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 '갓갓' 문형욱.(사진=경북지방경찰청 제공)
"나는 안 잡힌다"고 자신하며 경찰 소환에 응한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 '갓갓' 문형욱을 무너뜨린 결정적 증거물은 '휴대전화'였다.
줄곧 범행을 부인하던 문형욱은 2017년 사용하다 버린 휴대전화가 증거로 제시되자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구속된 문형욱이 운영한 n번방 사건을 수사 중인 경북지방경찰청이 문형욱을 용의자로 특정한 건 지난 4월이다.
경찰은 지난해 3월 여성가족부 산하 디지털성범죄 피해자지원센터의 수사 의뢰를 받아 내사를 진행 중이었다.
지난 9일 문형욱은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해 소환 조사를 받았다.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인 'n번방' 최초 개설자(대화명 '갓갓') 문형욱(24)의 신상이 공개됐다.(사진=연합뉴스)
문형욱은 경찰 조사에서 처음에는 범행을 강력히 부인했다.
그는 "성 착취물을 다운받은 적은 있지만 나는 갓갓이 아니고 성 착취물을 제작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이 장기간 수집 분석한 디지털 증거들을 토대로 추궁하자 결국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방대한 디지털 자료가 차례로 제시되자 문형욱이 심리적으로 무너졌다는 것.
경찰 관계자는 "약한 증거부터 핵심 증거까지 하나씩 제시하며 심문해나갔다"며 "부인하기 어려운 증거가 나오기 시작하자 문형욱이 심리적으로 무너지고 자백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밝혀낸 결정적인 증거는 문형욱이 2017년 사용하다가 폐기한 휴대전화다.
경찰은 문형욱의 휴대전화를 지난 4월 중순 압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증거와 관련된 내용이라 자세히 밝힐 수 없다"며 "이 휴대전화가 성 착취 영상 촬영에 이용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문형욱은 자백 이후 경찰 조사에 순순히 협조하며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