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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앞두고 불거진 '양도세 논쟁'…與, 조기진화 나선 이유

국회/정당

    선거앞두고 불거진 '양도세 논쟁'…與, 조기진화 나선 이유

    이낙연 대표 등 지도부, 당내 일각 양도세 중과 유예 목소리 일축
    김태년 원내대표도 원내 정리 나설 듯
    홍남기 "매물 내놓게 하는 것도 공급정책" 발언 논란…與 "양도세 얘기 아냐"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 "해서는 안 되는 참 나쁜 주장"…개별행동엔 '경고'
    민주당 정책위 "6월 전에 양도세 중과 효과 볼 것"

    더불어민주당이 일각에서 제기된 양도세 인하론 조기 진화에 나섰다.

    당내 중진인 김진표 의원을 필두로 일부 의원들이 양도세 인하론을 주장하자 당 지도부가 나서 "참 나쁜 주장"이라고 하는 등 강하게 일축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왼쪽)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낙연 "검토한 적도, 생각도 없다"…당지도부는 입 모아 전면 부인

    민주당 지도부는 11일 분주하게 움직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현재 세 채, 네 채 갖고 계신 분들이 매물을 내놓게 하는 것도 중요한 공급정책"이라고 언급한 게 발단이 됐다.

    홍 부총리의 발언에 일부 의원들이 양도세 중과 적용을 유예하려는 움직임까지 더해지면서 양도세 인하가 기정사실화 되자 이낙연 대표와 수석대변인이 직접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홍 부총리의 발언에 대해 "양도세 얘기를 한 게 아닐 것"이라며 "(인하를) 검토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검토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한 발 더 나아가 "앞으로 부동산 정책을 교란시키는 말이나 주장은 참 나쁜 것으로 간주하고 부동산 안정과 배치되는, 해서는 안 되는 주장으로 간주할 것"이라며 "(관련법이)6월에 시행하려고 하고 있고, 양도세 관련한 안정된 정책 법안들이 효과를 막 보이려고 하는 시점에서 이런 말들이 나오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했다.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의 모습. 이한형 기자

     

    지난해 발표된 7·10 부동산대책에 따라 오는 6월부터 양도세는 중과될 예정이다. 지금은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에서 집을 팔 때 2주택자 최대 52%, 3주택 이상 62%의 양도세가 부과되는데, 여기서 10%p씩 더 부담하게 된다.

    양도세 인하론은 세금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들이 '버티기'에 돌입해 매물이 잠기게 됐고 부동산 하방 경직이 심화됐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

    이에 대해 민주당은 이미 법인 매물은 시장에 풀리고 있고 개인 매물도 증여가 되면서 다주택자들이 중과세 부담을 이미 느끼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양도세 완화론은 오히려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거라며 전날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양도세 인하를 검토하지 않았다고도 강조했다.

    민주당 정책위 핵심관계자는 "양도세 완화는 회의 주제가 아니었다"며 "홍남기 부총리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기획재정부가 '검토한 바 없다'는 성명을 내는 등 시끄러워지니 회의에서 화제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6월이 지나서도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보유하는 게 만만찮을 것"이라며 "6월 전에 정책 효과가 있을 거라고 보는데, 양도세 완화를 꺼내들면 오히려 물건을 내놓으려는 다주택자들이 다시 버티려고 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최 대변인이 "어떤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나 당직이 있는 분들은 물론이고 양도세 관련 변경된 법안들이 효과를 막 보려하는 시점에서 (개별의원으로부터) 이런 말들 나오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까지 하면서 사실상 '단독 드리블'에 대해 경고하고 나선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12일 "앞으로도 양도세 인하는 전혀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내고 원내 정리에 나설 계획이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아파트 청약시장 부동산 정책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사철과 맞물린 4월 재보궐선거…與는 진퇴양난

    선거철과 이사철이 맞물려 있는 것 역시 민주당의 고민이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주거 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이 큰 국민들께는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고 할 만큼 부동산 문제는 현 정부의 아킬레스건이 됐다. 당내에서도 변창흠 신임 국토부 장관의 공급 대책 발표도 집값 인하로 바로 이어질 거라 보지 않는 등 비관주의가 팽배해 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연일 정부의 부동산 대책 실패를 강조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도 "정부가 부동산 대란의 원인을 아직도 제대로 파악을 못했는지, 알면서도 시장과 싸우려는 오기를 부리려는 것 같다"며 "부동산 대란 원인은 시장 실패가 아니라 정부 실패에 있다. 부동산 정책 전반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서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방향 전환을 해야 할 시기"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이번 재보궐선거가 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성비위로 치러지는 만큼 이 부분을 파고들고 있지만, 민주당 내에선 성비위보다는 부동산이 훨씬 더 큰 변수가 될 거라 보고 있다. 다만 선거 직전 바로 효과를 낼 묘수가 없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에선 중과세 부과 등 정부의 대책이 효과를 발휘할 거라는 기대감을 불어넣는다는 구상이다.

    또 양도세 등의 부담이 커져 매매 물량이 풀리면 임대시장 매물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양도세를 인하한다 하더라도 선거 표심 잡기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이다.

    민주당 원내 핵심관계자도 "선거 직전에 왜 부동산 관련 세제를 손 대느냐"며 반대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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