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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왜 이번엔 일부만 주자는 걸까

국회/정당

    재난지원금, 왜 이번엔 일부만 주자는 걸까

    민주당 내에서도 힘받는 '선별지원' 주장
    재정부담 누적에 기부 적었던 전례 거론
    당장은 "방역에 집중"하자며 속도 조절
    이재명, 정의당은 반기 "불합리한 차별"

    (그래픽=고경민 기자)

     

    코로나19 2차 확산이 전국적으로 본격화하자 정치권에선 국가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 논의가 솔솔 피어오른다.

    핵심은 규모와 대상, 재원 마련 방안이다.

    지난 5월 지급했던 1차 때와 같이 국민 모두에게 지급할지, 아니면 '더 어려운' 사람만 추려서 지원할지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 당장은 "방역에 집중할 때"라지만

    정부여당은 일단 속도조절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2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재난지원금을 둘러싼 경쟁의 모습보다 방역에 집중할 때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저녁 정부, 청와대와 3자 협의회에서 관련 논의를 보류하기로 정한 뒤 여당 지도부 쪽에선 이처럼 '지켜보자'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방역의 중대 기로에 놓인 만큼 확산세가 빨라질 경우와 어느 정도 수그러들 경우, 대응 방식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장은 '방역이 최고의 경제정책'이란 말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지급 방식과 관련한 논의는 이와 별도로 점차 가열되는 양상이다. 미래통합당, 정의당 등 야권이 거듭 등을 떠미는 데다, '추석 전 지급'이 정책효과에 결부된다는 점에서 언제든 속도가 붙을 개연성도 있다.

    설훈 최고위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때가 언제냐 하는 문제는 다시 논의를 해야 되겠습니다마는 결국 2차 재난지원금을 해야 될 거다, 이렇게 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낙연 후보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힘 받는 선별지원…이낙연도 "차등으로"

    눈에 띄는 건 이번엔 재난금을 일부 국민에게 선별적으로 지원하자는 목소리가 상당히 힘을 얻고 있다는 대목이다.

    '선별 복지'를 꾸준히 강조해왔던 보수야권이나 재정 건전성을 책임지는 기획재정부뿐 아니라 민주당 내에서도 이런 주장이 끊이지 않는 모습이다.

    차기 당권과 대권의 유력 주자인 이낙연 의원도 이번 주까지는 최대한 방역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어려운 분들을 더 두텁게 돕는 차등 지원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고위원 후보들도 말을 보탰다. 이원욱 의원이 '선택적 지원'을 강조한 뒤 "선별 70% 지급이 정책 효과성에서는 좋을 것(염태영 수원시장)"이라거나 "하위 50%에게 두 배를 주는 것이 낫다(신동근 의원)"는 의견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재정 부담 누적" VS "선거가 없어서?"

    여권은 앞서 1차 재난지원금 논의 당시 '지원 대상을 선별하는 데 너무 많은 자원이 들어간다'는 등의 이유로 전 국민 지급 필요성을 역설했었다.

    그때와 지금, 뭐가 다른 걸까?

    먼저 재정 부담이 누적됐다는 점이 가장 크게 지적된다. 1차 때는 추경을 통한 '세출 구조조정'으로 정부에 요구된 12조원 가운데 10조원 이상을 메꿨지만, 이번엔 대부분 국채, 즉 나랏빚을 써야 한다는 점을 걱정한다.

    이해찬 대표 비서실장인 김성환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모두에게 지급하면 좋겠지만 그동안 3차 추경까지 진행하면서 재정 적자 폭이 너무 커졌다"며 "타격이 비교적 작었던 분들이 있다는 점까지 고려해 구간을 나눠 지원하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1차 때 지원금을 자발적으로 기부한 사람이 예상보다 훨씬 적었다는 점이나 재정당국 설득의 용이성도 이번엔 선별 지원이 낫다는 논리로 쓰인다. 다만 같은 우려는 1차 때도 있었다는 점에서 '그때는 선거용 선심성 공약이었냐'는 의심도 야권에선 나온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이재명 "불합리한 차별"…100% 지급 주장

    논의가 선별지원 쪽으로 흘러가자 또 다른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불합리한 차별"이라며 반기를 들고 나섰다. 이번에도 전 국민 100% 지급이 필요하단 얘기다.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 "이 주장(선별지원)은 재난지원금의 성격을 오해하고 헌법상 평등 원칙에 위반하여 국민 분열과 갈등을 초래하며 민주당이 견지해 온 보편복지 노선을 버리고 보수야당의 선별복지 노선에 동조하는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재난지원금은 가계경제를 보전하는 복지정책의 성격보다 본질적으로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경기 부양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지사는 "자선사업도 아닌데 재원 마련에 더 기여한 국민은 빼고, 재원 기여도가 낮거나 없는 국민만 지원하는 것은 헌법상 평등원칙에 반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상위소득자를 차별하는 것"이라며 대립각을 세웠다.

    정의당도 "선별을 위한 행정비용 낭비, 불필요한 시간 소모, 50% 경계 소득 역전현상, 낙인효과 등 선별 지급에 따른 부작용이 만만치 않은 만큼 전 국민에게 서둘러 일괄적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결정하길 바란다(심상정 대표)"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밖에 생계 위험에 처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제조업 종사자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통합당)거나, 재원 마련을 위해 공무원 임금 20%를 삭감하자(시대전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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