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의 한 아파트에서 A씨 형제를 폭행하는 C씨의 모습과 이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동생 B씨. (사진=제보자 제공)
아파트 경비원이 입주민의 폭행과 폭언에 시달려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경기도 용인에서도 입주민이 택배기사를 폭행해 중상을 입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21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9시쯤 용인시 수지구의 한 아파트에서 택배기사 A(30)씨와 함께 일하던 사촌동생 B(22)씨가 입주민 C씨에게 폭행당했다.
당시 A씨는 무거운 짐들을 옮기느라 숨이 가파 잠시 마스크를 벗고 있는 상태였다. 이를 본 입주민 C씨는 두 사람에게 "마스크를 똑바로 쓰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C씨 역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계속해 항의하던 C씨는 갑자기 택배를 들고 아파트로 들어가려던 두 사람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고, A씨 형제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하고 폭행당했다.
당시 폭행 현장을 목격한 D씨는 "젊은 입주민이 주먹으로 두 택배기사를 때리는 것을 봤다"며 "(입주민에게) 그러지 말라고 했더니, 얘들(두 택배기사)이 먼저 때렸다고 그랬다. 두 택배기사는 일방적으로 맞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6분여 간 이어진 C씨의 폭행에 A씨는 갈비뼈에 금이 가고 눈 부위를 심하게 맞아 홍채염으로 인한 시력 저하 판정을 받았다. 동생 B씨는 팔꿈치 파열, 콧뼈 골절 등의 부상으로 2시간의 수술을 받는 등 중상을 입었다.
C씨는 지난 4월부터 A씨가 해당 아파트에 올 때마다 "너 아직도 이렇게 사냐"는 등의 폭언을 일삼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근무하는 택배업체에 허위로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고 A씨는 주장했다.
동생 B씨는 군 제대 이후 등록금 마련을 위해 이날 형과 함께 택배 배송 업무를 도우러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일이 많다보니 동생과 같이 일을 하게 됐는데,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해당 아파트를 담당한 지 5년이 지났는데, 이 남성 때문에 너무나 힘들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C씨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C씨는 경찰 조사에서 "택배 기사들이 먼저 배를 밀쳤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용인서부경찰서는 C씨를 폭행 혐의로 입건하고, CCTV 영상을 확보해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