 홈페이지 캡처)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선거를 취소하거나 연기한 일부 국가들과 달리 한국이 예정대로 선거를 치를 수 있는 이유에 주목했다.
이코노미스트는 11일 기사에서 "투표소 감염 위험이 높아지면서 영국, 프랑스, 미국의 일부 주(州)를 포함한 다른 여러 국가들은 선거를 취소하거나 연기해야 했다"면서 "한국의 선관위는 유권자 및 투표 현장 관계자들의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교한 보호 장치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유권자는 투표소에 들어가기 전에 체온을 측정해야 한다. 투표 용지를 받아 부스에 들어가기 전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을 소독하고, 비닐장갑을 착용해야 한다. 선거 관리인들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투표하는 동안 서로 거리를 두게 한다. 문 손잡이, 도장, 투표함은 자주 소독한다"고 4·15 총선을 위한 맞춤 방역대책을 자세히 설명했다.
선거를 위한 코로나19 방역대책에는 박수를 보냈지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무색하게 한 한국 정당들의 '꼼수'에는 따끔한 비판을 쏟아냈다.
미래통합당을 시작으로 선거법 개혁에 앞장섰던 더불어민주당 등이 비례대표석 전용 위성정당을 만든 것에 대해 "개혁의 취지를 훼손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한국인들은 코로나19를 이길지 모르지만 교활한 정치인들을 길들이는 방법은 알아내지 못했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