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성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4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며 개각의 포문을 열었다. 임기가 1년 반 정도 남은 상황에서 하반기 국정 운영을 재정비하는 차원의 추가 개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교체 여부를 두고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 비서실장 등 참모진 개편도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전해철 3철 중 첫 입각 가능성, 김현미 장관 교체하며 성난 부동산 민심 달래기"
문 대통령은 4일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 4개 부처의 장관을 전격 교체했다.
진영 행안부 장관 후임으로 3선 전해철 의원이 내정됐다. 친문 세력 핵심으로 꼽히는 이른바 '3철'(전해철·이호철·양정철) 중 처음으로 입각할 가능성이 커졌다.
'코드인사' 지적이 불가피함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이 최측근을 행안부 수장에 앉히려는 것은 임기 후반 당과 각 지자체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안정적으로 상황 관리를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부동산 대책과 관련한 당정협의를 마친 뒤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부동산 문제로 숱한 논란을 남긴 김현미 장관은 결국 퇴장한다. 정부 원년 멤버인 김 장관이 임기 끝까지 간다는 설도 있었지만 문 대통령은 성난 부동산 민심을 고려해 교체를 택했다. 청와대는 "경질성 인사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지만 전세난이 악화되고 부동산 가격이 잡히지 않는 등 민심이 동요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후임에 학자 출신이면서 도시계획 및 주택분야 전문가인 변창흠 LH사장을 내정한 것은 그만큼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이밖에 오래 전부터 교체 얘기가 나왔던 박능후 복지부 장관 후임으로는 부처에서 안정적 리더십을 보여줬던 권덕철 전 차관을 임명했다. "내년 보궐선거가 집단학습 기회"라고 말해 물의를 일으킨 이정옥 장관은 학자 출신 정영애 한국여성재단 이사로 교체됐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추미애 법무부장관. (사진=자료사진)
◇묵힌 인사 끝나고 2차 개각 기다린다…秋장관 교체 여부 '尹징계위·공수처'에 유동적일 듯4개 부처 장관직 모두 청와대 내에서는 오래전에 준비된 인사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개각 준비는 끝났지만 추미애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배제와 징계의뢰 등으로 발표가 미뤄졌던 묵힌 인사를 단행한 측면이 크다.
정치권에서는 곧바로 2차 개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도 추가 개각 가능성을 열어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향후에 발생할 수 있는 인사의 수요 등은 예견하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보궐선거와 관련된 인사 수요가 있어서, 다음번 수요가 있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특히 추 장관의 교체 여부는 세간의 뜨거운 관심사다. 윤 총장 징계 추진에 대해 침묵을 이어오던 문 대통령은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일정 거리두기를 하기도 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추 장관이 검찰개혁을 명분으로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밀어붙였지만 그 과정에서 여러 절차적인 하자들이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는 점은 청와대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게다가 추-윤 대립이 장기화됨에 따라 40%대를 유지하던 국정 지지율이 30%대로 내려앉는 등 여론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오는 10일 윤 총장에 대한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개의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추진이 국회에서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문 대통령은 다음주 상황을 지켜보면서 추 장관의 교체 여부와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차기 서울시장 구도에 따라 개각 요인이 발생할 수도 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원년멤버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비롯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교체될지 여부도 주목할 부분이다.
개각과 별개로 문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 임명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많다.
3철 중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과 이호철 전 민정수석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유은혜 교육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우윤근 전 주러시아대사 등의 이름도 오르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