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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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의 중국 책임 논란과 관련해 미국과 중국이 연일 말폭탄을 주고받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번 논란과 관련한 중국측 반응에 대해 거친 언사로 대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의 어떤 '또라이(wacko)'가 방금 수십만명을 죽인 바이러스에 대해 중국을 제외한 모든 이들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제발 이 '얼간이(dope)'에게 이러한 전 세계적 대규모 살상을 저지른 것은 다름 아닌 중국의 무능이라는 것을 설명 좀 해줘라"는 글을 올렸다.
앞서 이날 궈웨이민(郭衛民)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대변인이 베이징에서 열린 화상 기자회견에서 미국을 향해 "일부 미국 정치인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왔다며 책임을 전가하려고 하는데 그들의 시도는 실패할 것"이라고 말한 것을 겨냥한 글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WHO(세계보건기구) 총회 참석을 거부하면서 WHO에 대해 '중국의 꼭두각시'라고 표현한데 이어 중국을 원색적으로 비난했었다.
폼페이오 장관도 이날 국무부 브리핑에서 중국을 '악랄한 독재정권'이라고까지 부르며 공격에 가담했다.
그는 이날 브리핑 모두 발언에서 "언론이 중국 공산당이 제공한 도전의 큰 그림을 놓치고 있기 때문에 중국에 관한 이야기부터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1949년부터 악랄한 독재 정권에 의해 지배를 받아왔다. 우리는 수십년간 무역과 외교적 접근, 개발도상국 지위로서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등을 통해 그 정권이 보다 우리처럼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는 베이징이 얼마나 이념적으로 그리고 정치적으로 자유 진영에 적대적인지에 대해 매우 과소평가했다. 전세계가 이러한 사실에 눈을 뜨고 있다"도 말했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실명을 거론하기도 했다.
시 주석의 WHO 총회 개막연설을 겨냥해 "시 주석은 이번 주 '중국이 시종 공개적이고 투명하며 책임지는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으나 그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한 병원 의사들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같은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를 처음 공유하기 시작한 지 142일이 됐다. 그러나 오늘까지도 베이징은 관련 시설에 대한 조사관들의 접근을 계속 거부하고 있고, 살아있는 바이러스 샘플을 계속 주지 않고 있으며, 중국내 팬데믹 관련 논의를 계속 검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진정한 개방성, 진정한 투명성을 보여주길 원한다면 우리가 하는 것과 같은 기자회견을 쉽게 열어서 모든 기자가 원하는 어떤 것이든 그에게 물어보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시주석의 실명까지 비판한 것으로 볼 때 트럼프 대통령과 사전 조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 전(18일)에도 WHO사무총장 앞으로 보낸 편지 형식으로 빌어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중국 책임을 14가지로 나눠 조목조목 비판하면서 시 주석의 실명을 거론하기도 했다.
중국에서 전염병이 돌기 시작할 때 WHO가 조사도 안하고, 관련 정보를 공유 않고, 중국을 감싸면서 미국은 비판하고, 중국의 잘못된 정보만 믿고, 중국이 투명했다고 칭찬하고, '시진핑' 주석과 내통했다는 내용이었다.
이어 편지 말미에서 WHO의 개선이 없다면 미국은 지원금을 영구 중단 할 수밖에 없다며 "미국인들 세금을 이런 곳에 쓸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때리기는 국내 정치용일 가능성이 높다.
미국에서는 중국에 대한 비호감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퓨리서치센터의 중국 비호감도 조사에서 66%가 나온 바 있다. 미국민 3명 가운데 2명은 중국에 대해 좋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는 얘기다.
2005년부터 시작된 정기적 조사에서 가장 높은 수치가 나왔다. 코로나19 사태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코로나19 사태로 낮아지고 있는 자신의 지지율을 만회하고 궁극적으로 11월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핑계거리'와 '공공의적'이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