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26일 온라인 퇴임식을 끝으로 부산시청을 떠났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뒤 오는 4월 있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할 채비를 본격화한다. 부산시청 제공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26일 온라인 퇴임식을 통해 가덕신공항 등 부산의 굵직한 현안에 대해 "정략이 정책의 영역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이야말로 부산시 공직자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냉혹한 정치의 세계 속에서도 신념에 기반한 저만의 길을 개척할 것"이라며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언급했다.
변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온라인 퇴임식을 통해 직원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먼저 그는 "오늘 27년간 몸담아 온 공직을 잠깐 떠나려고 한다. 공무원으로 첫발을 뗀 1995년 5월 4일, 지금까지 고향 부산에서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보다 더 큰 영광과 보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 대행은 "뜻하지 않게 시장 권한대행이라는 중책까지 맡아 동분서주해 온 지난 9개월은 그야말로 살얼음 위를 걷는 심정의 나날들이었다"며 "하지만 결코 두려워하거나 회피하지 않았다. 제 곁에는 동료 직원 여러분들이 계셨고 한결같이, 굳건히 제게 힘을 보태주셨기 때문"이라며 소회를 밝혔다.
변 권한대행은 "생업의 어려움을 묵묵히 인내하며 오히려 격려해주시는 시민들, 방역의 최일선에서 고군분투하고 계신 의료진들, 무엇보다 막중한 책임을 오롯이 떠안을 수밖에 없는 직원 여러분들과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하는 죄송한 마음 그지없다"며 머리를 숙였다.
그러면서 앞으로 행보와 비전도 밝혔다.
부산 강서구 가덕도동 대항항 전망대에서 항공기 모형이 설치 돼 있다. 연합뉴스
그는 "우리는 지금 '새로운 부산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신공항은 김해가 아니라 가덕이어야만 한다", "2030년 부산에서 세계박람회를 열자"고 피를 토하며 주창했을 때
어느 누가 감히 실현 가능성을 확신이나 했나?"고 되물으며 "하지만 우리는 해냈다"고 강조했다.
이어 변 권한대행은 "국제관광도시의 밑그림은 이제 실행하는 일만 남았다. 북항재개발은 원도심 재생, 철도시설 재배치와 시너지효과를 낼 것이다. 동북아 물류플랫폼의 경쟁력은 메가시티를 통해 한층 격상될 것"이라며 부산의 굵직한 현안을 하나하나 짚었다.
변 대행은 부산의 현안이 '정쟁'의 대상이 되는 것을 경계하며 다소 강도높은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앞으로 누가 시정을 이끌게 되더라도 결코 중단되거나 타협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는 일들이다"며 "정략이 정책의 영역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이야말로 여러분들의 노력을 폄훼하는 것이고 부산시 공직자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 대행은 이 점이 공직을 떠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재차 힘주어 말했다.
그는 "평생 관료로서의 한길만 걸어온 사람이 생소한 정치의 길로 들어선다는 것은
그리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며 "하지만 기준은 단순하고 명료했다. 부산의 발전과 부산시민의 행복을 위한 지름길이 또다시 막혀서는 안 된다는 절박감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변 대행은 "정도와 동료에 대한 믿음으로 27년 공직 생활을 무탈하게 보냈듯 냉혹한 정치의 세계 속에서도 '신념과 신뢰'에 기반한 저만의 길을 개척할 것"이라며 "눈앞의 이해득실에 연연하지 않고 바른길이라는 확신이 들면 올곧게 앞만 보며 걸어 나갈 것"이라고 인사했다.
변 권한대행은 지난해 4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강제추행으로 물러간 뒤 9개월간 시정을 이끌어 왔다.
그는 퇴임 직후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