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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추석때 못 갈 것 같아" 언택트 추석에 고가의 선물세트 인기

생활경제

    "엄마, 추석때 못 갈 것 같아" 언택트 추석에 고가의 선물세트 인기

    퍼밀, 프리미엄 추석 선물 판매량 지난해보다 4배 가까이 증가
    롯데백화점, 선물세트 정기 구독권 선보여…가족 모임 줄어드는 '코로나 추석' 겨냥

    화장기 없는 민낯에 부스스한 머리로 모니터를 뚫어지게 쳐다보던 그가 고민 끝에 '구매하기' 버튼을 눌렀다.

    재택근무 일주일째. 세 살된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인 김모(38)씨는 이번 추석에 부모님이 살고 계신 경남에 내려가는 대신 고가의 선물세트를 보내기로 했다.

    광화문 집회를 시작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상황에서 추석에 어린 아이를 데리고 전국 각지에서 모인 친지를 만나는 게 내키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동생 가족들도 이번 추석에는 방문하기 어렵다고 한다"며 "엄마, 아빠가 명절을 혼자 보내시는 게 속상하지만 언제 어떻게 코로나에 감염될 지 모르는 상황이라 조심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추석을 한 달 앞두고 고향행을 포기하는 이들이 늘면서 추석선물세트의 예약판매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을 고가의 선물세트로 표현하기도 한다.

    29일 스페셜티푸드 플랫폼 퍼밀(permeal)에 따르면 지난 26일 27일간 프리미엄 추석선물 판매량은 지난해 추석 같은 기간 대비 300% 이상 크게 늘었다.

    프리미엄 추석선물세트인 블랙타이거 활전복세트(사진=퍼밀 제공)

     


    가장 크게 증가한 상품군은 전통주로, 오프라인에서 판매되던 전통주가 언택트 영향으로 온라인 판매가 가능해지면서 판매량이 함께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건강과 면역력을 중요시하는 상품군도 인기를 끌고 있다. 홍삼과 흑삼, 산양산삼, 우엉차 등 일상 생활에서 쉽고 편하게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상품의 판매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집에서 바로 구워먹을 수 있는 손질 생선 세트와 활 랍스터&전복 등의 상품도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퍼밀을 운영하는 식탁이있는삶 김재훈 대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이전보다 고향 방문이 어려워져 선물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는 것으로 보인다"며 "쇼핑 편의를 높이기 위해 지정한 날짜에 선물세트를 전달하는 지정일 배송 서비스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가의 선물세트가 많은 백화점 추석선물세트도 인기 품목 중 하나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신세계백화점의 추석 예약 판매 실적은 지난해에 비해 41.6% 신장했다.

    품목별로는 주류가 180.4%, 축산 166.7% 증가했고, 농산물(24.6%)과 건강/차(20%)가 뒤를 이었다.

    고가의 선물세트를 구매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현대백화점도 최고급 한우 등 프리미엄 추석선물세트를 늘릴 계획이다.

    가족 모임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선물세트를 아예 '구독'하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추석 선물세트 정기 구독권(사진=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은 추석 기간 동안 선물을 나눠받을 수 있는 '선물세트 정기 구독권'을 판매할 예정이다.

    한우세트 2종과 청과세트 1종으로 구성되며, 롯데백화점 전 점포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선물을 받는 사람에게 봉투에 담긴 구독권이 등기로 발송되며, 구독권은 거주지 인근 롯데백화점에서 사용 가능하다. 정육은 4회, 청과는 2회에 나눠 수령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명절에 고향 방문이나 가족 모임이 줄어 많은 양의 선물세트를 단기간 내 먹기 어려운 경우에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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