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10일 세종시 세종공관에서 열린 취임 300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이의 갈등이 길어지면서 국민 피로도가 높아진 것을 우려하며 양쪽 모두에 자제를 요청했다. 취임 300일을 맞아 기자들을 만난 정 총리는 그간 소회와 향후 포부를 밝히면서 여러 이슈에 대해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길어지는 秋-尹 갈등에 쌍방 경고 "국민들 걱정 많다, 국정 책임자로서 안타까워"
정 총리는 10일 세종 총리공관에서 연 취임 3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총장의 갈등과 관련된 질문을 받고 "국민들께서 걱정이 많으시고 편치가 않다"며 "내각을 통할하는 입장에서 국정 책임자로서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우선 윤 총장을 향해서는 "최근의 행보를 보면 좀 자숙하셨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가족이나 측근들이 어떤 의혹을 받기도 하고 수사를 받고 있지 않느냐. 자숙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왼쪽),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진=자료사진)
추 장관을 향해서도 언행에 대해 충고를 보냈다. 정 총리는 "검찰 개혁을 위해 수고를 많이 하고 있는 점은 저도 평가를 한다"면서도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좀더 점잖고 냉정하면 좋지 않겠는가. 사용하는 언어도 좀 더 절제된 언어였으면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한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분들이 나름대로 경륜이 있는 분들이니 국민들께서 걱정하시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시겠지하고 기다렸는데 그러지 못했던 게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국회 예결위 회의 과정에서 공개적으로 말한 것도 개선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월성1호기 검찰 수사 비판 "공직사회 적극행정에 찬물 끼얹는 격 되면 안돼"정 총리는 검찰의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와 관련해 "적극 행정은 보호받아야 한다는 게 제 소신"이라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경북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자력발전소 내 가동이 정지된 월성 1호기(오른쪽). (사진=연합뉴스)
그는 2006년 산업부장관 시절에 장관 취임사에서 "접시를 닦다가 깨는 것은 괜찮은데 그냥 쓰지 않고 놔둬서 먼지가 끼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며 '적극 행정'을 강조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검찰의 이런 개입이 공직사회가 최선을 다해 적극행정을 펼치려고 하는데 거기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기말에 가까워질수록, 경우에 따라서는 공직자들이 무사안일 될 가능성이 있고 지금이야말로 정부가 적극행정을 펼쳐야하는데 검찰이 그런 점도 충분히 고려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차기 여권의 대권 주자 중 한명으로 거론되고 있는 정 총리는 '대권 출마'에 대한 질문을 받고 "국민들이 겪고 계시는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는 일이 우선"이라고 말을 아꼈다.
또 "코로나19를 확실하게 극복해야되겠고. 민생과 국민경제, 국민통합 이런 과제를 잘하려고 한다"고 진정성을 강조했다.
정 총리는 전세난이 계속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 대해 "매매의 경우 조금 급등하다가 안정되는 듯 보이지만, 전세 물량 부족이 상당히 심각해 걱정"이라며 "공급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당정청 간에 이견이 있는 것은 아니고 묘책을 만들기 위해 지혜를 모으는 중"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연말 개각 가능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말을 아끼면서도 "작게, 두차례 나눠 할 것"이라고 소폭 개각 가능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