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입시비리 및 공직자 감찰무마 등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피고인 신분으로 첫 재판에 나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는 8일 오전 10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뇌물수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조 전 장관 등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정식 공판에는 피고인의 법정 출석 의무가 있는 만큼 조 전 장관 또한, 이날 법정에 직접 출석했다. 그는 법정에 들어가기 전 서초동 중앙지법 청사 앞에 대기하던 취재진들 앞에서 "검찰이 왜곡하고 과장한 혐의에 대해 사실과 법리에 따라 하나하나 반박하겠다"고 밝혔다.
자녀 입시 비리와 감찰 무마 의혹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조 전 장관은 크게 자녀의 대학 및 대학원 입시에 불법으로 관여했다는 의혹과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당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비위 의혹에 대한 감찰을 무마했단 두 갈래 의혹을 받고 있다.
이중 재판부는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무마 의혹부터 심리를 진행하기로 했다. 따라서 이날 법정엔 조 전 장관의 공범으로 기소된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도 함께 출석했다.
조 전 장관 측은 이날 법정에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무마한 것이 아닌 정상적으로 종료됐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조 전 장관 변호인은 "유재수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사실을 박형철 전 비서관 등에게 보고를 받은 뒤 유 전 부시장에 대해 비위사실에 맞는 인사조치를 하라고 지시한 것이 전부"라며 "감찰을 중단하게 하란 것이 아닌 종료가 됐다는 게 저희 측 주장이다"고 말했다.
이어 "(유 전 부시장을 감찰한) 특별감찰반은 강제권이 없는 곳으로 법령상 허용된 수준 이상의 감찰을 할 수 없으며 이런 상황에서 조 전 장관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인사조치를 최종적으로 결정한 것이다"며 "이같은 조치가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고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한 직권남용죄가 되는지 의문이다"고도 밝혔다.
백 전 비서관과 박 전 비서관 측 또한 감찰을 무마할 권한 자체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자녀 입시 비리와 감찰 무마 의혹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백 전 비서관 측은 다만,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당시 김경수 경남도지사, 윤건영 당시 국정기획상황실장 등으로부터 '유재수 구하기'식 구명활동이 있었다는 점은 인정했다.
세 피고인은 국민참여재판 희망 여부를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오후부터 이인걸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장을 첫 증인으로 세워 심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전 반장은 유 전 부시장에 대해 "수사 의뢰 등 후속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작성한 인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