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널목을 따라 이동하는 오리 가족. (사진=경남도청 최종수 주무관 제공)
경남 창원시 도심에서 번식에 성공한 흰뺨검둥오리 가족이 자연의 품으로 돌아갔다.
생태 사진작가인 최종수 경남도청 주무관은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둥지를 튼 흰뺨검둥오리 부부가 낳은 13개의 알이 부화해 10마리의 새끼가 탄생했다고 8일 밝혔다.
알에서 깨어난 새끼들은 엄마의 보살핌을 받으며 낙동강유역환경청 작은 연못에서 수영을 배우고 먹이 사냥을 하며 에너지를 보충했다.
그러나 전날인 7일 오리 가족은 낙동강유역환경청을 떠나 창원 도심 하천으로 이주를 시작했다.
새끼들은 엄마의 통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이동했다. 도로에 도착한 오리가족은 무단횡단을 하지 않고 건널목으로 건넜다. 이 모습을 목격한 시민들은 놀랍다며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새끼 10마리를 이주시킨 오리 엄마는 남은 알이 혹시나 부화했는지 둥지를 다시 찾았다. 어버이날을 맞아 모성애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한다.
흰뺨검둥오리는 시베리아 동남부, 몽골, 동부와 동북부, 한국, 일본 등에서 서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50년대까지 흔한 겨울철새였지만 1960년대부터 시작해서 전국의 야산이나 풀밭, 습지에서 번식하는 텃새로 자리 잡았다.
창원 도심 하천으로 이주한 오리 가족. (사진=경남도청 최종수 주무관 제공)
번식기에는 낮에도 활발하게 움직이며 하천, 논, 강에서 수초·수서곤충 등을 먹는다. 둥지는 논이나 저수지 주변의 초지 또는 야산에 덤불 속에 오목하게 땅을 파고 풀과 앞가슴 털을 뽑아 내부를 알자리를 만든다.
알을 품는 것은 암컷이 전담하며 암컷이 잠시 둥지를 비울 때는 둥지에 알이 노출 되지 않도록 나뭇잎과 풀잎을 덮어 천적으로부터 철저하게 알을 보호한다.
비가 올 때도 온몸에 비를 맞으며 알이 비에 젖지 않도록 암컷은 둥지를 떠나지 않는 지극한 모성애를 발휘한다.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일하는 조재천(60) 씨는 "흰뺨검둥오리 부부가 5년째 이곳에서 번식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기록하며 지켜보면서 모성애에 대한 위대함에 감동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