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비 과다 지출 지적에 대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야당인 '국민의힘'을 '국민의짐'으로 일컬은 것과 관련 국민의힘 의원들과 이 지사의 설전이 벌어졌다.
20일 경기도에 대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소속 박성민 의원(울산 중구)은 "며칠 전에 무죄 받아서 그런지 거침이 없고, 도전적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운을 뗐다.
이어 박 의원은 "2016년 남경필 지사 때보다 홍보예산이 4년 뒤에 2배 정도 늘었지 않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이 지사는 "예산 대비 홍보예산 비율은 남경필 지사 때와 거의 차의가 없다"며 "자연증가분으로 봐야 한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19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앞서 지난 18일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이재명이 홍보비를 남경필의 두 배를 썼다'는 자료를 냈고,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곧바로 자신의 SNS를 통해 "2016년 64억원이던 언론 홍보비를 2018년도 107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올린 사람은 2017년 예산을 편성한 남경필 지사였다"며 "음해선동에 몰두하니 국민의힘이 아닌 국민의짐으로 조롱받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 의원은 이 지사의 이 발언에 대해 "국회에 대한 국회의원에 대한 태도에 대해 잘 한 건가"라고 물은 뒤 "너무 정치적이라고 보지 않나. 제1 야당의 당명에 국민의 짐이 뭔가"라며 쏘아 붙였다.{RELNEWS:right}
하지만 이 지사도 "그 생각에 지금도 변함이 없다"며 "그런 얘기를 들을 정도로 하면 안 된다는 충고를 한 것"이라며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자 박 의원은 "지사가 국회에 그런 충고를 할 수준이 되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이 지사도 "그런 수준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런 얘기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맞받았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9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후에도 두 사람 사이에서는 "제1 야당에 대한 예의를 지켜라" "지켰다고 생각한다"는 등의 설전이 3분여 동안 계속됐다.
두 사람의 공방은 박 의원의 질의 시간이 다 돼서야 마무리됐다.
이후 국민의힘 이헌승 감사반장(부산 부산진구을)이 "국감장에서 정당명에 대해 명예를 훼손하거나 조롱하는 듯 한 언행은 자제하는 것이 불문율"이라며 "수감자로서 명확한 당명이 있음에도 '국민의짐'이라는 조롱어린 용어를 반복하고, 내가 뭐 잘못한 게 있느냐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중하게 사과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반장님 말씀이니 깊이 생각해보겠다"며 짧게 답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9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