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BBC' 홈페이지 캡처)
1994년부터 장기집권 중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6기 집권에 도전하는 이번 대선에서 압승을 거둔 것을 계기로 벨라루스 정국이 극도의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79.7%의 득표율로 압승을 거뒀다는 출구조사 결과가 공표되자 이에 반발하는 시민들이 불법선거를 외치며 대선불복 운동에 나서는 등 전국에서 항의시위가 이어지고 있고 정부는 대규모 체포로 맞서고 있다.
옛 소련 당시 백러시아(White Russia)로 불렸던 벨라루스는 전날 치러진 대선에서 6기 집권에 도전하는 루카셴코 대통령이 압도적인 득표율로 압승을 거뒀다는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자 수도 민스크를 비롯해 북동부 도시 비텝스크, 남서부 도시 브레스트, 서부 도시 그로드노 등 전국 각지에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와 이튿날 새벽까지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시위가 벌어지자 경찰은 최루탄과 섬광탄 등을 쏘며 강경 진압에 나섰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벨라루스 수사당국은 10일(현지시간) 대선 결과에 불복해 폭력 시위를 벌인 시민 3천명 가량을 체포하고 상당수를 형사 입건했다고 밝혔다.
벨라루스 수사위원회는 폭력 시위 가담자들을 대규모 소요와 경찰 폭행 혐의로 형사입건했다고 밝히고, 이들이 8~1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발표했다.
수사위원회는 시위 참가자들이 쓰레기통과 몽둥이, 보도블록, 유리병 등을 이용해 폭력 시위를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다수의 경찰이 다쳤다고 전했다.
야권은 선거 과정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이 행정력을 동원해 절대적으로 유리한 선거운동을 펼치고, 유력 야권 인사들의 후보 등록을 좌절시키고,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이유로 선거 감시단 수를 제한하는 등의 불법·편법 선거를 자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루카셴코의 최대 경쟁자로 꼽혀온 야권 여성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37)는 이날 중앙선관위를 방문해 이의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선거 결과를 무효화하고 일부 투표소의 개표 결과에 대해 재검표를 실시하거나 재투표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루카셴코 대통령은 야권의 항의 시위를 외국 세력의 사주를 받은 정권 교체 시도라고 맞섰다.
그는 "우리는 폴란드, 영국, 체코 등에서 들어온 외국 전화를 포착했다"면서 "그들 외국 세력이 전화로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는 우리의 '양들'(시위대)을 조종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벨라루스에서 정권 교체 혁명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국가를 분열시키려는 시도에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벨라루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6년 동안 장기집권 중인 루카셴코 대통령(65)이 80.08%의 득표율로 승리했다는 잠정 집계결과를 발표했다.
야권 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는 10.09%를 득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투표율은 84%다.
지난 1994년부터 철권 통치해오고 있는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번 대선 승리로 또다시 5년간 집권을 이어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