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숙현 선수의 동료 선수들이 지난 6일 국회 소통관에서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과 관련해 피해실태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과 관련해 경북 경주시체육회가 오는 8일 팀닥터로 불린 운동처방사를 검찰에 고발한다.
경주시체육회는 8일 오전 9시 30분 대구지검 경주지청에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에서 일한 안주현(45)씨를 폭행과 성추행 등의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안씨는 최숙현 선수 폭행의 주범으로 알려진 인물로 '팀닥터'로 불렸지만 의사나 물리치료사가 아닌 운동처방사 2급 자격증만 갖고 있다.
안씨는 지난해 뉴질랜드 전지훈련 당시 최숙현 선수를 폭행하고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숙소 등에서 일부 여성선수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최 선수의 동료들은 "안씨가 자기 방으로 불러 뺨을 두 차례 때렸다가 볼에 뽀뽀하고, 수영 동작을 알려준다며 서 있는 상태에서 어깨에 손을 올리고 한쪽 손으로 목을 감아서 '사랑하는 남자친구를 끌어안을 때처럼 끌어안으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안씨는 팀 주장인 장윤정 선수의 소개로 인연을 맺은 뒤, 훈련 때마다 비용을 주고 임시로 고용해 별다른 재제를 받지 않고 있다. 그는 현재 잠적한 상태로 경찰이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씨가 경주시체육회에 감독과 팀닥터, 선배선수들의 가혹행위가 담긴 녹취파일 5~6개와 팀닥터 및 주장 장윤정의 통장거래 내역서가 든 USB를 제출했다.
해당 녹취파일에는 이미 공개된 폭행과 폭언, 가혹행위 외에 일부 추가 학대행위 정황도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경주시체육회는 현재 녹취파일과 통장거래 내역서를 일일이 확인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는 중으로, 작업이 끝나면 관련 내용을 고소장에 추가한 뒤 검찰에 함께 제출할 예정이다.
경주시체육회 여준기 회장은 "파일 양이 많이 확인 작업에 어려움이 있지만 오늘 안에 모두 마무리한 뒤 내일 검찰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일 대한철인3종협회는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김규봉 감독과 장윤정 선수를 영구제명하고, 남자 선배 김모씨는 자격정지 10년을 의결했다. 공정위는 지금까지 나온 증언과 증거만으로도 혐의가 상당하다고 보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가해자로 지목된 경주시청 감독과 선배선수 2명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참석해 폭행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