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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마켓 오리알 부화…코로나 실직이 안겨준 '선물'

유럽/러시아

    슈퍼마켓 오리알 부화…코로나 실직이 안겨준 '선물'

    英 20대 여성, 실직기간 중 인공부화에 성공
    슈퍼마켓 오리알 부화는 '아주 드둔 일"
    병아리 이름은 빕,핍,밉으로 지어

    (사진=찰리 렐로 페이스북 캡처)

     

    슈퍼마켓에서 파는 오리 알로 새끼 3마리를 인공부화한 20대 영국 여성이 화제다.

    편의점 부점장으로 일하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로 일시 해고된 상태인 찰리 렐로(29)가 주인공.

    렐로는 해고된 나날을 어떻게 보내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오리를 키우기로 결심하고 영국 슈퍼마켓 체인점 웨이트로즈에서 구입한 알을 인공부화하기로 했다. 클래런스 코트 농장에서 출하한 화이트 오리의 알이었다.

    그런데 인공부화기에 넣은 지 한 달만에 세 마리가 차례로 껍질을 깨고 나왔다고 영국 BBC가 14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름은 태어난 순서대로 각각 빕(Beep), 핍(Peep), 밉(Meep)으로 지었다.

    오리 알 부화는 페이스북에 올라 온 다른 사람의 메추리알 부화 동영상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그녀는 코로나19로 봉쇄 조치가 실시되면서 원래부터 오리를 키우고 싶기도했다.

    "엄마와 저는 정부의 봉쇄조치 이후 오리 키우는 얘기를 잠깐 한 적이 있었는데, 마침 웨이트로즈 슈퍼에 갔을 때 오리 알을 보았고 저게 어쩌면 부화할 지도 모를거야,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마음 한 구석에는 부화하지 않을 거란 생각도 있었지만, 인공부화기에 넣은 지 6일뒤부터 변화가 발견됐다. 오리 알에서 핏줄이 보이기 시작했고, 작은 배아도 꿈틀댔다. 그때부터 흥분되기 시작했다"

    그녀는 첫째 병아리 빕이 부화하던 꼬박 이틀 동안 인큐베이터를 떠나지 못했다. 멀리 있는 친구들과의 전화통화로 간신히 흥분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

    빕이 부화한 뒤에는 털모자를 이용해 작은 포대기를 만들어 데리고 다녔다. 이틀 뒤 핍이 태어났고, 그 일주일 뒤에 막내 밉이 부화에 성공했다.

    그녀는 부화됐을 때 너무 흥분됐지만 여전히 마음 한 구석에는 슈퍼마켓에서 파는 알들이란 생각이 자리하고 있다. 농장에서 수거된 뒤 배달 트럭에 실려 덜컹거리며, 짐수레에 실려 진열대로 옮겨지고, 수많은 사람들이 집었다가 내려놓거나 했던 알들이었다.

    같은 실험을 다시 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실험에 나선 주된 이유가 실직해서 시간이 남아 오리들이 자랄 때까지 돌볼 수 있어서였다. 다른 여건이라면 애들을 돌볼 겨를이 없었을 것이다."

    렐로는 집에서 닭도 키우고 있다. 런던 북부 허트포드셔 자택의 집안에서 당분간 오리 병아리들을 키우다가 깃털이 자랄 정도로 크면 마당에 내놓고 닭과 함께 키울 생각이란다.

    오리를 부화하는 게 멋진 일이긴 하지만, 아무 준비없이 시작하지는 말라고 독자들에게 조언했다.

    그녀는 "부화에 대해 공부하고 시설을 갖추고, 오리를 돌볼 공간을 확보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알을 판매한 웨이트로즈측은 "슈퍼마켓 판매용 알에서 오리가 부화되는 건 지극히 드문 일"이라고 밝혔다.

    슈퍼마켓측은 "화이트 오리의 암수를 구별하는 건 어렵기로 정평이 나 있다"며 "농장에서 수컷이 암컷 축사로 간혹 섞여 들어가기도 하고, 아주 드물게는 야생 암오리가 농장의 수컷오리에 섞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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