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에디슨 러셀 (사진=연합뉴스)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전 경력을 자랑하는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외국인선수 에디슨 러셀이 막판 순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이틀 연속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창현 키움 감독대행은 16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0시즌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어제 면담을 했다. 조금 더 시간을 주면서 편한 상황에서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며 선발 제외 이유를 밝혔다.
유격수와 2루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에디슨 러셀은 메이저리그에서도 뛰어난 기량을 발휘했던 선수로 대체 외국인선수 영입 당시부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7월에 합류한 러셀은 8월까지 27경기에서 타율 0.317(101타수 32안타), 1홈런, 16타점을 기록했고 볼넷과 삼진은 각각 11개, 12개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러셀은 9월 이후 타격 감각을 잃었다. 최근 35경기에서 타율 0.203(138타수 28안타)에 그쳤고 볼넷 10개를 얻는 동안 25개의 삼진을 당했다.
스트라이크존 밖으로 빠지는 공이나 치기 어려운 공에 방망이가 쉽게 나가면서 전반적으로 타격 감각이 흐트려졌다. 더불어 정상급이라 여겨졌던 수비 역시 흔들렸다.
김창현 감독대행은 "러셀이 연습 방법을 바꿔보는 등 다른 방법은 다 시도해봤다. 본인도 쫓기는 마음이 큰 것 같다. 덕아웃에서 경기를 보면서 여유를 갖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모습은 공수를 모두 잘했고 주루 역시 적극적이었다. 이후 결과가 안 나오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다. 기대보다 떨어진다고는 보기 어렵다. 아직 기량이 안 나오고 있고 슬럼프에 빠지면서 스트레스가 커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러셀이 타석에서 조급한 마음을 떨쳐내야 한다는 게 김창현 감독대행의 생각이다. 가족과 떨어져 낯선 곳에 적응해야 하는 부담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키움의 정규리그 잔여경기는 10개 구단 중 가장 적다.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 돔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관계로 우천 취소 경기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키움은 현재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2위 LG 트윈스와의 승차는 0.5경기에 불과하다.
러셀이 빠른 시일 안에 여유를 되찾고 타격 감각을 회복한다면 키움의 막판 경쟁력은 더 강화될 수 있다. 김하성이 유격수를 맡고 러셀이 2루를 지키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김창현 감독대행은 "유격수 자리에서는 국가대표 유격수가 있고 김혜성도 있다. 러셀은 2루에 더 적합한 것 같다. 2루에서 뛸 때 퍼포먼스가 더 좋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