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셜 네트워크의 절대강자였던 싸이월드를 창업한 이동형 피플스노우 이사장이 계획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이하 '세바시')은 16일 오전 이동형 이사장의 강연 '계획이 있는 사람만이 성공하고 실패한다'를 공개했다.
지난 2003년 싸이월드가 SK커뮤니케이션즈에 흡수 합병될 때까지 서비스를 진두지휘한 이동형 강연자는 싸이월드의 성공이 있기까지 거쳐야 했던 시행착오를 먼저 언급했다. '사이좋은 세상을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으로 만들었던 싸이월드의 인기는 시원찮았다. 이미 업계에는 프리첼, 다모임, 아이러브스쿨 같이 비슷한 꿈을 꾸는 경쟁자가 많았다. 당시만 해도 싸이월드는 업계 12위에 불과했다.
주변 사람들이 "이미 시장은 재편됐다"라고 말하기 일쑤였고, 투자자와 내부 구성원들도 하나 둘 떠나기 시작했다. 이동형 이사장은 싸이월드 서비스가 잘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사업은 만만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고객을 모르고 사업하고 있다"고 지적한 모 대학 교수와의 만남은 그에게 새로운 전환점을 가져다줬다.
기업을 세운 다음부터는 모든 순간이 도전이고 위기일 것이다. 싸이월드의 위기는 무엇이었을까? 고객응대를 열심히 한다고 해서 고객을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와 기획 담당자들은 홍대, 신촌 같은 번화가로 나섰다. 그곳에 진짜 '사이좋아 보이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이 모여서 무엇을 하고, 어떨 때 행복을 느끼는지 사진을 찍어 기록했다. 사진에 담긴 사람들의 모습은 이동형 이사장이 상상하던 고객의 모습과 전혀 달랐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고객이 등장하자 이동형 이사장은 프로젝트 실무에서 빠진다. 타깃에 맞게 조직을 재편하고 새로운 프로젝트 책임자를 둔 지 3개월 후, 우리 모두가 아는 '미니홈피'가 비로소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고객을 안다고 생각했을 때는 풀리지 않던 난제가 단번에 해결된 것이다.
성공하려면 계획이 필요하다. 물론 계획이 있어도 실패할 수 있다. 하지만 진정한 문제는 '대다수 사람들이 계획 자체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동형 이사장은 "구성원 간에 합의된 계획이 없어서 주식회사 싸이월드가 존속하지 못하고 합병됐다"고 전했다. 반면 "커뮤니티 문화의 엄마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고 말했던 미니홈피 기획 담당자는 네이버 카페와 블로그, 밴드를 연이어 성공시켰다. 작은 계획이라도 얼마나 큰 성과를 낳을 수 있는지 알려주는 사례일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하는 '빛나는 실패, 성공을 비추다' 강연회는 실패의 경험을 자산으로 삼아 새로운 도전의 가치를 전하는 벤처 창업가들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동형 강연자 외에도 남세동 '보이저엑스' 대표, 이인표 '꽃을 담다' 대표,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 고정욱 '핏펫' 대표의 강연이 차례대로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