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당국자는 이란의 '한국케미호' 선원 석방 결정에 대해 한국 내 동결자금(약 70억 달러) 문제를 해소하려는 우리 정부의 진정성을 신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당국자는 3일 기자들과 만나 "사건 초기에는 이란이 한국에 화가 많이 나 있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란 측에서 '어떻게 한국이 미국보다 제재를 더 과도하게 지키느냐, 어떻게 보면 미국보다 심하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달 10일 이란을 방문했던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지난달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우리 정부는 지난달 10일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의 이란 방문을 계기로 이란 측과 전방위적인 소통을 벌여 동결자금 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모즈타바 졸누리 이란 국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장과 화상통화를 갖는 등 의회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측면 지원했다.
또 동결자금 문제의 특성상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도 이란과의 교섭에 참여해 전문성을 보완했고, 양측 외교소통이 거의 매일 이뤄진 것도 우리 측 진정성을 보여준 대목이다.
특히 이란에 대한 의약품 수출은 과거 6개월간 150억원이던 것이 최근 2개월간 256억원으로 2배로 늘어났다. 뿐만 아니라 한국 내 동결자금을 이용한 유엔 분담금 납부 문제가 대폭 진전돼 실제 가시적 성과를 보이기 시작한 것도 이란의 신뢰를 얻는 데 주효했다.
이란 외교부가 한국케미호 선원 석방 결정을 발표하며 '한-이란 우호관계와 인도적 이유'를 언급한 것은 이런 배경에서라는 게 외교부의 설명이다.
이 당국자는 유엔 분담금 문제에 대해 "거의 해결이 돼가고 있다. 미국과의 기술적 협의만 남아있다"면서도 "다만 큰 틀의 합의가 이뤄져도 세부 기술적 합의가 안 돼 그르치는 경우가 있다"며 예단을 경계했다.
지난달 4일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되는 한국 국적 선박 한국케미 모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