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환. (사진=고상현 기자)
미성년자 성착취물 수천 개를 제작하고 이를 유포한 배준환(37)이 중형을 받았다.
24일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제작‧배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배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함께 10년간 신상정보를 공개토록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성적 자기 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다수의 청소년을 상대로 범행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 피해자 가족도 엄벌을 탄원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배준환은 2015년 6월부터 올해 7월까지 미성년자 성착취물(사진‧영상) 3935개를 외장하드 등에 소지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성인 8명과의 성관계 모습을 촬영한 영상물을 음란사이트에 올린 혐의도 있다.
제주지방법원 201호 법정 안 모습. (사진=고상현 기자)
피해자 연령대는 만 11세부터 만 16세 사이의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까지 다양하다. 피해자는 전국 각지에 살고 있고, 그 수만 43명에 달한다.
수사기관에 따르면 배씨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만난 청소년들에게 노출 정도에 따라 1천 원~2만 원 상당의 기프티콘을 주고 성착취물을 제작했다.
배씨는 또 '사부'라 부르며 범행 수법을 배운 A(29‧경기)씨에게 오픈채팅방에서 알게 된 10대 피해자들과 성매매를 알선해주거나 성 착취물을 서로 공유했다.
A씨는 배씨보다 앞서 청소년 성 착취물 제작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지난 10일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는 A씨에게 징역 20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사진=자료사진)
'n번방' 사건으로 전국이 떠들썩할 때도 배씨의 범행은 이어졌다. 배씨는 A씨와 SNS를 통해 '우린 (경찰에게) 안 잡힌다'는 내용을 주고받기도 했다.
지난 7월 제주지방경찰청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피해 정도, 국민의 알 권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배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배씨보다 먼저 붙잡힌 A씨는 배씨 추적 등의 이유로 신상공개 심의가 이뤄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