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연합뉴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5일 차기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후보직을 사퇴했다.
유 본부장은 이날 공식 사퇴 의사를 밝히고, 이를 WTO에 통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WTO 차기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유 본부장의 7개월간 도전은 마무리됐다.
한국은 세 번째 WTO 사무총장에 도전했으나, 끝내 고배를 마셨다.
WTO는 지난해 하반기 사무총장 선출을 위해 회원국 간 총 3차례의 협의를 진행했다. 당초 나이지리아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총 163개 회원국 중 100개국이 넘는 지지를 확보해 차기 수장 추대가 예상됐다.
그러나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대신 유 본부장을 지지하면서 추대안은 부결됐다. WTO 내 모든 의사결정은 164개 회원국 만장일치를 전제로 해 특정국이 반대하면 사무총장 임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 사이 다자주의를 강조하는 조 바이든 후보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유 본부장도 WTO 사무총장직 후보 사퇴 시기를 놓치면서 본인은 물론 한국 외교에 부담이 돼 왔다.
유 본부장은 "WTO 회원국들의 차기 사무총장에 대한 컨센서스 도출을 위해 미국 등과 협의를 진행해왔으며, WTO의 기능 활성화 필요성 등 각종 사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후보직 사퇴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새로 출범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하는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차기 WTO 사무총장으로 오콘조이웨알라가 추대될 것으로 보인다.
유 본부장은 "우리 정부는 앞으로도 책임 있는 통상강국으로서 다자무역체제의 복원·강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기여해나갈 예정"이라며 "특히 WTO 개혁·디지털경제·기후변화(환경) 등을 포함한 전 기구적인 이슈의 해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여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