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광주 북구에 사는 문씨는 딸을 사칭한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사진= 독자 제공)
"엄마 뭐 해? 나 휴대전화가 고장 났어. 급하게 부탁하는데 편의점에 가서 구글 기프트카드 20만 원권 4장만 사다 줄 수 있어?"
지난 22일 오전 광주 북구에 사는 문 모(59·여)씨는 "편의점에서 가서 구글 기프트카드 20만 원권 4장을 구매해달라"는 딸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자연스럽게 막내 딸(28)을 사칭한 탓에 몇 차례에 걸쳐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도 보이스 피싱이라는 점을 전혀 의심하지 못했다.
구글 기프트카드 구매를 위해 편의점에 가려던 순간 문씨는 최근 한 지인이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보이스피싱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떠올렸고 이 모든 것이 보이스피싱 조직의 범행인 것을 깨달았다.
문씨는 "최근 지인이 똑같은 방법으로 보이스피싱을 당했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며 "그래서 다행히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지난 9월 22일 광주 서구 쌍촌동의 한 편의점.
초조한 얼굴을 한 60대 여성이 편의점 점주에게 "기프트카드가 어디 있느냐"며 "80만 원 상당의 기프트카드를 구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점주는 편의점을 찾은 여성이 80만 원 상당의 구글 기프트카드를 구매하려 하자 지인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을 눈치 채고 곧바로 112에 신고해 보이스피싱을 예방했다.
최근 가족과 지인을 사칭해 문자메시지를 보내 구글 기프트카드의 일련번호를 요구하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늘고 있다.
최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서울 강동을)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2015년부터 올해 8월까지 최근 6년간 광주에서는 1724건의 보이스피싱 범죄가 발생했다.
광주지역의 보이스피싱 피해는 2015년 322건, 2016년 194건, 2017년 207건, 2018년 205건, 2019년 358건, 올해 8월까지 438건으로 집계되는 등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보이스 피싱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피해 금액도 급증하고 있다.
2016년 30억 원에서 2016년 22억 원으로 피해 금액이 감소했다가 2017년부터 33억 원, 2018년 37억 원, 2019년 103억 원으로 급증했다.
구글 기프트카드 피싱 사기 예방 포스터(사진=광주지방경찰청 제공)
보이스피싱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과거 정부 기관 사칭 등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가족이나 지인인 것처럼 문자메시지를 보낸 후 구글 기프트카드의 코드 번호를 요구하고 있다.
구글 기프트카드의 경우 누구나 편의점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으며, 일련번호나 바코드만 확보하면 현금화가 쉬워 보이스피싱에 악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게 경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해 기프트카드 구매를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제3자의 휴대전화를 통해 온라인상품권을 요구하는 사기 신고가 많은 만큼 시간이 걸리더라도 직접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