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송 캡처)
'건물주' 연예인들의 부동산 투기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들이 '연예인'이라는 신분을 이용, 억대 시세차익을 위해 온갖 편법을 동원했다는 비판이 팽배하다.
연예인들의 이 같은 편법은 지난 21일 방송된 MBC 시사보도프로그램 'PD수첩'을 통해 자세히 공개됐다.
'PD수첩'은 공효진, 권상우, 하정우, 손예진, 리쌍, 양현석, 한효주, 이병헌, 김태희 등이 부동산을 통해 적게는 수십억, 많게는 수백억원의 시세차익을 어떻게 얻을 수 있었는지 파헤쳤다.
그 결과 이들 대다수가 은행에서 매매가의 70~80%대에 이르는 수십억원을 대출받아 건물을 매입해온 것이 드러났다.
연예인 개인에게 고액 대출을 해준 은행에 'PD수첩'이 직접 찾아가보니 은행 관계자는 "개인으로는 그런 대출 금액이 나오기가 힘들다"며 의아해했다. 결국 '연예인' 신분이었기 때문에 일반 개인은 불가능한 거액도 대출이 가능했던 셈이다. 설상가상 일부 연예인들은 건물 매입을 위해 유령 법인을 설립하기까지 했다.
이런 편법을 감행하는 이유는 결국 더 높은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서다. 매입 단계부터 양도소득세를 10~15% 수준으로 줄이고 이밖에 각종 감세 효과를 누리면 건물을 되팔때 시세차익이 늘어난다.
사실 그 동안 연예인들의 부동산 투자는 현명한 '자산증식법'으로 소개됐고, 몇몇은 방송에서 '투자의 귀재'로 불려왔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거액 대출, 유령 법인 설립 등 편법적인 감세를 통해 자산을 불려온 사실이 알려지게 된 것이다.
법의 허점을 이용한 '감세' 전략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대중은 공분하고 있다. 투기 목적이 다분한 '건물주' 연예인들이 뒤늦게 눈총받는가 하면, 전액 현금으로 건물을 매입한 연예인들은 오히려 "정직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회적 영향력 측면에서 '준공인' 수준의 책임이 따르는 연예인들이 편법적 감세로 부동산 '투기'에 앞장선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기 자본을 이용한 거래의 자유는 누구에게나 있다. 문제는 이런 방식의 부동산 투기가 임대료의 급격한 상승을 부르고 장기적으로는 부동산 시장에 심각한 불안정성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한 부동산 업체 전문가는 23일 CBS노컷뉴스에 "연예인이 단순 '투기' 목적이 아니라 자기 자본을 가지고 건물을 매입해 투명하게 세금까지 내면 사실 이런 거래들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이들은 더 높은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법의 빈틈을 활용해 세금을 줄이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불법 탈세는 아니고 '편법' 절세이지만 이렇게 되면 결국 단기에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발생한다. 높은 비율의 대출금을 끼고 사기 때문에 당연히 임대료 부담도 늘어난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연예인들이 주로 매입하는 상업용 건물에 대한 대출이 보다 제도적으로 엄격하게 보완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이 전문가는 "주택에 대한 대출은 상당히 엄격하지만 현재 상업용 건물은 대출 비율이 높아도 괜찮다. 물론, 상업용 건물은 월세가 발생해 은행이 상환능력을 높게 판단하는 것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0~90%까지 대출금으로 매입이 이뤄지는 건 이를 제한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