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성기 기자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서울은 부동산 공약 격전지다.
여야 모두 집을 더 짓겠다고 나섰다. 물량 전술이다. 차이는 공공이 주도하느냐, 민간에 맡기느냐다. 현실성에 의문도 달린다.
부동산 세제의 방향도 엇갈린다. 여당은 세제 강화 기조를 고수하고, 야당은 세 부담 완화를 공약했다.
◇당정, 설 전 공급 대책…"충분한 물량 가능"
4.7 서울시장 재보궐 선서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살고싶고, 살기쉬운 서울을 만들겠습니다!' 2차 부동산 정책 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우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한강마루 타운하우스, K철길마루 타운하우스, 123 공공주택 관련 세부적 공약을 밝혔다 윤창원 기자
정부와 여당은 곧 '공급 대책'을 선보인다. 시점은 설 전이 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주택 공급 방안"을 예고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3일 국회를 찾은 자리에서 "(서울에) 충분한 물량이 공급 가능하다"고 했다. 공급의 키워드에 재개발·재건축 활성화와 그린벨트 해제 등 규제 완화 카드를 꺼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의원이 공공 주택 16만 가구 공급을 공약했다. 강변북로와 철로 위에 인공부지를 조성해 공급하는 방안을 담았다.
◇국민의힘, 대대적 재개발·재건축…안철수, 75만 호 공약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3일 국회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당 차원의 부동산 정상화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먼저 각종 규제로 인해 멈춰져 있던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활성화해 기존 도심을 고밀도·고층화 개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고밀도·고밀화 재개발·재건축을 공약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0년간 서울시는 400여 곳의 정비사업을 폐지해 약 25만 호에 달하는 주택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지난 14일 5년 동안 약 75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안 대표는 "부동산의 수요와 공급에 대해 시장원리에 바탕을 두고 정책 대전환을 하겠다"고 말했다.
◇규제 풀고, 각종 개발…일부 제안 현실성 부족
서울 도심 아파트 모습. 박종민 기자
공급 방법론은 용적률, 용도제한, 층고 제한, 재건축·재개발 등 규제를 푸는 방안을 각 후보들은 제시했다.
한강 주변의 도로에 덮개를 씌워 인공 부지를 만들거나 지하철 2호선의 지하화, 차량기지·서울교대 이전, 그린벨트 해제, 노들섬 개발 등이 언급됐다.
정비사업이 단기간 이뤄지기 어렵고, 시장의 권한으로 한계도 있어 보여 일부 제안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김진애 의원은 "모든 규제를 해제하겠다는 것은 서울 부동산에 불을 지르겠다는 것"이라며 "연간 수십만 호 공급은 숫자 놀음"이라고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지난 30여 년 동안 서울에 공급된 주택(인허가 기준)은 연 8~9만 호다.
◇다주택자 시세차익 막아야 vs 세금 줄여야 매물 나온다
스마트이미지 제공
부동산 처방의 대립이 격화되는 지점은 세금 제도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당정의 부동산 대책은 투기 차단과 다주택자의 시세 차익 환수, 공급 확대가 원칙"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양도세 강화는 투기성 주택자와 다주택자들이 시세차익으로 얻는 불로소득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며 "다주택자의 양도 차익에 중과세한다는 공평 과세 원칙을 가지고 부동산 안정화 정책을 흔들림 없이 밀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지난 14일 부동산 대책 발표에서 "당장 시급한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양도세 중과제를 폐지해 부동산 거래에 대한 세 부담을 완화하고 잠겨있는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했다.
양도세 완화는 단기공급확대가 필요한 상황에서 유일한 방안이라는 게 국민의힘 주장이다. 1가구 1주택자 등 주택 실수요자 세 부담을 완화하는 것도 야권 공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