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으로 마약 구매. 경남경찰청 제공
국내에 수십억 원 어치의 마약을 공급한 최대 공급책인 '바티칸 킹덤'이 경찰에 구속됐다. 하부 판매책과 구매자 등을 포함하면 붙잡힌 인원만 90명에 이른다.
경남경찰청 마약수사대는 텔레그램을 통해 필로폰·엑스터시·케타민·합성대마 등 마약류를 판매하거나 유통, 구매한 90명을 검거했다고 7일 밝혔다.
국내 최대 공급 총책인 '바티칸 킹덤'을 포함해 유통사범 28명 중 17명을 구속하고, 상습적으로 마약을 구매한 62명 중 1명도 구속됐다.
'바티칸 킹덤'인 A(26)씨는 필리핀 유명 마약상인 텔레그램 아이디 마약왕 '전세계' B(41)씨로부터 마약류를 국제택배로 공급받아 국내에 유통했다.
A씨는 국내로 몰래 들여온 마약류를 공급총책과 판매총책, 중간판매책, 소매책 등으로 구성된 조직을 통해 판매했다.
마약 판매 조직. 경남경찰청 제공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이 유통한 마약류는 지난해 4월 12일부터 12월 10일까지 필로폰 640g, 엑스터시 6천364정, 케타민 3천560g, LSD 39장, 합성 대마 280㎖, 대마 90g 등 49억 원 상당이다.
이 가운데 합성 대마인 '엠디엠 비-페니나카'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유통이 확인됐다. 이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관리하는 합성대마류 'JWH-018'의 유사체로 나타났다.
이들은 수사망을 피하고자 텔레그램과 가상화폐 등을 이용했고, 특정 장소에 마약을 놓고 사진 등으로 구매자에게 좌표를 찍어주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판매했다.
구매자 대부분은 20~30대(85.6%)가 차지했고, 단순 호기심과 다이어트 등으로 구매한 초범(88.9%)이 많았다.
현재 해외 총책인 '전세계'는 필리핀에서 검거돼 국내 송환 절차를 밟고 있다.
압수된 마약류. 경남경찰청 제공
특히, 중간 판매책 중 1명은 최근 마약 투약으로 수사를 받는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의 지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마약류 수사와 관련해 아직 황씨와의 직접적 연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마약 판매와 매수 사실이 확인된 6명에 대해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추적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