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환 기자
방역당국은 최근 3차 유행에서 환자 4명 중 1명이 가족 내 전파로 확진됐다며 오는 설 연휴 방역수칙 준수를 각별히 당부했다. 특히 사회생활을 하는 40~50대가 최초 확진받고 20세 미만이 2차로 감염되는 사례가 많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해 11월 20일부터 지난달 16일까지 3차 유행 시기 국내 발생 확진자들을 분석한 결과를 26일 밝혔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 기간 국내 발생 확진자 1만 5111명 중 24.2%에 해당하는 2654명이 가족 내 선행 확진자를 통해 감염됐다. 또 확진자 1명이 1.57명 꼴로 가족에게 전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내 최초 확진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연령대는 40대(32%)와 50대(29.9%)로 절반을 넘게 차지했다. 이들은 사회생활을 통해 외부에서 감염된 후 가족 내 배우자나 자녀, 부모에게 전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20세 미만 확진자 1761명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43.5%(766명)은 가족 내 2차 전파를 통해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내에서 40~50대가 20대에 전파할 위험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지하철 역의 시민들. 황진환 기자
방역당국은 가정 내 감염이 발생하면 다른 구성원에게 쉽게 확산할 수 있다며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특히 이동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설 연휴를 앞두고 전국적인 감염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가정 내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선 △외출·모임 및 다른 가정 방문자제 △환기·소독, 개인위생수칙 준수 △의심증상 시 검사 후 가족 내 거리두기를 준수해야 한다고 방역당국은 당부했다.
또한 요양병원·시설 등 감염취약시설 종사자 또는 65세이상 어르신, 환자 등이 있는 가족의 경우 외부인과의 만남과 접촉을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방역당국은 최근 4주간 주별로 약 40~50건의 신규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중 지난 한주간의 경우 가족·지인 모임을 비롯해 사업장과 의료기관·요양시설, 다중이용시설에서 주로 발생했다.
지난 한주간 감염재생산지수는 전국 0.82로 3주 동안 1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이번달 2일까지 1.0으로 집계된 이후 줄곧 1 아래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확진자 1명이 주변의 몇명을 감염시키는지를 뜻하는 지표로 확산세가 억제되고 있다는 뜻이다.
방역당국은 3차 유행이 전반적인 감소세지만 감염확산 위험은 여전하다며 위험요인과 당부사항을 전했다.
우선 지난 18일 일부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영업을 허용하며 감염 확산 위험이 커졌다.
황진환 기자
다중이용시설 및 종교시설의 대면활동 재개로 사람 간 접촉이 많아질 수 있어져서다. 실제로 지난 16일부터 17일까지 수도권 주말 이동량은 직전 주 대비 13.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수도권 주말 이동량도 직전 주 대비 약 20% 증가했다.
지난 한주간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도 722명으로 25%에 달한다. 지역사회 내 숨은 감염원이 누적되는 점도 위험요소다.
변이 바이러스 발생 국가가 늘고 이에 따른 감염 확산 우려도 크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한 국가는 지난 13일 기준 55개국에서 전날 기준 67개국으로 증가했다. 이중 영국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 전염력과 치명률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최근 국내에 유입된 변이 바이러스도 27건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지역사회 전파 위험성이 높은 상태다.
방역당국은 방역조치를 철저히 이행해줄 것을 당부하며 종교활동과 합숙생활의 위험성을 언급했다.
최근 행정안전부가 운영중인 안전신문고 신고 사례를 보면, 종교활동 및 합숙생활과 관련한 거리두기 미준수 및 마스크 미착용 사례가 신고됐다.
그래픽=고경민 기자
종교활동 관련으로는 1박 2일 집회(수도원) 및 수련회(교회) 계획, 5인 이상 선교활동 추진, 예배 후 식사 및 교회 소모임 등이 신고됐다.
또 합숙생활 관련 사례로는 마스크 미착용 상태로 40여 명이 축구부 기숙사에서 생활하거나 30여 명이 비인가 대안학교에서 산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밖에 오피스텔에서 합숙하는 학원교습소, 한 방에 10명 이상 생활하는 스키장 직원 공동숙소 등 위반사항이 신고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 권준욱 제2부본부장은 "기본 방역수칙 준수가 느슨해질 경우 현재의 감소세가 역전될 위험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