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고경민 기자)
16개월 영아가 온몸에 멍이 든 채 숨진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지난 6일 아이의 어머니에게 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9일 정례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이의 어머니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며 "제기된 학대 의혹과 관련해서는 모두 수사의 대상으로 삼고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6개월 여아가 상처를 입고 병원에 실려 왔다가 숨졌다. 아이가 지난 1월 양부모에게 입양된 뒤 숨지기 전까지 아동학대 신고가 3차례 접수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아동학대' 의혹과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의 '부실 대처'가 도마 위에 올랐다.
경찰은 아이의 어머니에게 아동학대 치사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과수는 지난 3일 아이의 사인이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이라는 정밀부검 결과를 경찰에 전달했다.
다만, 아이 아버지에게는 현재까지 아동학대 치사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행위 결과에 대한 사법적인 책임이라 각자의 책임을 확인해야 한다"며 "(이들이) 일부는 시인하고 일부는 부인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3차례 아동학대 신고를 접수한 서울 양천경찰서의 대처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 TF를 꾸렸다. 경찰은 사건을 처리했던 경찰들을 대상으로 감찰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학대치사라는 결과물이 있기 때문에 기존 수사나 조사를 무시하고 제로 베이스에서 학대 확인 수사가 이뤄졌다"며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학대 관련 현장조치 기준들이 있었지만, 분리 등을 기준으로 '현장 임시조치'를 보다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마지막 단계이지만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주한 프랑스대사관 담벼락에 "무슬림을 무시하지 말라"는 등의 협박성 전단을 붙힌 외국인 2명은 구속됐다.
이들은 지난 1일 오후 10시 30분쯤 서울 서대문구 주한 프랑스대사관 담벼락에 전단 5장을 붙이고 달아난 혐의(외교 사절에 대한 협박)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 4일과 6일 이들을 1명씩 검거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서부지법은 도주 염려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수사가 진행 중에 있지만 수사의 주요 포인트는 공범 관계"라며 "그 다음에 범행의 동기, 테러와의 연관성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프랑스 등 유럽 등지에서 종교 관련 테러가 잇따르면서 국내 치안에 대한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이번 건을 계기로 우리나라에 와 있는 재외공관 안전과 관련해 필요한 점검을 하고 있다"고 했다.
장하연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취임 100일을 앞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장 청장은 "8·15 상황을 계기로 코로나 상황이 악화하면서 거의 코로나와의 전쟁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수사권 관련, 자치경찰 관련된 부분도 있어서 이전에 해보지 않았던 시스템의 큰 변화가 있기 때문에 준비가 소홀하지 않도록 시간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부터 새롭게 바뀌는 제도도 있고, 그로 인해 국민들이 불안해 하거나 현재와 같은 치안 성과가 위축되는 일이 없도록 경찰이 더 노력해야 하는 시점이다. 연말까지 준비를 잘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