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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선, '정인'이 되기 위해 정인의 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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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혜선, '정인'이 되기 위해 정인의 길을 걷다

    [노컷 인터뷰] 농약 막걸리 살인사건이 일어난 그곳, 대천에 모인 사람들 ②
    영화 '결백'(감독 박상현) 안정인 역 배우 신혜선 - 2편

    (사진=㈜키다리이엔티 제공)

     

    ※ 스포일러 주의

    '처음'이 가져다주는 순간의 설렘은 언제가 되어도 마음속에 되살아날 것이다. 영화 '결백'(감독 박상현)은 배우 신혜선의 첫 영화 주연작이다. 자신의 얼굴이 크게 걸린 포스터를 보는 것만으로도, 스크린에 나오는 자신의 얼굴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설레는 작품이다.

    그런 첫 주연작부터 만만치 않은 작품을 만났다. 극 중 정인은 "두고 보세요, 내가 결백을 증명할게"라며 당당하게 나섰다. 집을 떠난 후 처음 만나는 엄마 화자(배종옥)가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으려 했던 정인이다. 그런 정인이 엄마와 마을 사람들의 진실을 안 후 모든 것이 흔들린다.

    그런 정인을 맡아 그려낸다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신혜선은 현장에서 영화 속 분위기를 온몸으로 부딪히며, 그리고 배종옥 허준호 등 대선배들의 도움을 받아 호흡을 맞추며 한 걸음씩 정인을 이해해 나갔다. 그렇게 정인이 되어갔다.

    지난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신혜선을 만나 '결백' 속 정인이 되어가기까지의 이야기를 더 들어봤다.

    (사진=㈜키다리이엔티 제공)

     

    ◇ 신혜선, 현장과 선배 배우들을 통해 '정인'을 완성하다

    영화 '결백'은 코로나19 사태로 두 차례 연기된 끝에 관객들을 만났다. 여러모로 오랜 기다림 끝에 관객 앞에 선보이는 만큼 신혜선도 기대와 두려움이 교차하는 작품이다. 그는 "정인이가 영화 속에서 가는 길과 내가 촬영하면서 가는 길이 비슷했다"고 말했다. 텍스트만 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그림조차 안 그려지는 부분도 있었다.

    극 중 정인은 아빠의 폭력을 이기지 못해 홀로 집을 떠난다. 그렇게 떠나 변호사로 성공했고, 다시는 발걸음 하지 않을 것만 같던 고향 대천으로 어느 날 갑자기 내려왔다. 바로 엄마 화자가 살인용의자가 됐다는 뉴스 때문이다.

    모두가 엄마를 손가락질하고, 그런 엄마의 무죄를 밝혀내려는 정인을 마을 사람들이 죄어온다. 심지어 화자는 정인이 자신의 딸이라는 것까지 잊었다. 모든 순간이 그랬지만 특히 진실을 목격하고 이 진실을 어떻게 법정으로 가져갈 것인가 고민하면서 정인의 마음에는 온갖 감정이 휘몰아친다.

    신혜선이 이를 온전히 그려내기까지의 과정은 정인만큼 험난했다. 그는 "정인이가 영화 속에서 보이는 감정들은 딱 좋다 싫다로 나누어져 있지 않다. 표면적으로는 좋다 말하지만 사실은 싫은 그런 묘한 느낌의 인물이었다"며 "텍스트로 봤을 때 좋은 건지 싫은 건지 잘 안 보였는데, 현장에 가서 세트장이나 촬영 현장의 느낌이나 상대 배우의 에너지를 통해 갑자기 확 깨달았다"고 말했다.

    (사진=㈜키다리이엔티 제공)

     

    극 중 정인의 엄마 채화자로 나오는 배종옥, 사건의 중심에 있으면서 정인과 날 선 대립을 하는 추인회 시장의 허준호 등 연기에 있어서 모두가 손꼽는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신혜선에게도 큰 부담이었지만, 그 이상으로 신혜선이 '정인'이 되도록 도왔다.

    "선배님들과 같이 한다고 했을 때 진짜 무서웠어요. 제가 어릴 때부터 정말 유명한 선배님들이었고, 또 제가 그런 선배님들과 같이 영화에 나온다니 부담스럽기도 하고 정말 잘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죠. 같이 촬영하면서 배종옥 선배님께서 정말 감정적으로, 물리적으로 도움을 많이 주셨어요."

    허준호와 하면서는 무섭다는 생각까지 든 적이 있다. 자신이 머릿속으로 그려본 추인회 시장보다 허준호가 구현한 추 시장은 더욱 무서운 인물이었다. 배우 허준호가 아닌 추인회 시장을 현장에서 마주한 순간, 신혜선은 자기도 모르게 기가 눌렸다. 병원에서 추 시장과 대면한 장면이 바로 그랬다.

    그는 "대사 연습을 해갈 때 상대방이 대충 어떤 느낌으로 하겠다고 열어두는데, 선배님이 너무 다른 틈으로 비릿하게 대사를 하셔서 '이 사람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정인이가 추 시장에게 절대 밀리면 안 되는 상황인데 속으로 좀 밀렸다. 선배님은 충청도 사투리로 유들유들하게 말씀하시는데 나는 혼자 눈에 힘주고 말하는 게 너무 작아 보이고, 진 느낌이 들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사진=㈜키다리이엔티 제공)

     

    ◇ 자신의 소중한 첫 주연작 '결백', 관객들의 토론의 장 되길

    두렵고 어려운 현장, '결백'으로 첫 영화 주연 데뷔를 했지만 드라마 속 중심에 선 신혜선의 모습은 어느덧 우리에게 익숙해졌다.

    '단, 하나의 사랑' '사의찬미'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황금빛 내 인생' '비밀의 숲' 등 하는 드라마마다 다른 얼굴을 선보이며 시청자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는 "겸손하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운이 진짜로 좋았다. 지금까지 일하며 만난 분들 모두 좋은 분들이고, 내가 신인 때부터 나쁜 길로 빠지지 않고 잘 나아갈 수 있도록 인도해 주셨다"며 "캐릭터 역시 조금은 다양한 캐릭터를 맡아볼 수 있었던 것 역시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아직은 하고 싶은 것도, 해보고 싶은 것도 많지만 신혜선은 코믹한 연기를 해보고 싶다. 자신이 연기하는 걸 보며 누군가가 웃어주는 게 좋아서다. 그는 "다른 사람이 나를 보고 웃고 있다는 게 되게 기분이 좋더라"며 "코미디 연기가 너무 어려워서 잘할 자신은 없지만, 그냥 내가 연기하는 걸 보고 누군가 웃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신혜선은 첫 주연 영화 '결백'이 많은 관객에게 많은 이야깃거리를 제공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지나가는 길에 포스터가 크게 걸려 있는데 그걸 보는 순간 가슴이 울렁거리더라고요. 처음이니까 결과물에 상관없이 저에겐 정말 소중한 영화예요. 보신 분들이 그래도 텅 빈 영화라고만 안 느끼면 좋겠어요. 알맹이가 있는 영화가 됐으면 해요. 결말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온 것처럼, 같이 본 분들끼리 토론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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