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원희룡(제주도 도지사)
바로 어제죠. 12월 9일은 20대 국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지 딱 4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원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이날 맞춰서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법처리에 대해 사과를 하겠다고 예상됐었는데 당내 반발의 목소리가 워낙 커지자 일단 이 사과는 보류가 됐습니다. 그런데 어제 원희룡 지사가 자신의 SNS에 직접 사과를 했습니다. ‘다시는 권력이 권한을 남용하고 헌법을 위반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이렇게 사과를 하면서 화제가 됐어요. 원희룡 지사 직접 만나보죠. 원 지사님 나와 계세요?
◆ 원희룡>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어제 SNS에 쓰신 글이 큰 화제가 됐습니다. 당에서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았다는 부분을 꼬집으시면서 직접 사과를 하신 건데요. 우선 그 SNS를 못 본 분들도 많으세요. 지금 이 자리에서 방송을 굉장히 많은 분들이 전국에서 듣고 계시니까 직접 음성으로 메시지를 좀 전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 원희룡> 네. 4년 전에 탄핵 국회 의결이 됐습니다. 대통령이 대통령의 권한을 남용하고 또 최순실이라는 사인에게 권력을 넘겨주고 이런 부분들이 헌법을 위반했다고 해서 탄핵 의결이 됐는데요. 그에 대해서는 사실 당시 정권 담당이었던 저희들 당 전체의 책임이겠죠. 권력은 국민이 맡겨준 것이기도 하지만 국민에 대해서 무한 책임을 져야 되는 건데요. 그 상황에 대해서 당 차원에서 진정성 있는 사과가 4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바가 없습니다.
물론 개개인으로는 여러 가지 의견은 표시됐습니다마는 그런 면에서 비록 4년이 지난 일이지만 저희들은 이제 국민들이 용서하고 또 저희들이 그걸 완전히 넘어설 수 있을 때까지 진정한 사과의 자세를 유지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저도 일단 저 개인 자격으로 다시는 국민이 위임해 준 권력을 남용하고 헌법을 위반하는 일이 없도록 저희 자신에 대해서부터 엄격한 기준을 들이대겠다. 그런 뜻을 가지고 저의 사과 메시지를 국민들께 드렸습니다.
◇ 김현정> 사과드립니다, 용서를 구합니다. 이렇게 딱 못 박아서 쓰셨네요. 이거 올린 다음에 뭐 당에서 응원이든 항의든 안 받으셨어요?
◆ 원희룡> 저희 당에는 크게 세 갈래의 의견이 있어요. ‘잘못한 게 뭐냐. 사과하면 안 된다.오히려 박근혜 대통령한테 사과해야 된다’ 이렇게까지 얘기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일부고요. 대다수는 당연히 국민 대다수가 당시에 너무나 실망했고 정말 국민이 탄핵한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 점에서는 당연히 사과를 해야 된다는 의견이 있는데요.
여기에서 약간 갈리는 게 저처럼 시기나 뭘 따지지 말고 늘 진정성으로 국민 앞에 무한히 사과를 해야 된다는 입장들도 많고요. 또 일부는, 특히 어제 같은 날은 공수처법을 여당이 강행 통과하는 입장에서 대여 투쟁에 집중을 해야 되는데 시기가 좀 안 맞지 않느냐? 이런 의견들도 있습니다마는 대체적으로는 탄핵을 진정성 있게 사과해서 탄핵의 그늘을 넘어서야 된다. 이 점에는 공감대가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원 지사님이 하는 사과는 뭐 개인 차원의 사과겠지만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사과는 당 차원 사과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전략이고 뭐고 따지지 말고 사과해야 된다고 보십니까?
◆ 원희룡> 네, 저는 그렇게 봅니다마는 당이라는 게 한 개인의 입장이 아니라 또 거대한 집단이잖아요. 그리고 당이 현재 국회에서 어제 오늘 공수처나 또 윤석열 징계 문제 가지고 대여 투쟁의 책임도 있기 때문에 시기 문제라든지 당내의 의견을 더 수렴하는 문제라든지 그런 점들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 김현정> 타이밍의 문제는 뭐 논의해 볼 여지가 있지만 사과는 하긴 해야 된다는 입장이신 거고요.
◆ 원희룡> 그렇습니다. 시기나 당내 의견 수렴이라는 과정의 문제이지, 그것 때문에 사과 여부라든지 사과 내용이 달라져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 김현정> 배현진 의원이 가장 강하게 반대를 하시는데요. 배현진 의원은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무책임한 뜨내기의 변으로 들린다. 비상대책 임무에 충실하셔라’ 이분은 ‘이게 왜 사과할 일이냐? 오히려 문 정권 탄생에 기여한 것에 대해서 먼저 사과하셔라’ 이렇게까지 얘기했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 원희룡> ‘김종인 위원장이 과거에 어디 있었느냐?’ 등등 그런 얘기들을 할 수 있겠는데요. 지금은 우리 김종인 위원장이 개인 자격으로 사과하겠다는 게 아니잖아요. 우리 당의 입장에서, 책임 있는 정당 입장에서 하자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점들은 지엽적인 문제라고 보고요. 저는 헌법을 위반해서, 권력을 남용해서 국민의 심판을 받았는데 그 기준을 우리 자신에게 엄격하게 들이대야만 지금 문재인 정권에 대해서 헌법 위반이나 권력 남용을 하는 것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힘을 실어줄 수가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반대하시는 분들 중에는 전략적인 부분을 지적하시는 분들이 계시잖아요. ‘내년 재보궐 선거라든지 내후년 대선 앞두고 우리 스스로 낙인을 찍을 필요가 있느냐?’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여당 프레임에 말리는 것이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 계신데요. 그럼 원 지사님의 의견은 제가 이렇게 해석해도 되겠습니까? ‘사과가 선거 앞두고 전략적인 자살골이라고 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사과를 안 하는 게 오히려 자살골이다. 즉 사과 안 하면 범보수가 뭉칠 수가 없다’ 혹시 이렇게 생각하시는 거예요?
◆ 원희룡> ‘사과를 해야 득이 있다’ 혹은 ‘사과를 안 해야 득이 있다’ 이것은 모두 정치권의 자기들끼리의 득실 계산입니다. 그리고 왈가왈부 논란인데요. 국민의 민심 그리고 헌법 가치를 지키는 것에 대한 우리 정치의 근본이자 어떤 기본 가치죠. 이것은 이해득실이나 전략적인 차원을 넘어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 김현정> 당연히 그 전제로 말씀하고 계시는데요. 그 부분은 너무 당연한 말씀이고. 전략적인 측면에서 볼 때도 선거에 영향을 준다는 측면에서 볼 때도 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 보세요?
◆ 원희룡> 탄핵의 그늘을 넘어서지 않고는 국민들의 혐오를 넘어설 수가 없습니다. 국민들의 혐오를 줄이고 국민들로부터 잃었던 신뢰를 회복하지 않고는 선거의 승리는 물론 정당의 존재 이유 자체도 사실 굉장히 어려워지게 됩니다.
◇ 김현정> 지금 ‘범보수가 뭉쳐야 이긴다, 뭉쳐야 한다, 뭉쳐야 한다’ 다 보수 분들이 그 말씀을 하고 계시는데 그 사과하지 않으면 안철수 대표든 금태섭 전 의원이든 윤석열 총장이건 누가 됐든 결코 함께할 수 없다고 보세요? 어려울 거라고 보세요?
◆ 원희룡> 뭉치는 전제는 헌법 가치와 민주주의라는 그 기준을 가지고 지금 헌법을 지키기 위한 연대를 하자는 거잖아요. 그러려면 ‘우리가 집권했을 때 헌법을 위반하고 권력을 남용했던 그 잘못에 대해서 우리가 영원히 결별하겠다’ 그리고 ‘그것을 결별한 상태에서 과거의 우리 헌법 위반은 사과를 하고, 현재 벌어지고 있는 헌법위반을 막기 위해서 우리가 뭉쳐야 된다’라는 겁니다. 이렇게 해야 ‘무엇을 위해서 뭉치는 것이냐?’ 그리고 국민들이 인정할 수 있는 단결의 중심이 나오는 거죠. 무조건 뭉친다? 그 점에 대해서는...
◇ 김현정> 사과 안 하고 나면 무조건 뭉쳐지지도 않지 않아요?
◆ 원희룡> 그렇죠. 왜냐하면 뭉치려면 명분이 있어야 되는 것이고요. ‘어떤 가치를 위한 것이냐?’라는 것이 있어야 우리 세력들도 뭉칠 수 있고 국민들도 거기에 힘을 실어줄 수가 있는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얘기가 나왔으니 잠깐 이 얘기를 먼저 하고 가자면 어제 대선 여론조사가 결과가 두 군데에서 나왔는데 윤석열 총장이 두 군데 모두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현상은 어떻게 보세요?
(여론조사 ① 국민일보 쿠키뉴스 의뢰, 한길리서치 조사, 12월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여론조사 ② 국민일보 쿠키뉴스 의뢰, 리얼미터 조사, 12월 7∼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 원희룡> 지금 윤석열 총장이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함으로써 지금 정권에 의해서 영웅으로 특별임명까지 됐다가 지금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한다고 해서 반역자로 지금 강제로 퇴출시키려고 하고 있잖아요. 임기도 보장된 총장을요. 이런 점들은 바로 헌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고, 권력에 대한 견제와 균형 이것을 정면으로 무너뜨리는 것이고 결국은 민주주의를 외치던 세력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국민들이 보통 국민이 아닙니다. ‘헌법을 지키고 민주주의를 지키자’라는 국민들의 뜻이 현재 윤석열 지지라는 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윤석열 총장 본인 의사는 아직 모릅니다마는 국민의힘과 함께 할 수 있다고 보세요?
◆ 원희룡> 개인이 정치를 하고 말고는 좀 다른 차원의 문제이고요. 현재 헌법과 민주주의가 현 정권 세력의해서 정면으로 파괴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가 뭉쳐야 된다. 그런 점에서는 같은 방향을 향해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같은 방향을 향해 있다? 함께할 수 있다는 말로 들리네요.
◆ 원희룡> 헌법 가치를 지키는 것에서는 검찰의 자리에서, 정치는 정치의 자리에서 같은 방향을 보고 우리는 헌법을 지키기 위해서 지금 역할을 하고 있는 거고요. 개인이 예를 들어서 사인으로 돌아와서 정치에 참여하고 말고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봅니다.
◇ 김현정> 만약 그분이 그때 하신다고 하면 국민의힘도 받을 수가 있습니까?
◆ 원희룡> 저희는 헌법가치와 민주주의라는 면에서 그리고 현실정치를 참여해서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한다면 얼마든지 저희가 손잡고 끌어안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군요. 제가 왜 이 부분을 질문드렸냐면 사실 윤석열 총장은 과거에 댓글 수사하다가 좌천됐던 것도 있고, 또 이 정부 초기에 이른바 적폐수사 담당했던 사람이 윤석열 총장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여태까지는 국민의힘 하고는 사이가 좋으려야 좋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이런 분을 잡아서 대선 후보로 세울 수 있는 것인가? 당원들이 이 부분에 대한 납득이 될 것인가? 이 부분이 궁금했는데 원희룡 지사는 ‘방향이 같다면, 지금으로써는 갈 수 있다’라고 보시는 거고요.
◆ 원희룡> 검찰이 살아 있는 권력을 이쪽이든 저쪽이든 가리지 않고 수사한다는 것은 우리가 어떻게 보면 헌법에서 바라고 있는 검찰의 역할이고요. 그런 점에서 우리가 당할 때는 섭섭하고 미운 점도 있겠지만. 그것은 당사자가 됐을 때의 문제이지, 전체 헌법질서와 헌법 가치를 위해서는 또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이기 때문에 현재와 미래를 위해서는 같은 방향이고 같이 할 수 있는 내용들이 합이 맞는다면 저희는 충분히 열어놓을 수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정진석 의원도 어제 그런 말씀하셨더라고요. ‘이길 수 있다면 뿔이 두 개라도 우리 후보가 될 수 있다’ 뿔이 두 개라는 말씀에 그 정도로 열어놓고 뭉쳐야 한다라고 강조하신 걸 보고 조금 놀라기도 했는데요.
◆ 원희룡> 저는 이기기 위한 것, 그런데 정치라는 게 날씨 일기예보와 같아서 오늘의 날씨와 1년 뒤의 날씨는 그건 알 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정치적인 계산을 가지고 현재 지지율이 오르니까 거기에 대해서 쏠리고 이런 점은 큰 의미는 없다고 보고요. 대신에 지금 헌법 가치를 지키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어떻게 보면 새로운 민주화투쟁이 필요할 정도의 상황이 되고 있는데 이런 점에서 현 정권에 의해서 가장 집중적으로 당하고 있는, 그리고 상징이 되고 있는 윤석열 총장의 가치와 존재에 대해서는 우리가 힘을 서로 함께 합해야 되는 것이지, 그런 점을 꼭 어떤 정치적인 예를 들어서 ‘이길 수 있으면 뿔 두 개’? 이런 거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봅니다. 헌법 가치에 끝까지 충실해야 되죠.
◇ 김현정> 그런데 그분 들어오시면 원 지사님 라이벌인데요?
◆ 원희룡> 저희는 수많은 라이벌들의 치열한 경쟁과 또 단체적인 협력을 통해서 국가 운영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어느 개인의 플레이에 의해서 집권하고 운영할 수 있는 나라보다는 훨씬 큰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당도 훨씬 커야 되고요.
◇ 김현정> ‘훨씬 커야 한다. 받아서 같이 경쟁해서 좋은 후보 내자’ 그런 말씀으로 들려요.
◆ 원희룡> 그렇습니다.
◇ 김현정> 다시 사과 얘기로 돌아와서 김종인 비대위원장 스타일 잘 아시잖아요. 그분 스타일을 생각해 봤을 때 결국은 반대가 있든 말든 사과할 거 하고 그 후에도 막 강하게 비난하는 당내 목소리가 나오면 그냥 박차고 나가실 거라고 보세요? 아니면 당내 반발을 수용해서 받아들여서 사과 안 할 거라고 보세요?
◆ 원희룡> 시기를 조정한다고 그랬고요. 아마 8일에 3선 의원들 여러 분이 가서 김종인 위원장과 서로 의견을 주고받은 것 같아요. 그래서 서로 오해를 줄인 부분도 있고 하기 때문에 저는 당내 의견수렴을 더 거쳐서 하는 것은 저는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 김현정> 얘기가 좀 줄여서, 합의가 좀 됐대요?
◆ 원희룡> 어느 정도 좁혀졌다고 저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언제 시점 정해서 대국민 사과 하는 걸로요?
◆ 원희룡>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또 그렇게 해야 된다고 보고요.
◇ 김현정> 그렇게 좁혀진 걸로 알고 계세요. 언제가 될까요?
◆ 원희룡> 정기국회 끝나는 대로 하겠다고 했으니까 벌써 오늘부터 임시 국회 아닌가요? 그럼 오늘 이후로는 언제든지 될 텐데 어차피 탄핵 4주년 되는 날은 지금 넘겼으니까 현재 공수처나 오늘 윤석열 총장 징계위가 열리잖아요. 이런 대여 투쟁의 가장 어떤 고비, 이 부분은 좀 넘기고 해야 되겠죠.
◇ 김현정> 올해 안에는 있습니까?
◆ 원희룡> 뭐 제가 우리 위원장과 직접 얘기한 건 아니라서 모르겠습니다마는 아마 해를 넘기지 않아야 되겠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일단 말씀 듣도록 하죠. 원희룡 지사님 고맙습니다.
◆ 원희룡> 고맙습니다.
◇ 김현정> 제주도 원희룡 도지사였습니다.김현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