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7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에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 감사 도중 속이 타는듯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7일 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지난해 국내 입국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공개적으로 확인을 해드릴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기사를 보고 놀랐지만 경위에 대해선 드릴 말씀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전 대사대리는 지난 2018년 11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종적을 감춰 논란이 됐다. 전날 언론 보도를 통해 조 전 대사대리가 지난해 7월 우리나라로 입국해 부인과 함께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이 "조 전 대사대리의 국내 송환 과정에서 우리나라 외교부가 어떤 역할을 했냐"고 묻자, 강 장관은 "외교부가 할 역할은 충분히 했지만, 상세 내용을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정부가 극비리에 송환 작업을 진행한 것 아니냐는 정 의원의 질의에 강 장관은 "통상 공개하지 않는다"며 "기사가 나와서 놀랐다"고 말했다. 북한 인사의 국내 입국 사실 등은 비밀이 원칙인데 언론에 공개돼 놀랐다는 취지다.
강 장관은 조 전 대사대리 본인도 원치 않은 기밀이 기사화된 의도가 뭐라고 보느냐는 질문엔 "정부가 의도를 갖고 했다는 것도 넘겨짚는 것 같다"며 "경위에 대해선 아는 바도 없고 드릴 말씀도 없다"고 말을 아꼈다.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외교부 관계자들이 종로구 청사에서 화상으로 연결해(위 모니터) 회의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같은당 조태용 의원이 조 전 대사대리의 입국 발표 관련 장관으로서 향후 조치를 묻자 강 장관은 "외교부 역할이 공관 차원에서 분명히 있었고 그 부분은 꼼꼼이 보고가 됐다"며 "국내 입국 후엔 신변 안전 문제가 조심스러워 외교부가 공개적으로 나선긴 어렵다"고 답했다.
조 전 대사대리 망명 과정에서 유럽의 제3국과 우리 정부가 긴밀히 협력하고 있냐는 질의엔 "충분히 신뢰를 존중하고 지켜왔다"면서도 이번 사안이 외교부와 상의없이 진행됐다면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언론 보도의 타이밍 등 일각의 의혹에 대해 "왜 기사화 된 것인지에 대해선 제가 평가드릴 바가 아니다"라며 "정부로선 조 전 대사대리의 신변 안전을 최우선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전 대사대리 망명 이후 이탈리아에 남아있던 미성년자인 딸은 북한으로 송환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본인과 가족 등의 신변 안전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